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단 규모·지원액도 연구분야 따라 탄력 적용"
"기초과학원, 대덕KT연구소에서 내년 1월부터 본격 가동"

"50개 연구단은 지역별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수월성 중심으로 선정할 것이다. 연구단 구축도 우수한 사람이 있는 곳부터 구성할 것이며, 연구단의 규모와 지원액 또한 연구분야에 따라 탄력적으로 차등 적용하겠다." 기초과학연구원(원장 오세정) 산하 50개 연구단이 지역 분재 차원을 벗어나 연구 역량을 중심으로 선정될 전망이다.

지난 5월 과학벨트 입지 선정과 함께 과학벨트위원회가 발표한 과학벨트 조성사업계획안에 따르면 연구단은 대덕단지에 25개, 경북권 10개, 광주 5개로 예정돼 있지만 오세정 원장은 지역별 분배 숫자보다 과학적 역량에 따라 연구단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세정 원장은 대덕넷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연구단 선정기준과 함께 기초과학원 추진 계획과 원장에 임하는 소감 등을 함께 밝혔다. 그에 따르면 기초과학원은 대덕의 KT연구소 내 연구동에서 내년 1월부터 본격 가동된다.

둔곡 남측에 세워질 기초과학연은 2015년 완공될 예정으로, 정부는 그전까지 연구동을 확보해 기관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임대한 연구동은 한 층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은 상태다.

오 원장은 "연구단이 생기고 조직도 늘어나 상주할 장소가 부족하게 되면 다른 곳을 임대해서 업무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초과학원은 매년 7000억원의 예산을 사용하게 되지만 아직 조직이 완벽하게 꾸려지지 않아 내년 예산은 2100억으로 정해졌다.

그에 따르면 예산 중 절반인 1250억원은 25개 연구단의 연구비로 사용되며 나머지는 행정비용과 건물·연구원 설계비용 등에 쓰인다. 기초과학원의 첫 기반을 다지기 위해 먼저 연구단선정평가위원회와 과학자문위원회 구성이 시작된다.

오 원장에게 부여된 첫 임무이기도 하다. 그는 "연구단장을 선정하기 위해서는 연구단선정평가위원회가 필요하기 때문에 제일 먼저 위원회를 구성하게 될 것"이라며 "구성 후 2월부터 연구단장 공고를 시작한다. 연구원장 선임은 빠르면 5~6월에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중이온 가속기 이용자 그룹 육성도 추진된다. 중이온 가속기의 완공은 2017년이지만 그는 "가속기 이용자에는 대학원생과 과학자 등이 필요로 되기 때문에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으로 보여 내년부터 시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수한 인재를 뽑기 위해 연구단 설립초기에는 연구주제를 정하지 않고 연구단장을 선정할 계획이지만 그는 일본의 이화학연구소나 독일의 막스플랑크 등 추세를 미뤄봤을 때 생명과학 연구단이 많이 구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기존의 출연연과 대학, 정부와의 관계에 있어서 그는 "정부와 협조할 부분이 많이 있겠지만 대신 간섭을 안 받도록 하겠다"며 "대학과 출연연의 연계는 당연히 필요한 것으로 최대한 협력해 연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과학계가 부족하다고 이야기되는 소통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원이 없어 당장은 시행하지 못하겠지만 연구자들과 일반시민, 학생 등을 위해 기초과학원 오픈하우스를 만들어 둘러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응용연구 중심→기초과학 중심'과 '단기적 성과평가와 철저한 감독→장기적 성과평가와 자율적인 연구환경'이 제일 크게 변한 국가의 과학기술계 인식이라고 꼽으며 이를 통해 탄생한 기초과학원이 첫 기반을 잘 잡아 성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초과학원은 다른 출연연과는 다르게 성과 평가도 3년에 한번하고 장기적인 자율성을 보장해주는 등 지금까지 과학자들이 원했던 제도들이 그대로 실현된다. 우리가 잘 해야 다른 출연연의 제도도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다.

새로 시작하는 제도인만큼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연구자가 하고싶고 궁금해하는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장기 지원하는 연구소가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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