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 슈퍼컴 활용 개발 비용·시간 줄이고, 매출 올린 기업들 증가
슈퍼컴, 기업 기술경쟁력 높여줄 대안 각광…지원 활성화 노력 박차

#1. 가정마다 1대씩 갖고 있는 김치냉장고 중 위니아만도의 '딤채'는 슈퍼컴을 활용해 기존보다 빠른 시일 내에 출시된 제품으로도 유명하다. 김치냉장고의 대용량화에 따른 소비전력 및 제조 비용 증가 문제 해결을 위해 단열성능향상 목적의 공기 유동 및 열전달 해석에 대한 문제를 슈퍼컴을 활용해 해결했다. 김치냉장고 내부증발관의 최적 배열을 도출하고, 증발관 배열을 변경해 김치냉장고 내부에 균일한 온도분포를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위니아만도 측은 슈퍼컴을 통해 개발 시간 1개월 단축, 개발비용 5억원 절감, 에너지효율 증가로 12억원의 절약 효과를 봤다.

#2. 에스디는 신속한 질병 감염 진단을 위한 단백질 칩 설계를 위해 슈퍼컴의 도움을 받았다. 혈액의 유동 해석을 위해선 일반 컴퓨터보다 슈퍼컴의 활용이 절실했다. 기술지원 결과 혈액 이동 속도 균일화를 위한 최적의 돌기 크기 및 배열을 도출해냈다. 돌기의 크기가 작을수록 속도의 균일성이 향상되는데, 슈퍼컴을 통해 균일한 속도 분포를 가진 삼각형 형태의 돌기 배열을 도출해냈다. 그 결과 에스디는 기존 기술 개발에 걸리는 시간에서 35%를 단축했고, 개발비용을 16% 절감할 수 있었다.

#3. 가축분뇨처리 전문기업 부강테크는 슈퍼컴으로 고효율 동력 절감형 와류 분리막 장치를 개발한 뒤 현재 무려 매출 30% 증대 효과를 가져왔다. 슈퍼컴 시뮬레이션으로 분리막의 블레이드 형상별로 최적의 설계 인자를 도출할 수 있었다. 이전보다 분리막의 내구성도 좋아지고, 전기동력 효율도 개선됐다. 연구개발 기간 단축도 2년 가까이 앞당겼고, 투자비도 8000만원 정도 아낄 수 있었다.

#4. 스페이스솔루션은 슈퍼컴 덕분에 우주항공 분야 추진기관의 친환경 연료 대체 기술을 개발해 낼 수 있었다. 과산화수소를 기반으로 한 연료의 로켓추진 기관 설계기술을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확보해 냈다. 개발기간을 최소 12개월 예상했으나 4개월만에 국내 첫 과산화수소 추진 시스템을 개발했다. 개발비도 당초 2억원 이상을 생각했지만 7000만원에 모든 시스템 개발을 해결할 수 있었다.

#5. 가교테크는 슈퍼컴퓨팅을 활용해 열교환기 유동·열교환 해석에 따른 최적의 설계안을 도출했다. 10개월 예상기간을 1개월로 단축시키고, 12억원 예상 비용을 1억 2천 만원으로 절감, 또 6억 원의 매출계약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컴퓨터 기반의 제품 설계 기술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는 추세다. 21세기 제조 방법의 핵심 요소로 모델링과 시뮬레이션 분석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중소벤처기업들의 기술 혁신 대안으로 슈퍼컴퓨터가 꼽히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컴퓨터를 바탕으로 한 제품 설계가 기반이 될 수 밖에 없는 지금, 슈퍼컴의 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양상이다. 시간이 갈수록 슈퍼컴퓨터 기반기술을 통해 성장을 도모하고 있는 벤처기업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현상은 한국 벤처산업의 제2의 도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원장 박영서) 슈퍼컴퓨터 인프라가 중소벤처기업으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기업들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고, 실질적인 활용 성과도 속속 창출되고 있어 앞으로 슈퍼컴과 관련된 산업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R&D 성패로 울고 웃을 수 밖에 없는 중소기업에게 슈퍼컴은 자신감을 되찾아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KISTI 슈퍼컴센터에 따르면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슈퍼컴 활용 후 제품 개발 시간과 비용에서 평균보다 절감되는 효과를 얻었다. 평균적으로 기술개발 시간 대비 43%, 비용 대비 41%의 효과를 얻었다. 뿐만 아니라 국내외 기술 특허를 출원하고, CE(Conformite Europeenne Mark) 인증 등 총 28건의 산업재산권을 유발해냈다. 이로 인해 평균 예산 매출 증대율이 51%에 육박했으며, 평균 82명의 고용 인력을 창출하기도 했다.

이같은 결과는 자본과 인력, 기술개발장비 등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슈퍼컴이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KISTI 자체 분석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벤처산업계는 생산가공 실력은 강하지만, 제품을 만드는 제일 중요한 과정인 설계는 선진국 대비 낮은 실력을 갖고 있다. 또한 제품 설계 역시 떨어진다. 일반적으로 제품생산의 비용 80%가 결정되는 것은 설계 단계로, 슈퍼컴은 이 부분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지수 KISTI 슈퍼컴 센터장은 "슈퍼컴을 적극 활용해 산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중소기업들이 적절하게 첨단과학기술을 받아들이고 기술에 접목시켜 혁신을 일으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슈퍼컴이 좋은 파트너가 되어 줄 수 있다.

산업체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퍼컴은 방대한 정보 속에서 중요한 지식과 사실을 검색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답을 제시하는 데 탁월하다. IT 업계에서 많이 활용될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다. 건설이나 토목, 자동차, 금융, 바이오 등 비IT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대표적 융합 기술의 첨병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슈퍼컴을 활용해 보다 빠른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국가 산업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슈퍼컴에 대해 '사용하기 어렵다'는 선입견이 일부 존재하는게 현실이다. 그러나 일반 PC와 슈퍼컴은 전혀 다를 것이 없다. 차이가 있다면 슈퍼컴의 실력이 더 뛰어나다는 것 뿐이다. 이런 장점 덕분에 슈퍼컴은 일반적으로 일기예보나 회로설계, 유전자 분석과 같이 많은 양의 연산이 요구되는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특히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전산수치와 설계 검증이 가능해 비용과 시간 절감효과를 톡톡히 보여주고 있어 선진국 같은 경우 슈퍼컴을 보편화해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벤처기업 지원 이전에는 과학기술 분야의 필수 연구 장비로 사용되고 있다. 슈퍼컴을 이용한 연구개발 사업은 매년 실시되고 있다.

과제를 신청해 선정되면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청(청장 김동선)과 KISTI는 첨단 연구개발장비인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중소기업의 제품설계 단계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중소기업M&S(Modeling and Simulation) 환경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M&S 환경은 제품 개발의 핵심 단계인 제품설계 단계를 가상화(Virtualization)해,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차세대 제품개발 환경이다.

KISTI 관계자는 "우리나라 슈퍼컴의 수준은 세계적이지만 활용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 멈춰있다"며 "중소기업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한 때다. 많은 기업들이 슈퍼컴을 활용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길 바라고, 연구소 차원에서도 적극 지원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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