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으로 재정비 중인 한의학

한의학계에서 현재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는 한의학의 실체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의학의 효과를 인정하고 있지만, 그 원리를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데 에 의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전 세계 78개국에서 침술을 사용할 만큼 한의학이 널리 퍼져 있지만 침의 규격은 어떻게 돼야 할지 등에 혼란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이와 같은 의문을 현대과학으로 증명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 일환으로 ‘일회용 침의 국가표준 규격’을 개발해 보급했다.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 등 체질 역시 과학적으로 재정비했다. 최근 개발한 안면·음성·설문 연동형 체질진단 기술은 얼굴을 촬영하면 얼굴의 주요 특징 정보를 자동으로 분석해 체질을 판별하며, 음성으로 144개 변수를 추출한 뒤 체질을 구분할 수 있다.

◆대한민국 미래 산업을 책임지는 천연물 신약개발

정부는 최근 대한민국 산업의 미래를 책임지는 5개 분야 중 한 가지로 천연물 신약 개발을 선정했다. 우리나라는 천연물 신약 분야 중에서도 한의학에서 사용하는 물질들을 신약에 활용하자는 한방신약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전통 한의학을 과학화해 신약 개발에 접목하면 세계적인 신약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천연물 신약은 비교적 낮은 개발비용과 높은 안전성 덕분에 정부와 제약회사로부터 세계 시장을 공략할 신약 개발의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다.

천연물은 대부분 우리 민족이 오랫동안 체험하며 안전성을 시험해온 물질들로 신약 개발을 위해 임상시험 과정에서도 안전성을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실패 확률도 적고, 개발 비용도 적게 든다는 강점이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다른 나라들 역시 천연물 신약 개발에 진입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며, 한국이 갖고 있는 천연물 신약이 세계 시장에 통할 수 있도록 규격을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천연물 신약 개발은 위한 기본적인 자료가 없다면 불가능하거나 몇 배의 수고가 더 필요하지만 우리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동의보감'이나 '향약집성방'같은 의학서가 있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보다 몇 발 앞선 출발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생활용품, 한의학과의 접목으로 진화 중

신약개발과 더불어 생활용품과 한의학의 접목을 통한 한의학의 변신도 눈에 뛴다. 한방 화장품, 탈모방지 한방 샴푸, 6년근 홍삼 성분 함유의 죽염 치약, 한방 생리대 등 생활용품의 고급화에 한의학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한방 제품은 대중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고급스런운 이미지와 한방효과에 대한 기대 때문이지 명절선물시장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방 화장품 등 한방효과를 기대한 제품에서 침술이나 경혈 등을 활용한 제품군까지 확대되는 등 한의학과 생활용품의 접목은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아웃도어 전문업체와 치매 방지 신발을 연구 중이다. 이는 신발에서 경혈을 자극해 뇌파의 속도를 향상시키고 치매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 시작했다.

환경오염이나 스트레스 등 원인불명의 현대질병이 속출하고 있는 시기에 한의학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천연물 신약개발, 한의학과 생활용품의 접목 등 한의학의 새로운 도전이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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