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연, 26일 '2011 퓨전스쿨 과학캠프' 개최
마술 속의 과학, 전자석 원리 등 다양한 체험

학생들의 손에 달콤한 사탕이 2개씩 쥐어졌다. 이어 들리는 핵융합연구소 송미영 박사의 목소리. "사탕 받고도 기분 나쁜 사람 있어요?" 한 학생이 손을 번쩍 들었다. "못 먹게 해서 기분이 안 좋아요. 빨리 먹게 해주세요." 일순간 웃음이 터졌다.

송 박사는 "재미있는 게임 한 번 하고 맛있게 먹자고요"라고 말한 뒤 "둘둘이 짝지은 다음 가위바위보를 하세요. 이긴 학생이 사탕을 하나 가져가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여기저기서 '가위바위보'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서먹했던 분위기가 삽시간에 시끌시끌해졌다. 사탕을 이용한 가위바위보 놀이는 송 박사가 고안한 게임이다. 고체에서 액체, 기체를 거쳐서 플라즈마로 상태가 변화하는 모습을 사탕 게임으로 대체한 것이었다.

그는 "핵융합에서 설명하는 기본적인 플라즈마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 아이들이 알아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원자가 전자와 핵으로 이뤄져 있다는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이 게임을 고안했다. 놀이를 통해서 이해를 시켜주게 되면 나중에라도 잊지않고 게임을 통해 원리를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미래의 꿈나무인 초·중생들에게 쉽고 재밌는 과학 체험을 통해 핵융합 에너지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높이고 창의적 사고를 길러주기 위해 마련된 '2011 퓨전스쿨 과학캠프'가 26일 핵융합연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4일간 2회차로 나뉘어 실시되는 이번 캠프는 핵융합과 관련된 특강과 놀이 및 실험, 탐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1회차 캠프에서는 ▲써니와 그린이가 함께하는 핵융합 여행(특강) ▲놀이를 통한 원자 이해하기 ▲플라즈마 발생 및 가열 현상 관찰하기 ▲진공관을 이용한 플라즈마 상태 만들기 ▲공중부양지구본으로 전자석 원리 이해하고 체험하기 ▲자기장 원리 이해를 위한 자석공중에 띄우기 ▲코일 감은 자석띄우기 과학실험 ▲KSTAR 종이공작 만들기 ▲첨단과학관 핵융합에너지 분야(탐방) ▲마술속의 과학원리 찾기 등 핵융합에 적용된 과학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플라즈마 현상을 설명하는 송미영 박사. ⓒ2011 HelloDD.com

플라즈마 현상 관찰 시간에서는 설명으로만 들었던 플라즈마를 학생들이 눈으로 직접 관찰할 수 있도록 현상 시연이 진행됐다. 붉은 빛이 소란스럽게 움직이는 플라즈마 구체는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구체에 손을 대자 어지럽게 움직이던 빛들이 손 근처로 집중됐다. 이어 등장한 도넛 형태의 형광등. 형광등을 들고 플라즈마 구체에 가까이 가자 형광등에 환하게 불이 들어왔다. 학생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플라즈마 현상을 눈으로 직접 목격한 순간이었다. 이외에도 '자기장 원리 이해를 위한 자석공중에 띄우기'와 '코일 감은 자석띄우기'와 같은 실험들이 인기를 끌었다. 학생들이 할당된 전자석 조립 킷을 이용해 자석이 든 투명 막대에 구리선을 감자, 막대 속 자석이 구리선의 움직임에 따라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촘촘히 감은 구리선의 양 끝을 사포로 문지른 뒤, 벗겨진 부분을 전선 끝에 연결했다. 전선에 이어진 전지케이스에 건전지를 넣자, 막대 속 자석이 감긴 구리선의 위치에서 멈춰 움직이지 않았다. 투명 막대 속 자석의 움직임에 놀란 학생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공중에 떠 있는 자석은 흔들어도 움직이지 않았다. 강사는 "구리선을 흐르는 전기가 자기장을 발생시켜 투명 막대 안의 자석이 반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캠프에 참석한 한 학생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서 과학 원리를 직접 알아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라며 "따분한 과목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학습하는 방법을 새롭게 터득할 수 있었던 기회가 됐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바나나로 얼음과자를 만들고 있는 학생들. ⓒ2011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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