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24일 '제25회 BT 전문가 좌담회' 개최
각계 전문가들이 바라본 줄기세포 산업화의 미래

"가능성 있는 연구를 찾아 집중적으로 발전시키고, 성과가 충분치 않거나 산업화 가능성이 없는 과제라면 과감히 지원을 중단하는 등 전략적인 예산 활용 방안이 필요하다."(이은영 교과부 과장)

"줄기세포 산업화의 니즈는 병원에 있는 환자에게서 찾을 수 있다. 그 수요를 바탕으로 산업화에 필요한 기초연구분야 투자를 실시해야 한다."(김한숙 복지부 사무관)

"국제적으로 우리가 어느 부분에 강점이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식약청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합리적인 규제를 시행해야 한다."(최미라 식약청 보건연구관)

"줄기세포는 미래 BT 분야에서 쌀과 같은 원천적인 재료다. 기업이나 학계 연구자들의 성과를 관리하는 하나의 컨트롤타워가 총체적인 관리와 부처 간의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오원일 메디포스트 소장)

"정부, 개발자, 연구자, 기업인 모두가 합심해서 신생 단계인 줄기세포가 진정한 블루오션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정형민 차의과대학 소장)

"줄기세포연구의 꽃은 바로 줄기세포 자체다. 바로 돈으로 환산될 수 있는 근본적인 소스인 그것을 누가 갖고 있느냐가 경쟁력이 될 수 있다"(조이숙 생명연 단장)

최근 세계 각국의 바이오기업들은 치료제 시장의 블루오션인 줄기세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도 줄기세포 임상시험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상업화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이에 줄기세포의 연구 성과와 산업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자 정책전문가 및 연구 현장의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센터장 현병환)은 24일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서울회의실에서 '제25회 BT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했다. 현병환 센터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좌담회에는 이은영 교과부 과장, 김한숙 복지부 사무관, 최미라 식약청 보건연구관, 오원일 메디포스트 소장, 정형민 차의과대학 소장, 조이숙 생명연 단장이 참석해 미래 BT 산업의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 이은영 과장 "투자 대비 효과, 경제성에 주목해야 한다"

▲이은영 교과부 과장.  ⓒ2012 HelloDD.com
올해 교과부의 줄기세포 관련 예산이 약190억 정도 추가됐다. 이은영 과장은 "줄기세포 연구의 성과를 확산하기 위해 산업화를 진행해야 하지만 동시에 중개연구나 기초연구가 경시돼서는 안 된다"며 "추가된 금액은 선도연구와 신약 개발에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프론티어 연구단이 약10년 동안 쌓아온 성과를 토대로 새로운 줄기세포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융합 원천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을 강조했다. 그는 "기초연구사업 중 줄기세포 분야의 수요가 상당하다"고 분석하며 "연구자들이 원하는 연구 분야를 키워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전략을 가지고 투자 대비 효과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각계 부처와 협력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연구 지원성과를 높이기 위해 그는 "연구의 초기 단계부터 임상까지 현장에서 지원을 필요로 한다면 적극 반영할 것"이라며 "과제의 방향이 틀렸으면 방향도 잡아야 하고, 잘하면 더 잘할 수 있게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만약 성과가 충분치 않거나 산업화 가능성이 없는 과제라면 과감히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며 전략적인 예산 활용 계획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좌담회를 통해 원천연구 분야가 산업적인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점과 식약청에서 허가받을 수 있는 제품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팁을 많이 얻었다"며 "계속해서 복지부 및 기타 관련 부처와 협력해 일괄적인 R&D 지원체제를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 김한숙 사무관 "정확한 현상 분석은 줄기세포 산업화의 기반이다"

▲김한숙 복지부 사무관.  ⓒ2012 HelloDD.com

김한숙 사무관은 "복지부는 임상에 바로 도전할 실용 부분에 지원하고자 하지만 줄기세포 분야 연구 현장에서는 기초를 다지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복지부는 실용화로 가기 위해 우리 기술의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 파악하고, 기초연구에 대한 수요는 교과부에 연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복지부는 성과촉진센터를 설립해 성과가 빠르게 도출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김 사무관은 "연구자들은 성과촉진센터의 평가가 이중 평가로 다소 까다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정확한 현상 분석을 위해서는 근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줄기세포 산업화의 니즈는 병원에 있는 환자에게서 찾을 수 있다"며 "그 수요를 바탕으로 해야 산업화에 필요한 기초연구분야 투자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동향분석이나 정책이 세계적인 방향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최미라 보건연구관 "산업화 앞당길 합리적인 규제가 필요하다"

▲최미라 식약청 보건연구관.  ⓒ2012 HelloDD.com

최미라 보건연구관은 "줄기세포 개발이 시작된 지 10년. 이제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며 "식약청은 실용화나 산업화 측면에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관에 따르면, 식약청은 평가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연구 초기 단계에 기획 설명이 가능하고, 그 간의 노하우로 평가 시 검증을 통해 산업화 가능성이 있는 과제를 선정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줄기세포 산업화 가능성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 현재 식약청은 세포유전자치료제과를 신설해 우수하고 안전한 고품질의 세포치료제를 제품화하고자 한다. 그는 "합리적인 규제를 만들어내고, 규제에 맞는 제품들을 빠르게 제품화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외에도 치료제 개발 목적의 연구자 임상시험 결과는 상업화 임상시험에 근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정 제도를 개선했으며, 희귀의약품의 개발활성화를 위해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고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또한, 그는 "프로젝트 매니저를 도입해 연구자나 기업이 제품을 개발할 때 식약청에 문의를 원한다면 매니저와 접촉해서 심사자와 실무자가 직접 연결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제적으로 우리가 어느 부분에 강점이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식약청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규제를 합리적으로 펼쳐가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오원일 소장 "양질의 임상 경험과 노하우가 산업화의 생명력이다"
 

