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의 see the sea]

산업혁명 이전까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180에서 300 ppmv 농도로 존재하였으나, 산업혁명이후 여러 성격의 인간 활동으로 급증했다. 현재는 385 ppmv지만 2100년에는 750 ppmv까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 이산화탄소의 반은 인간 활동을 통해 방출되었으며, 이중 해양이 30%, 육상 생물권이 20%를 흡수한다(Sabine et al., 2004). 매년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탄소의 양은 약 6기가 톤으로, 이 중 1/3인 2기가 톤이 해양으로 흡수되고 있고, 향후 1000년 동안 해양이 인류가 대기로 방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약 90%를 흡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Archer et al., 1998).

이처럼 이산화탄소가 해양에 녹아 들어가 바다의 수소 이온 농도를 상승시켜 해수의 pH를 감소시키는 것을 '산성화'라 부른다. 앞에서 서술한 것들로 인해 해양의 pH는 낮아지게 되는데, 해양의 pH는 지구 역사의 아주 오랜 기간 매우 일정하게 유지되어 왔기 때문에 이에 적응되어 있는 해양 생물들에게 있어 이러한 pH의 급격한 변화는 생체 활동에 큰 스트레스를 야기하게 된다.

특히 일차 생산량에 있어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플랑크톤들의 경우 산성화로 인하여 껍데기 형성 과정이 방해받기 때문에, 이는 해양 생태계 전반의 안전성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 된다. 해양은 근년에 들어 발생하는 이러한 빠른 산성화를 과거에 경험해 본적이 없다.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의 이산화탄소 방출 시나리오와 순환 모델에 근거하면 세기 말 해양의 pH는 약 0.4 단위 낮아지고, 해양 생물의 껍데기 형성에 중요한 탄산칼슘(CaCO3)의 농도가 60% 감소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Feely et al., 2004; Wolf-gladrow et al., 1999).

지구의 약 5억 정도의 인구가 생존이나, 연안 보호, 지속가능한 자원의 활용, 관광산업 등을 위해 산호초에 의존한다고 보고 있는데(Wilkinson et al., 2004), 이러한 귀중한 산호초도 대기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와 관련되어 급박한 2가지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첫 번째는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대기의 더 높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해수 온도를 상승시키는 것이다. 산호는 온도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보통 여름 최대 온도에서 1~2℃정도 온도가 변하게 되면, 그들의 세포 조직에서 살아가는 중요한 조류 공생자를 외부로 배출하여 조직을 투명하게 만드는 '표백 (bleaching)'이라고 불리는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1998년에 발생한 단일 표백 사건으로 전 세계 산호의 약 20%가 손실을 입었다. 두 번째 과제는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 의한 해수의 산성도 증가이다(Gattuso et al., 1999). 낮아진 석회화율은 암초들의 카보네이트 골격을 성장시키기 위한 자력에 영향을 주어 성장이 늦어지게 되며, 좀 더 약한 구조물을 만들게 하고, 부식에 취약하게 만든다.

해양의 산성화에 따른 카보네이트 화학 시스템 변화는 바다 먹이사슬의 기초적인 형태인 식물 및 동물플랑크톤의 많은 종에 대해 가장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 외에 이동성이 거의 없는 저서생물인 홍합, 굴 그리고 게 등의 갑각류 또한 높은 CO² 환경에서 그들의 껍데기 생산율이 낮아지게 된다.

이는 연간 1200만 톤의 산업과 100억 달러 이상의 시장 수준에 달하는 갑각류 동물의 양식업에 비참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Gazeau et al., 2007). 먹이 사슬의 보다 높은 단계에 위치하는 무척추 동물 및 물고기와 같은 해양 동물들은 pH가 낮은 환경에서 산성증으로 인해 물리적 활동과 재생 및 질식에 영향을 주는 저항력 약화, 신진대사 저하, 활동 저하와 같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Poertner et al., 2005).

오징어와 같은 두족류는 특히 CO² 증가에 민감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는 그들의 수영법은 혈액에 충분한 산소 공급을 요구하기 때문에 혈액 내 낮은 pH에 의해 건강이 약화된다. 온도 상승과 같은 다른 스트레스 요인의 영향에 따르면, 민감도는 환경에 대해 좀 더 민감해지는 유생과 더불어 종의 성장 단계별로 다를 수 있다.

해양에 이렇듯 다양하게 존재하는 수 많은 생물들에게 산성화가 미치는 영향은 당연히 각각 다르게 나타나고, 같은 종이라도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연구가 전 세계 각기 특징을 가지고 있는 여러 해역에서 수 많은 생물을 대상으로 현재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 결과들의 축적이야말로 우리가 산성화를 어떻게 대응해야만 하고, 어떻게 자연을 지켜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일정의 답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분명한

것은 대응 없이 이러한 추세로 간다면 몇 세기 내에 열대 해양에서는 산성화로 산호가 사라질 것이며 대부분의 극지해역에서는 석회성(calcifying) 생물의 골격이 녹기 시작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그림 1). 이러한 영향은 궁극적으로 해양생태계의 먹이망, 생물다양성, 수산자원에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는 우리 인간의 생활에까지 막대한 피해를 가져다 줄 것이다.

