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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성휘 기계제작대회 심사위원장 "이공계 미래 싹튼다"

"부모 가치관 강요는 이제 그만, 경험통해 자기 적성 찾아내야"

이성휘 한국기계연구원 책임기술원은 기계제작대회의 처음과 끝을 함께했고, 앞으로도 함께 걸어가겠다고 다짐한다. 그는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된 'KIMM 기계제작대회'의 첫회 부터 심사위원을 맡아 활약해오고 있다.

기계제작대회는 그에게 있어 작게는 연구원에서 크게는 나라의 신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같은 존재다. "아직 3회밖에 안됐으니까요. 계속해서 발전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빛이나는 다이아몬드가 되지 않겠습니까. 기계제작대회에서 이공계의 미래가 싹튼다고 볼 수 있겠죠. 이들이 자라서 훌륭한 과학기술인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그래야 우리가 세계적으로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겠죠.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그런 동기를 부여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박사가 보기에 아이들의 진로 선택은 전적으로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 이공계 기피 현상이 대두되고 있는 현재 상황 역시 아이들 본인이 아니라 부모들 스스로 갖고 있는 이상적인 가치관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 다시말해 아이들에게 맹목적으로 그들의 가치관을 심어주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는 "적성이 이공계 쪽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의사가 되라, 변호사가 되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이들의 특성을 짓밟는 것과 같은 행동"이라며 "과학자에 대한 꿈을 꿀 수 있도록 동기를 유발시켜주고,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줘야 한다.

기계제작대회를 통해 학생들이 연구원의 과학자들을 보고 '나도 저런 과학자가 되고 싶다'라는 욕구를 갖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상자를 통해 실패와 성공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 역시 좋은 메리트다.

도통 어려운 게 없어 한 번 실패하면 쉽게 좌절하는 요즘 아이들이 과학상자를 통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역량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 박사는 "과학상자가 재미있다. 만들고 부수고 하면서 실패와 성공을 동시에 경험해 볼 수 있다"며 "참을성과 인내력을 키우면서 사회에 필요한 유능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주어진 미션에 충실하되, 창의력이 돋보여야 수상 가능"

심사위원장인 이 박사가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은 단연 창의성이다. 기본은 갖추되 얼마나 독창적으로 그 미션을 수행했는지의 여부가 당락을 가른다는 설명이었다. 이 박사는 "이 아이가 자신의 머리에서 반짝이는 것을 주어진 내용과 시간 안에서 표현을 잘 할 수 있느냐를 평가한다"며 "목적을 최대한 달성하고 기능상 문제가 없이 잘 진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바람이 있다면 이같은 대회에서 입상한 아이들이 과학고와 같은 특수목적고등학고에 갈 수 있도록 관리를 해줬으면 한다는 것. 이 박사의 말에 따르면 예전에는 공고를 졸업하고도 서울대학교에도 진학이 가능했고, 심지어 육사에도 들어갈 수 있었다.

그는 "수상하면 그만이다. 이런 학생들은 기관 차원에서 관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능력을 계속해서 업그레이드 해줘야 한다"며 "그래야 미래 먹을거리를 책임질 수 있는 과학기술인들의 등장이 가속화 될 수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여학생들의 참석이 저조하다는 것. 이번 기계제작대회에서도 여학생들의 참석은 겨우 10명 안팎에 불과했다. 여학생들이 참석을 꺼리는 이유에 대해 이 박사는 우리나라의 유교적 사고방식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여성들 대부분이 유교적인 사고방식에 젖어있다 보니 말은 활동적이라고 하지만 움츠려 있어요. 선입견에 싸여 있죠. 순수하게 여성적인 것만 찾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만약 자신에게 10억 원이 생긴다면 반 뚝 잘라 과학상자를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싶다는 이 박사는 그 이유에 대해 '너무 재미있어서'라고 답했다.

과학상자가 아이들의 손에서 손으로 전해져 마침내 나중에는 레고와 같은 장난감으로도 다뤄질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에서였다. 그는 "기계연 뿐만 아니다. 이러한 기회를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 아직 아이들은 순수하다.

그들에게 여러가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어른들이 할 일이다. 자신들이 바라는 바를 주입시키지 말고, 아이들이 바라는 바를 해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그래야 미래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인재들이 양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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