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 한-유럽 간 '실시간 초장기선 전파간섭계' 구성

한국천문연구원(원장 박필호)은 한국우주전파관측망(Korean VLBI Network)과 유럽우주전파관측망을 연결한 최장 9245km의 실시간 초장기선 전파간섭계(e-VLBI)를 구성해 실시간 관측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천문연은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원장 박영서)의 협력으로 확보한 광대역 광통신망을 이용해 한국우주전파관측망에서 관측한 활동성은하핵의 우주전파신호를 네덜란드 소재 JIBE 상관센터에 실시간 전송했다.

이 신호는 스페인의 Yebes 40m 망원경, 스웨덴 Onsala 및 핀란드 Metahovi 망원경에서 관측된 신호와 함께 즉시 처리돼, 관측이 성공하는 개가를 올렸다. 일반적인 VLBI 관측은 활용되는 전파망원경마다 별도의 기록장치에 전파 신호를 기록한 후, 이 기록 매체를 상관센터에 운송해 이미지 자료 처리를 거쳐 영상을 얻게되는 방식을 사용한다. 지리적으로 떨어진 관측소에서 관측을 한 자료를 모아 영상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적어도 6개월 가량의 시간이 소요되며, 관측의 성공 여부 역시 6개월 후에나 판가름난다.

e-VLBI는 이러한 자료처리 기간을 1주일(10월 19일-26일) 이내로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뿐 아니라, 관측 중 발생하는 문제점에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여, 관측 성공가능성 역시 획기적으로 높여준다. e-VLBI 시도의 의의는 인터넷 네트워크 라인을 이용해 직접 전송했다는 데 있다. 또한 즉각적인 자료처리가 요구되는 지구변화 감시와 우주탐사의 분야에서의 VLBI 원천기술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우주에는 매일 밝기가 변하는 천체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실시간 관측은 변광 천체를 연구하는 유일한 방법이며, 지각의 변화를 더욱 정밀하게 측정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김현구 천문연 전파천문본부장은 "유럽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우주전파관측망과의 국제협력을 통해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의 분해능을 20배 이상 향상 시키고 향후 우주 초미세 구조 연구에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낮은 주파수에서 시도됐던 기존의 관측들보다 양질의 과학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천문연은 이번 테스트 성공에 힘입어 우리 은하 중심부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지구 남북 방향의 e-VLBI 시험을 호주 국립천문대(ATNF)와 준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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