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한국형 발사체사업단 박태학 단장의 원칙론 피력
운영·예산 집행 등 전권 부여에 "성공 중압감 느낀다"

"원칙에 입각해 일을 진행해 나갈 예정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KSLV-Ⅱ 발사체 기술에서 절대 타협은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박태학 신임 KSLV-II(한국형 발사체) 개발사업단장은 기자 인터뷰 첫마디부터 확고한 각오부터 내비쳤다.

순수 국내 기술진에 의해 독자 개발하게 되는 KSLV-II 사업단장 자리는 그야말로 '맡고는 싶지만 부담스러운' 자리일 수 밖에 없다. 전 국민의 성원을 등에 업은 만큼 성공과 실패 갈림길에서 느끼는 중압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박 신임 단장은 그러한 막중한 책임감을 몸소 느끼고 있는듯 했다. 박 단장은 1978년 경북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한 후 30여 년간 ADD(국방과학연구소·소장 백홍렬)에서 시스템 엔지니어링과 대형복합시스템 사업에 잔뼈가 굵은 기체구조 설계·개발 분야 전문가다.

박 신임 단장은 지난 2009년 나로호 1차 발사 조사위원회(2009.09~2010.02)에서 페어링 전문조사 TF팀 조사위원으로 활동, 현재(2010.8월~) 나로호 2차 발사 조사위원회 1소위 위원장을 맡아 실패 원인에 대한 기술적 조사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박 단장은 "교육과학기술부 쪽에서 사업단 운영에 필요한 인사와 조직운영, 예산집행을 포함한 발사체 개발 과정에 대한 모든 권한을 단장에게 부여한다고 했다"며 "이번 선임이 주는 중압감이 클 수 밖에 없고, 나로호 실패 경험도 있고 해서 국민들의 관심도 대단히 많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그의 답변 뒤에는 반드시 포함돼야 할 원칙도 있었다. 바로 기본이다. 박 단장은 "기본을 중요시 할 생각"이라며 "성원이 큰 사업일수록 서둘러서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천천히 제대로 해야 한다"고 완전 완비의 기술개발 추진을 피력했다.

박 단장은 "실패없이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겠다"며 "7월 중에 임무가 주어질 것 같다. 향후 5년 동안 1단계 임무를 성공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기술적인 부분에서 박 단장은 완고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기술적인 부분에서 절대 타협은 있을 수 없다"며 "순수 국내 연구진에 의해 독자 개발하게 되는 KSLV-Ⅱ인만큼 단계를 밟아나가면서 완벽하게 수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조직 경영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사람을 꼽았다. 기본을 지키는 만큼 연구원 스스로가 소모품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운영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박 단장은 "연구원 스스로가 대우받고 존중받는 기분이 들게끔 조직을 운영해 나갈 생각"이라며 "힘들겠지만 함께 중요한 사업을 성공리에 마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나가겠다"고 역설했다. KSLV-II 개발사업기간은 지난해부터 2021년까지로 총 12년이다. 약 1조5449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박 단장은 이 가운데 KSLV-II 개발사업 1단계 기간을 책임지고 이끌어 가게 된다. 1단계 임무로는 ▲5~10톤급 액체엔진 개발 ▲엔진개발 관련 시험시설 구축 ▲발사체 시스템과 75톤급 액체엔진 예비설계 등이 부여돼 있다. 2단계 이후의 사업단장 임용 여부는 1단계 사업 종료 후 시행되는 단계평가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나로호처럼 장기간의 개발 과정을 거친 후에 발사를 통해 성패 여부로 사업을 평가하는 단일 검증체계에서, 총 사업 기간을 3단계(1단계: 2011년~2015(4년), 2단계: 2015~2018(4년), 3단계: 2019~2021(3년))로 구분하고 단계별 목표를 설정해 단계 평가로 달성 여부를 검증하는 체계로 전환함으로써 개발의 신뢰도와 성공 가능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연구현장에서는 교과부의 기대와 달리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별도의 한국형 발사체사업단 운영에 대해 '과연 제대로 개발사업이 순항할 수 있을지' 기대 보다는 의구심을 갖고 지켜보는 분위기도 있다.

현장에서는 신임 박 단장이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로 ▲기존 항우연의 연구열정 회복 ▲산학연 R&D협력체제 구축 ▲안정적 예산 확보 ▲對정부 관계 리더십 확보 등을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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