▲오원일 메디포스트 소장.  ⓒ2012 HelloDD.com
오원일 소장은 "기업이나 학계 연구자들의 성과를 관리하는 하나의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며 "이러한 총체적인 관리를 통해 부처 간의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정부 지원에서 고려해야 할 점은)지원 항목의 분류보다 지원 대상의 목적이다. 그런 측면에서 교과부나 복지부가 놓치기 쉬운 부분이 바로 인프라다. 현재 산업화에 있어 꼭 필요한 재료, 장비 등에 대한 지원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줄기세포를 개발하고 매출을 내도 연구원들이 실질적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재료를 공급하는 곳에서 돈을 더 많이 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지원이 현장의 상황을 반영해 균형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줄기세포 분야의 성공적인 산업화 방안에 대해 그는 "지금까지 나온 연구 결과물들 중에는 산업화하기에 어려운 것들이 많았다"며 "현장에서 제품화될 가능성이 있는 기술을 찾아 기초, 중개, 임상 등 각 단계마다 집중적인 지원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글로벌 스탠다드를 맞추고 있는 곳이 우리나라 식약청"이라며 "엄격한 기준일수록 세계적으로 통용되기에는 유리하다. 단지 융통성이란 측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로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를 들었다. 이들은 반드시 규제나 허가를 위한 기관이 아니라 개발의 한 축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는 이어 "식약청이 R&D 과제의 제품화나 산업화를 목적으로 한다면 연구자들이 평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회나 조언을 통해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실제로 우리가 강점을 둬야 할 부분은 임상"이라며 "줄기세포는 의료시술적인 성격을 분명히 지니고 있는 분야이므로 임상 경험과 노하우가 개입돼야 산업적으로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정형민 소장 "개발과 시장 잇는 성과확산 프로그램이 시급하다"
 

▲정형민 차의과대학 소장.  ⓒ2012 HelloDD.com
정형민 소장은 "교과부는 기초원천과 양성프로그램에 지원하고, 복지부나 지경부는 실질적으로 환자에게 적용하고 산업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전개해야 한다"며 "정확한 역할 분담을 통해 지원 중복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특허는 많이 내지만 평가를 위한 특허가 많고, 상업화가 가능한 좋은 기술을 발견하고 연구진들을 접촉해보면 그들이 터무니없이 많은 요구를 해오는 경우가 많다"며 "안타깝게도 세포치료제 개발 회사들 대부분이 벤처기업인지라 성과확산조차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기술 개발자들과 병원을 연계할 수 있는 성과확산 프로그램을 만들어 '기초-임상-산업화'의 선순환 구조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식약청만큼은 평가기관이므로 글로벌 스탠더드를 확실히 지켜서 미국의 FDA나 유럽의 ENA 수준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식약청의 많은 전문 인력이 학회와 평가 현장에 가서 실제 연구자들이나 개발자들에게 지식을 전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시 기준을 공개해 연구원들의 실수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아직까지 현장에 있는 의료진은 줄기세포에 친숙하지 않다"며 "현장에 있는 의사들의 인식이 발전하지 않으면 발전은 머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의사들이 실제로 줄기세포 임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식약청이 열심히 교육해야 하고, 복지부나 관련 기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조이숙 단장 "유형별 맞춤형 프로세스로 자원 낭비를 잡아야 한다"

▲조이숙 생명연 단장. ⓒ2012 HelloDD.com

조이숙 단장은 "정부에서 세운 지원정책이 실제로 현장에 오기까지는 그 목적이 희석돼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현장을 상대로 하는 정책 교육이나 홍보 등의 가까운 접근으로 괴리감을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전 세계 줄기세포 연구 분야는 초재기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각국의 지원인프라 구축 순서가 관점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프라가 구축되면 연구자 스스로 산업화에 근접하게 연구를 진행할 수 있고, 먼저 경험한 이들의 경험을 전수받아 연구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조 단장은 시스템적인 정책의 단점을 지적했다. 그는 "모든 대학, 모든 회사가 A부터 Z에 이르는 일관된 모든 프로세스를 다 겪기에는 너무 많은 자원이 낭비된다"며 "연구 성격이나 분야에 따라 불필요한 중간 단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제품 생산 프로세스를 마련하기 위한 투자와 전문성의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며 "부처의 의지가 줄기세포 분야 자체뿐만 아니라 줄기세포에 대해 냉소적인 사회적인 분위기를 협력 분위기로 모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왼쪽부터)현병환 센터장, 정형민 소장, 김한숙 사무관, 이은영 과장, 최미라 보건연구관,
조이숙 단장, 오원일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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