최근의 국내 연구 결과(Park et al., 2008)에 따르면 한국 동해에서도 산업혁명 이후에 급속한 산성화가 진행되고 있음이 밝혀졌고, 이는 우리나라 근해에서도 해양산성화가 심각하게 진행되어 탄산칼슘을 골격으로 하는 생물상의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음을 암시한다.
 

▲한국 산업발달 전후 동해의 calcite의 변화.
(park et al.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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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경우, 지리적으로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오랫동안 바다는 우리 주변의 친근한 대상이었다. 또한 해양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교육과 홍보를 통해 지속적으로 강조되어 왔으며,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얼마 전에 있었던 태안 기름 유출 사고를 통한 사회적 분위기로 미루어 보면, 국민의 해양 환경에 대한 의식 수준이 시간과 비례하여 매우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넓은 5대 갯벌에 속하는 서해안의 광활한 갯벌이나, 수 많은 다도해와 더불어 주요한 수산 식생활 자원 이외에도 훌륭한 해양 관광 자원은 국민의 여가 선용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해양 환경이라는 범위에서 가장 중요하게 바라보는 것이 건강하고 풍요로운 해양 생태계라는 것을 고려해볼 때, 해양 산성화라는 주제는 우리의 미래 해양 환경을 결정짓는 주요한 사안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전 세계 국가들이 앞 다투어 이러한 연구를 아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아직 우리나라는 전 세계의 연구 행보에 비해서 많이 뒤쳐져 있지만, 더 늦어 아무런 손도 쓰지 못할 정도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국가가 주도가 되어 본격적으로 '해양산성화' 연구가 진행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정말 창피하지만 우리나라 주변의 해양생태계를 대상으로 아직 국가 주도의 이러한 사업은 단 한 개도 없는 실정이다. 우리의 해양을 우리가 보호하고 국민에게 더 풍요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우리의 해양을 진단하고, 알고, 보호 및 보존할 것은 보존하고, 성처난 부분은 치유할 수 있는 종합적인 능력을 국가적으로 가져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을 것이
다.

 

▲대기 이산화탄소 증가에 따른 해수의 Ω (Aragonite 포화도; 1 = 100 %) 값
감소로 예상되는 전 지구 산호서식해역의 축소 예측도
(Hoegh-Guldberg et al.,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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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산성화 진행에 따라 산호 및 산호초 생태환경이 황폐화 해졌다. ⓒ2011 HelloDD.com

참고문헌
Archer, D., H. Kheshgi, and E. Maier-Reimer, 1998, Dynamics of fossil fuel CO2 neutralization by marine CaCO3. Global Biogeochem. Cy., 12, 259-276. Feely, R. A., C. L. Sabine, K. Lee, W. Berelson, J. Kleypass, V. J. Fabry, and F. J. Millero (2004), Impact of anthropogenic CO2 on the CaCO3 system in the oceans, Science, 305, 362-366. Gattuso, J.-P.; Allemand, D.; Frankignoulle, M (1999). "Photosynthesis and calcification at cellular, organismal and community levels in coral reefs: a review on interactions and control by carbonate chemistry". American Zoologist 39: 160–183. Gazeau, F., C. Quiblier, J. M. Jansen, J. P. Gattuso, J. J. Middelburg and C.H.R. Heip(2007), Impact of elevated CO2 on shellfish calcification. Geophysical Research Letter, 34, L07603. Hoegh-Guldberg, O., P.J. Mumby, A.J. Hooten, R.S. Steneck, P. Greenfield, E. Gomez, C.D. Harvell, P.F. Sale, A.J. Edwards, K. Caldeira, N. Knowlton, C.M. Eakin, R. Iglesias-Prieto, N. Muthiga, R.H. Bradbury, A. Dubi, M.E. Hatziolos, 2008, Coral Reefs Under Rapid Climate Change and Ocean Acidification. Science 318: 1737-1742. Park, G.-H., K. Lee, P. Tishchenko, 2008, Sudden, considerable reduction in ecent uptake of anthropogenic CO2 by the East/Japan Sea. Geophysical Research Letters, 35, L23611, 6pp. Pörtner, H. O., M. Langenbuch, and B. Michaelidis (2005), Synergistic effects of temperature extrames, hypoxia, and increases in CO2 on marine animals: From Earth history to global change, J. Geophys. Res., doi:10.1029/2004JC002561. Sabine, C.L. and others, 2004, The oceanic sink for anthropogenic CO2. Science, 305, 367-371. Wilkinson, C. 2004. Status of coral reefs of the world. Global Coral Reef Monitoring Network. Wolf-Gladrow, D.A., Bijma, and Zeebe, R. (1999). Model simulation of the carbonate chemistry in the microenvironment of symbiont bearing foraminifera. Mar. Chem. 64: 181-198.

▲김동성 박사  ⓒ2011 HelloDD.com
김동성 한국해양연구원 박사는 일본 동경대학교 대학원 이학부 생물과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생물자원연구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해양과학분야에 있어서는 베테랑으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건립 자문위원과 해양과학 기술분류체계 수립을 위한 분과위원, 해양환경영향평가 자문위원 등을 수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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