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지구에 '끝'이 올까?
위기에 대처하는 과학자들의 분석… '진정한 삶의 진실'을 찾아서

중앙아메리카에서 찬란한 문명을 이룩했던 고대 마야인. 이들은 5000여 년 전인 BC 3114년 8월 12일 달력을 통해 '2012년 12월 21일 자정을 기해 희망과 약속 뿐만 아니라 피와 고통이 수반되는 새로운 탄생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 운명의 해가 다가온 지금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2012'란 검색어만 쳐봐도 종말 이야기들로 넘쳐난다. 정말 올해는 지구 자체가 사라질 위험에 처한 걸까? 무엇이 진실일까? 2012 종말론에 대한 NASA의 연구자를의 과학적 분석을 Q&A 방식으로 엮어봤다.

Q. 박사님, 고대 마야인들이 예측했듯 정말 2012년에 지구가 멸망할까요?

A. 먼저 질문하나 할게요. 12월 31일 다음 날은 며칠이지요? 12월 32일이 없으니, 다음 날은 없는 걸까요? 아니죠.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달력이 1월 1일로 다시 시작되는 것처럼 마야인의 장주기달력(long-count period)도 새롭게 다시 시작되는 거예요. 그러니 지구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인 셈이지요.
 

▲2003년 10월 28일
태양탐사선(SOHO; The Solar and Heliospheric Observatory)이
촬영한 태양 표면이 폭발하는 모습.
ⓒ2012 HelloDD.com

Q. 그런데 아무래도 지구의 낌새가 조금 이상한 것 같아요. 일부 과학자들은 2003년 이후로 빙하기 말기에 급속한 지구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아내린 지 1만1000년 만에 태양이 그 어느 때보다도 사납게 행동하고 있다고 해요. 태양을 연구하는 물리학자들은 그동안 관측한 결과를 토대로 2012년이면 태양의 활동이 또다시 최고조에 이른다고 하고요. 태양에 폭풍이 일면 지구에도 어마어마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요?

A. 사실 태양 활동이 극도로 활발해지는 경우는 11년마다 반복되고 있어요. 비단 2012년에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란 말씀입니다! 그리고 그동안의 태양 활동과 무관하게 우린 이렇게 무사하잖아요? 태양탐사선(SOHO; The Solar and Heliospheric Observatory)이 2003년 10월 28일 태양 표면이 폭발하는 모습을 찍었는데, 그건 지금까지 측정한 중 가장 강력한 폭발이었지요. 그런데도 그 힘이 물리적으로 지구를 멸망시킬 정도로 강력하지는 않았어요. 물론 우주의 변화가 지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건 아니에요. 태양 표면의 폭발이 우리 지구까지 폭발시킬 수는 없지만, 지구에 미치는 전자파 방사나 에너지 입자는 확실히 있지요.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우리는 적절한 예방 조치를 취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으니까요. 만약 심한 폭발 현상이 일어날 경우에는 NASA나 NOAA에서 전기 회사, 우주선이나 항공사 조종사들에게 미리 정보를 제공하고 위험 상황을 피하도록 할 거에요. NASA가 태양이나 우주 날씨를 연구하는 이유 중에 하나지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태양 표면에 아무리 큰 폭발이 일어나도 지구까지 파괴시킬 수는 없으니 안심해도 좋아요.

Q. 태양의 영향은 덜하다고 해도, 최근 유해한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지구의 자기장에 캘리포니아 크기의 균열이 생기면서 그 면적이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들었는데요. 그렇게 되면 북극과 남극의 자극 위치가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 않나요? 이제 지구가 거꾸로 뒤집히는 건가요?

A. 사실 지구의 자극성은 지난 천년 이상을 이미 여러 번 뒤집혀왔어요. 반전은 예외가 아니라 규칙인 거죠. 어림잡아 봐도 자극성이 뒤집힌 것은 적어도 지난 30억년이 넘도록 수백 번은 더 발생했을 정도에요. 최근 들어 반전이 더 자주 일어나긴 하지만 지구에 공룡이 살고 있을 때는 백만 년에 한번씩은 꼭 반전이 일어나곤 했어요. 그런데 화석 기록을 보면 식물이나 동물의 생활에 급격한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어요. 즉, 극성이 바뀌더라도 기후와 빙하 작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지구의 회전축에는 아무런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이러한 자기 반전은 우리 생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고, 적어도 몇 천 년 안에 일어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답니다.

Q. 그럼 지구로 다가오는 행성과의 충동 위험은 없을까요? 6500만 년 전에 혜성이나 소행성이 추락해 공룡이 멸종했듯이 또 다른 행성이 2012년에 지구에 떨어지면 어떻게 해요?

A. 현재 우리 과학자들은 'Spaceguard Survey' 프로그램을 통해 당시 공룡을 죽인 것과 같이 크고 위협적인 소행성을 찾고 있지요. 그런데 아직까지 그런 행성은 발견되지 않고 있어요. 혹시 궁금하다면 NASA NEO 프로그램 웹사이트(http://neo.jpl.nasa.gov/)에 들어가 보세요. 매일 직접 우주의 상태를 볼 수 있고, 2012년에 어떤 행성도 충돌하지 않을 거라는 걸 확인할 수도 있지요.

Q. 이제 2012년이 얼마 남지 않은 터라 인터넷에서는 종말론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참 많아요. 마음이 뒤숭숭했는데 이렇게 지구의 안전을 보장하는 과학적인 근거가 많은지 몰랐어요. 일부 신학자들은 '성경' 구절을 근거로 2012년이 되면 지구가 멸망한다고 보는데, 이에 따라 묵시록을 신봉하는 모슬렘, 기독교도, 유대교도들도 최후의 심판 일을 기다리고 있고요. 과학자들은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A. 2012년 재난이나 지구의 극적인 변화에 대한 주장에 과학적인 근거는 어디에 있지요? 증거가 있나요? 이 모든 가상의 주장에 대해 책이나 영화, 다큐멘터리가 이야깃거리로 다루고 있고, 이러한 가설에 대해 인터넷상에서는 활발하게 이야기가 오가고 있지요.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간단하게 단정 지을 수 없어요. 2012년 12월에 일어난다는 지구 종말에 대한 주장에는 믿을만한 증거가 없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마야인의 믿음에는 재미있는 점이 있어요. 그들에 따르면, 지구는 5128년을 주기로 사멸과 재생을 반복합니다. 소멸이 곧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이지요. 현재 우리는 종말을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끝'에 대처할 방법도 찾고 있어요. 이것이 진정한 삶의 의미와 미래를 찾는 과정이 아닐까요? 이 또한 2012년이 우리에게 주는 축복이지요.

※ 참고  2012: Beginning of the End or Why the World Won't End? 2009.11.06 2012: Killer Solar Flares Are a Physical Impossibility 2011.11.10 2012: Magnetic Pole Reversal Happens All The (Geologic) Time 2011.11.30 로렌스E.조지프 <아포칼립스2012> 황금나침반, 2007 정용석 <종말론과 오늘의 세계> 홍익사, 1985 위 내용은 과학기술인공제회 웹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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