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국과위 '제2회 과학기술, 미래를 말하다' 개최
이상묵 교수, 박호용 박사 등… 이공계 후배들을 위한 진심어린 조언

"사고가 났을 때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죽으면 '저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던 연구만 실컷 하다가 끝까지 가지도 못했다'는 말을 듣게 될까 두려웠어요. 그 순간 다시 한번 삶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 느꼈어요." 과학자의 사회공헌에 대해 묻는 학생들의 질문에 대한 이상묵 서울대 교수의 답. 일명 '한국의 스티븐 호킹'이라고 불리는 그는 장애인 복지향상 등 사회공헌에 힘쓰는 세계적인 과학자다. 무엇보다 그는 사람을 위한 연구를 몸소 행하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위원장 김도연)는 31일 오후 2시 KAIST 내 정문술빌딩 드림홀에서 '제2회 과학기술, 미래를 말하다-Vision 이공이공(2020)'을 개최했다. '과학기술, 미래를 말하다' 시리즈 행사는 이공계 르네상스를 위한 열린 만남과 대화의 시간으로 기획됐으며, 이날은 지난 17일 열린 첫 행사에 이어 '두 번째 이야기, 이공계인으로의 자긍심 고취와 사회공헌 활동'을 주제로 한 대화의 장이 열렸다. 이번 행사는 이상묵 교수(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박호용 박사(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두 명의 게스트와 이창원(KAIST 기계공학과 박사과정), 박지원(고려대 생명공학 박사과정) 등 두 명의 학생 멘티의 대화로 진행됐다. 더불어 객석에 있는 이공계 학생이나 신진연구자 등 미래 이공계 학자들에게도 게스트들과의 대화의 기회가 주어졌다. 먼저, 학생 멘티로 참여한 이창원 학생은 이공계 진학을 고민하는 학생들을 대변해 게스트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박호용 박사는 "가장 먼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아야 하고, 왜 그 일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야 한다"며 "처절하게 고민한 후 노력해서 목표하는 바를 이루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에 객석에 있던 유태근 학생(대전과학고)이 "대학에 가기 위해 정확히 어떤 목표를 세우고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묻자, 이상묵 교수는 "(나도) 사실 중학교 1학년 때는 48등, 고등학교 1학년 때에는 서울대에 들어갈 실력조차 안 됐다"며 "서울대 자연과학대 해양학과에 가겠다는 목표를 세우자마자 이를 악 물고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도전할 때에는 결과를 알 수 없지만 그 과정 자체에서 인생을 배울 수 있다"며 지난 시간을 통해 얻은 깨달음도 전했다. 한편, 이공계 진학 후 연구 과정에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의견도 있었다. 박지원 학생 멘티는 "대학원에서 실험을 하다보면 결과가 잘 나오지 않을 때가 많다"며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이에 박호용 박사는 "마인드 컨트롤은 필요 없다. 안 된다고 울지 말고 웃으면서 포기하거나 성공할 때까지 연구를 하면 된다"며 다소 무거운 문제도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자신만의 비결을 공개했다. 또한 그는 "이공계 학생들이 대우나 진리탐구, 과정에 대한 성취감 등 다양한 항목을 기준으로 자신에게 맞는 목표를 정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도전의식과 패기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자신 앞에 놓은 수많은 환경요인을 고려하고, 고비를 넘길 수 있는 힘을 길러야 본인이 목표하는 지점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화가 진행된 KAIST의 정문술빌딩 드림홀은 홍대 어쿠스틱 밴드 해브어티(Have a tea)가 연주하는 콘트라베이스와 기타, 퍼커션 소리와 보컬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이루는 하모니로 가득 찼다. 대화 후에는 이화여자대학교의 기타동아리 예율회와 국과위 기타동아리 음락회의 합주가 열려 음악과 함께하는 이공계 선후배의 교류 시간이 이어졌다.

▲오프닝 무대를 장식하고 있는 홍대 어쿠스틱 밴드 해브어티(Have a tea)의 공연 모습.  ⓒ2012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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