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조규중 중소기업청 기술혁신국 기술개발지원과장
"중기 R&D지원으로 글로벌화 앞당길 것"

 

2009년 가을, 대전·충남 중소기업청장으로 부임하면서 그가 마음 먹고 시작한 일이 있다. 매주 지역의 기업 2곳을 방문하고 현장의 애로와 어려움을 직접 듣기로 한것. 실제 그는 한번도 거르지 않고 대전을 비롯해 충청권 기업을 매주 2 곳씩 방문했고 중소기업의 애로를 직접 들었다.

지역의 중소기업 전체 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이겠지만 현장을 알기에는 충분한 숫자였다. 그는 임기 내내 중소기업의 애로를 마음에 새기며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섰다. 지역의 기업인들은 그의 아낌없는 지원에 가뭄에 단비를 만난것처럼 위로가 됐다.

지난 6월 대전·충남 중소기업청장에서 중소기업청 기술혁신국으로 자리를 옮긴 조규중 기술개발지원과장. 중소기업 현장을 속속들이 파악한 그가 이제는 중소기업의 실질적인 지원을 위해 뛰고 있다.

◆수출계약 파기 직전 기업위해 발벗고 나선 기억 아직도 생생

현장에서 조 과장이 들어온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사실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기업에 대해 질문하니 그는 "생각나는 기업이 너무 많다"면서도 서슴없이 대답한다. "많은 기업이 기억에 남지만 한 회사만 예를 들겠다. 그 회사는 당시 성사됐던 수출계약이 파기될뻔 했다가 기사회생을 했고 지금은 잘나가는 기업의 반열에 올랐다.

수출 계약까지 마쳤는데 제품 생산에 들어갈 원재료 구입비가 부족했다. 그동안의 실적이 없어 금융기관 누구도 보증이나 대출을 해주지 않았다. 발만 동동 구르던 기업을 보다가 안되겠다 싶어 금융기관을 찾아다니며 직접 보증을 하고 지원을 부탁했다.

결국 지원을 받을 수 있었고 지금은 잘 나가고 있다." 조 과장은 당시 기억이 떠올리며 스스로도 즐거운듯 미소를 지었다. 지금도 그 기업과는 인연을 지속하고 있다. 사실 그도 현장을 보기전에는 기업의 현실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단다.

하지만 기업 현장을 찾아다니다 보니 좀더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리고 실천에 옮겼고 그의 활약 덕분에 많은 기업들이 혜택을 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그렇듯이 기업 대표들이 쏟아낸 이야기는 우수인력 확보의 어려움, 자금 조달, 이윤부족으로 재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는 등의 안타까운 이야기가 많다.

정부에서는 여러가지 지원을 하고 있으나 기업에서는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조 과장은 지원정책 구상에 앞서 매번 한번 더 생각하는 버릇이 생겨났다. 이게 과연 중소기업 현장에 적용했을 때 얼마나 피부에 와닿을지를 확인하려는 것이다.

◆등산, 협의회 구성 등 네트워크 활성화에도 앞장 서 

그는 중소기업이 가장 필요로 하는 정보 공유를 위해서도 많은 역할을 했다. 정보는 기업에게도 중요한 자료다. 많은 이들이 관련 책이나 포럼, 세미나 등에서 정보를 얻지만 무엇보다 가장 정확한 정보는 직접 사람의 입을 통해 듣는 것이다.

이러한 필요성에 따라 대덕특구에도 지난해 지역중소벤처, 지원기관, 금융기관, 관공서의 구성원이 중심이돼 '대덕사랑산악회(회장 이승완)'라는 등반 모임이 만들어졌다. 조 과장 역시 이에 공감했기에 초기 모임부터 매월 거르지 않고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의 기업과 지원기관에 적극 참여할 것을 독려했다. 산악회는 1년정도 지나면서 현재 170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매월 둘째주 토요일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산행을 하고 있다. 조 과장은 "산에 오르면서 평소 시간이 없어 할 수 없었던 이야기도 나누며 좋은 시간을 갖게된다.

그러다 보면 보다 끈끈한 네트워크가 형성돼 서로 좋은 정보도 나누고 고민도 반으로 줄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청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도 여전히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대덕사랑산악회에서는 그의 애정어린 지지에 감사를 표시하며 7월 모임에서 공로패를 전달했다.

또 중소기업의 소리를 가장 먼저 듣기 위해 21개의 시군구 중소기업담당 과장 협의체를 구성, 분기별 모임을 활성화 했다.
 

▲7월 산행후 이승완 대덕사랑산악회 회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는 모습(사진 왼쪽이 조규중 과장).  ⓒ2011 HelloDD.com

◆'선택과 집중'으로 중기의 R&D 적극 지원할 것

중소기업청 기술혁신국으로 자리를 옮기고 부터 그가 가장 주력하는 부분은 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 지원이다. 기술이 빠르게 변하면서 R&D의 필요성에 모두들 공감하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라는걸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조 과장은 "중소기업의 R&D를 위해 정부에서도 적극 나서고 있다. 중소기업청에서는 단기에 상용화가 가능한 연구개발에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면서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올해 출범하면서 중소기업의 연구개발도 보다 구체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지원금도 내년에는 1조원까지 증액신청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원의 중심을 수요자인 기업에 두고 '선택과 집중'의 맞춤 전략으로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기업에게 꼭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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