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초점]여·야 의원 공통 총장 자질 문제제기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여·야 의원들이 서남표 KAIST 총장의 리더십과 거취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최근 KAIST 교수협의회의 서 총장 퇴진 요구 성명서 채택 논란이 국회 국정감사로 옮겨붙은 양상이다.

5일 교육과학기술부 직할 소속 기관에 대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일부 의원은 서 총장의 용퇴를 촉구하기까지 했으며, 상당수 의원들이 학교 구성원간 소통 부재 문제와 특허 등록 도덕성 문제·대학평의회 신설 등 각종 이슈에 대한 진위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서 총장 질타에는 여야 의원이 따로 없었다. 김유정 민주당 의원은 "올해 초 KAIST 자살사태 이후로 아무것도 변한게 없으며, 오히려 총장에 대한 교수와 학생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서 총장의 리더십으로 더 이상 문제가 수습이 안되고 있다"고 서 총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박영아 한나라당 의원도 "개선 여지가 보이지 않는 서남표 총장은 KAIST 구성원들로부터 공식적인 퇴진요구를 받기에 이르렀고, 일련의 사태를 지켜본 결과 KAIST 분란의 중심에 있는 서남표 총장이 스스로 용퇴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퇴 요구보다는 수위를 낮춰 KAIST 사태 해결을 위해 서 총장이 적극적으로 소통과 문제해결에 나서 줄 것을 주문하는 요청도 이어졌다. 이상민 자유선진당 의원은 "총장이 현재와 같은 미온적 태도로 접근하면 KAIST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사태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라"고 주문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서 총장이 KAIST를 소신껏 개혁하겠다고 해서 국민의 열광적 박수를 받았는데 오늘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서는 '합의문도 잘 모르고 서명했다'고 답하는 등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성엽 무소속 의원은 "혁신위원회 결정사항에 대해 '무엇을 사인하는지도 모르고 사인했다'는 총장의 태도는 정치인 뺨치는 수사표현이고 기만행위"라고 지적하며 서 총장의 신의있는 리더십을 요구했다.

주광덕 한나라당 의원은 "서 총장의 공과 사 중에 공이 상대적으로 묻히는 것 같다"며 향후 서 총장의 소통 노력 여부를 캐물었다. 이에 서 총장은 "소통과 관련해서는 제가 좀 더 정신을 쓰고 한국 사정을 좀 더 이해했더라면 좋은 결과를 나왔으리라 본다"고 답했다.

또, 이날 교과위 위원들은 최근 KAIST가 교수협의회 측과 논란을 빚고 있는 대학평의회 구성, 이사회 선임절차 및 명예박사 선정 투명성 확보 등에 대해서도 따져 물었다. 서 총장은 대학평의회 구성과 이사회 선임 절차 혁신을 촉구하는 안민석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대학평의회 구성에 동의하며, 이사회 선임 절차 혁신도 총장으로서 할 일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서 총장은 "대학평의회는 법적인 문제가 있으며, 이사회에서 결론이 나면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사회 선임 문제는 본인 권한 밖이며, 명예박사 선정은 이미 심의위원회가 가동중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이날 국감장에서는 KAIST 서남표 총장의 특허 이익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의혹이 제기됐다.

그 핵심은 실제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총장 개인의 이름으로 특허 명의를 낸 것이 도덕적으로 적절한 것이냐의 문제였다. KAIST 측은 기초 아이디어를 낸 총장의 특허를 인정하지 않으면 원천특허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상민 의원은 "전기자동차나 모바일하버 사업 모두 연구에 참여한 실제 연구진이나 교수들이 있을 텐데 특허 명의를 총장 개인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 적절한 것이냐"면서 "한국적 정서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유정 의원에 따르면 총장이 보유한 단독 특허가 4건인데 지분율이 100%였고, 공동발명자로 등록된 43개 특허 지분율도 9%에서 60%까지 이른다. 김 의원은 "특허권의 기술 이전 시에는 총 수입액의 50%를 발명자에게 배분하게 돼 있는데, 총장 업무는 도외시하고 특허 이득을 얻는데만 올인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서 총장은 "온라인 전기자동차와 모바일하버 두 사업 모두 제가 처음 아이디어를 냈기 때문에 제 이름이 안들어가 있으면 국가의 손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서 총장은 '특허 관련 수익이 발생하면 기부할 의사가 있느냐'는 유성엽 의원의 질문에 대해서는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한편 서 총장은 온라인전기차와 모바일하버 사업 공격에 대해 "총장으로서 말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일주일에 7일을 많은 연구진들이 밤낮안가리고 노력해 2년만에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는데 왜 이렇게 공격만 합니까"라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