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가미래 연구개발 올바른 방향 토론회 개최

자동차를 만드는데 필요한 분야가 생물학, 전기공학, IT 분야 등으로 확대되고, 예술가가 전동 휠체어를 만드는 미래가 곧 다가온다. 서울대 단과대 학장들이 모여 논의한 '융·복합 학문시대 국가 미래 연구개발(R&D) 아젠다 발굴을 위한 기획연구'에서 나온 의견이다.

서울대 교수들은 이번 아젠다 발굴을 통해 기초 자연, 통신 전자, 의료 바이오, 에너지 자원, 기계 제조, 환경 기상, 우주 항공 해양, 건설 교통, 사회 안전, 예술 문화 등 11개 분야를 교차시켜 '총 55개의 미래 먹거리'를 제시하는 연구 보고서를 작성했다.

강태진 서울대 학장을 중심으로 약 9개월간 진행된 회의 내용을 공개하는 토론회가 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교수들은 이를 중·장기 핵심 R&D 과제로 기초·자연, 통신·전자, 의료·바이오, 기계·제조, 우주·항공·해양 등 11개 대분류와 37개 중분류로 나눴다.

보고서를 살펴보면 융·복합 기술사례에는 자동 주행하는 지능형 전기자동차, 광합성 원리를 응용한 고효율 전지, 먹기 좋은 디자인의 신약, 미세먼지와 유해물질을 정화하는 초대형 공기청정기 등이 있다.

강태진 교수는 "에너지 자원문제와 경제구도,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변화 등 미래 이슈는 융복합적이다. 단일 전공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예술과 의학, 공학 등 여러 전문 분야가 종합적으로 대처해 해결해 나갸야 한다"며 융복합 R&D를 강조했다.

또 문휘창 서울대 국제대학원 국제경영 교수도 "빌게이츠 성공 비법도 융합을 통한 사업화였고, 스티브 잡스도 여러 기술을 모아 만든 장(場), 아이폰으로 성공을 거뒀다"며 융합기술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번 아젠다 발굴에서 눈에 띄는 것은 미래 융복합 연구의 사례로 거론된 스마트 자동차. 서승우 전기공학부 교수에 따르면 미래의 자동차는 센서기술과 제어기술 등이 총 결합돼 스스로 운전하는 무인주행자동차가 화두가 될 것이다.

그러나 무인주행자동차화 됨으로써 발생할 체증문제와 접촉사고 등 혼란한 교통 속 문제점을 꼭 해결해야 한다. 서 교수는 "이 문제의 해답은 어류의 움직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어류의 바닷속 움직임을 보면 무리지어 다님에도 불구하고 서로 부딪침이 없다"며 "이를 무인주행자동차 연구에 반영할 수있다. 자동차와 생물의 융복합이 여기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융복합을 주장하기 전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들이 많다. 토론에서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융복합에 우리가 끌리는 이유는 소통부재가 원인"이라며 "학교현장만 보더라도 소통이 잘 안 된다. 이게 해결되지 않으면 융합, 융복합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융합이 너무 강조되다 보면 그냥 하나로 다 합쳐버리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융복합은 그런 뜻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각 기술영역은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그 사이에 소통을 강화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인선 계명대 부총장은 "소통은 이해와 관용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소통은 그냥 대화하는 것으로 자기 주장은 변함없이 그냥 가지고 있는 것이 보통"이라며 잘못된 소통의 방식을 고쳐나가야 할 것을 역설했다.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는 "몇몇 과학자들의 이야기만을 듣고 정책을 잘못 세워 도움이 안 되는 미래연구도 많이 있다"며 "앞으로는 사회과학도 정책을 세우는데 함께 가야 한다. 역사학은 미래학, 시간학이라는 말이 있듯, 미래를 연구하는 사람은 역사도 같이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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