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달아오른 과학계 채용 열기…평균 경쟁률 수십대1은 기본
기초과학원 채용 문의 폭주…생명연 행정직 선발 100대1 넘어

정부출연연구기관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취업 전선에 뛰어든 젊은이들이 출연연으로 몰려들고 있다. 출연연 입사하기가 바늘 구멍 들어가기 만큼이나 어렵다. 지원자들 대부분 대졸 학력은 기본이고 소위 국내 상위권 대학들과 해외유학파들도 상당수에 달한다. 토익 점수가 만점에 가까운 인재들도 수두룩하다. 사상 최대 취업대란에 취업 경쟁 바람이 부는 데 따르는 현상으로 과학기술계도 예외가 아니라면 그만이겠지만 최근의 추세변화를 지켜본다면 반드시 취업난의 일단으로만 치부하기 어렵다. 과학기술계가 젊은이들로부터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 분야별 채용 규모에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행정직 채용 경쟁이 치열한 것은 예년과 비슷한 추세. 그러나 연구직 선발도 갈수록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고, 해외 채용면접까지 실시해 우수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는 양상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정혁)은 행정직 3명을 뽑는데 380명이 몰렸다. 경쟁률 126대1 수준이다. 2일 필기시험 통과 후 면접심사를 거쳐 최종 3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6명 모집에 337명이 지원했다. 경쟁률로만 따지면 올해가 작년 대비 두배 이상 증가다. 연구직도 8명 모집에 93명이 지원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생명연 관계자는 "이번 공채를 통해 최근 심각한 취업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면서 "수도권 대학 출신 구직자들이 많이 몰려들었고, 좋은 스펙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지원한 덕분에 뛰어난 인재를 선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김재현)도 행정직 2명을 뽑는데 185명이 지원해 9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연구직도 19명을 채용했는데, 230명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박사 5명 채용에 105명이 몰렸고, 석사 14명 선발에 144명이 지원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지원자도 많고 경쟁률이 높아진 추세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황주호)은 최근 4명의 행정직 신입사원을 뽑았다. 총 159명이 경쟁해 4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4명이 합격했다. 연구직은 154명이 지원했으나, 최종 19명만이 에너지연에 입사하게 됐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김흥남) 하반기 채용에서는 연구직 9명 모집에 92명이 응모, 약 10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행정직 2명 선발에 52명이 몰렸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최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핵심 기관으로 출범한 기초과학연구원(원장 오세정)이다. 연구직·기술직·행정직 등 3개 분야 최대 5명씩 총 15명 채용할 계획으로, 오는 6일 서류마감을 앞두고 있다. 벌써부터 정규직원 채용에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현재 담당자가 업무를 하지 못할 정도로 채용 관련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기초과학연구원의 직원 대우는 기존 출연연 보다 높게 책정돼 있어 채용경쟁 열기가 더 뜨거운 분위기다. 기초과학연구원은 임시직을 포함해 전체 50명 규모로 초기 연구원을 운영할 계획이다. 과학기술계 한 인사는 "취업대란 시대에 과학기술계에 입문하려는 구직자들이 많은 현상은 어떻게 보면 좋은 현상"이라며 "새로 들어온 신입연구원과 직원들에게 연구소에 대한 이해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 정신과 역사를 제대로 이해시킬 수 있는 기본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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