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임베디드 리눅스 기반 빠른 부팅 기술' 개발
지피에이치 등 국내 20여개 중소기업 대상 기술이전·상용화

임베디드 SW가 탑재된 우리나라의 정보가전 제품과 스마트 단말기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김흥남)는 기존 부팅 기술에 대비해 약3배 빠른 '임베디드 리눅스 탑재 플랫폼 기반 빠른 부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지식경제부(장관 최중경)에서 발주한 '정보·산업 기기용 임베디드 SW 공통 플랫폼 개발 과제'의 수행 성과다.

지식경제부는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난이도 기술의 R&D 투자여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에게 국가 차원 플랫폼 기술(NPT)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이번 사업을 추진했다.

임베디드 시스템에서 부팅 시간은 제품 가치와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부팅시간은 사용자가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대기 시간으로 부팅 시간이 길면 사용자 만족도가 떨어지고, 제품 작동 오류 시 오류를 복구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에 따라 임베디드 시스템과 관련한 많은 기업 및 연구기관은 부팅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한 빠른 부팅 기술을 특정 기업이 개발했다 하더라도 기술 비공개나 높은 로열티 정책으로 타 기업들이 해당 기술을 적용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ETRI가 개발한 빠른 부팅 기술은 이와 같은 문제점에 착안해 개발 착수 시점인 2008년부터 SW소스 공개와 저렴한 비용의 기술 지원을 목표로 했다. 또한 국내 산업체 대부분이 적용하고 있는 두 가지 방식의 부팅 기술을 동시에 개발했다.

첫 번째 방식은 '스크립트(Script) 기반 빠른 부팅 기술'로 기존 임베디드 리눅스 기반 플랫폼의 부팅 체제를 유지하면서 스크립트 대체기술과 파일 시스템 최적화 과정을 통해 부팅 성능을 기존 기술 대비 약3배 개선했다.

이 기술은 현재 약 20여 국내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술이전을 완료했으며, 일부 기업의 경우 상용제품을 시장에 선보일 만큼 완성도를 높였다.

대표적으로는 ▲지피에이치의 'CAANOO 소형 모바일 게임기' ▲머큐리움의 '휴대용 결재 단말' ▲인포이큐의 '방송 솔루션 단말' 등이 출시되어 적게는 몇 백대부터 많게는 수 천대를 시장에 납품했다.

다른 방식은 '스냅샷(Snapshot) 기반 빠른 부팅 기술'로 플랫폼을 종료하기 바로 전 상태를 사진을 찍듯이 스냅샷의 형태로 저장하여 뒀다가 전원을 켤 때 기존의 부팅 체제 대신 저장된 스냅샷을 이용해 이전의 상태로 복원하는 방식이다.

2009년도부터 개발이 시작된 스냅샷 기반 기술은 적용 과정에서 하드웨어 의존도가 높아 스크립트 기반 기술에 비해 진입 장벽이 높다. 하지만 기존 대비 약3배 향상된 부팅 성능을 확보함으로써 고성능, 고기능의 플랫폼에 적용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기술이전업체인 에프에이리눅스는 ETRI와의 추가 공동 개발을 통해 1초 이내의 획기적 부팅 성능을 지닌 상용제품인 '제로부트'를 개발하고, 12일부터 15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1 한국전자산업대전'에 선보인다.

한편 ETRI 관계자는 "이번 기술이 국내·외 기업들의 임베디드 리눅스 기반 플랫폼 부팅 체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국내·외 표준 획득 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스마트폰에 탑재된 안드로이드 플랫폼에도 빠른 부팅 기술을 적용해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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