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론티어연구성과지원센터, 기술컨설팅에서 기술의 기업이전까지 서포트
"묻힌 연구 성과 끄집어내 기업에게 직접 알린다"

"국가 R&D 지원으로 탄생한 연구 성과들이 기술 이전되지 못한 채 묻혀있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정부출연연구소의 연구 성과를 사용하겠다고 몰려드는 기업이 많으면 좋겠지만 기업 쪽에서 출연연의 연구성과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죠. 우리는 묻힌 보물(기술)을 끄집어내 좀 더 많은 기업에 알리고, 과학용어를 쓰는 기술자와 경제용어를 쓰는 기업인의 갭을 메우는 중간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프론티어사업단의 연구 성과를 지원하는 프론티어연구성과지원센터(이하 센터) 송지용 센터장은 지원센터의 업무를 이렇게 요약한다.

센터는 1999년 정부가 발족시킨 16개의 '21C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단(이하 사업단)'의 연구 성과를 좀 더 실용화 가능토록 지원하기 위해 2007년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 산하의 유일 연구성과 활용확산 전문 서포트 기관으로 탄생했다.

지금은 '21C 프론티어사업단을 포함, 올 초에 선정된 글로벌프론티어 연구단의 서포트 역할도 함께 담당하고 있다.

21C 프론티어사업단이란 미래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직접적으로 경제에 보탬이 되는 원천기술을 개발하고자 총 1조 7,192억 원(민간투자 포함)의 예산과 석․박사를 포함한 연구인력 8만 4,946명이 투입된 사업으로 사업기간은 각 10년 이내다.

2010년 16개 사업단 중 4개의 사업단이 종료했으며, 나머지 사업단도 2013년까지 순차적으로 종료될 예정이다. 2010년 종료된 4개 사업단에서는 BT, NT, IT 등 다양한 분야의 성과가 도출됐다.

또, SCI급 논문 1,942편, 국내외 특허 총 3,487건 출원과 등록, 기술이전 168건(617억 원), 사업화 실적 156건 등 기존의 연구단에서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방대한 연구 성과를 이끌어 냈다는 평을 받았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원장 김석준)은 이런 성과들이 향후 10년간 총 31조 5786억 원의 경제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가시적 성과는 온전히 연구자들의 아이디어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미래에 어떤 기술이 필요할지 연구자 혼자 예측하기란 어렵다. 때문에 미래 시점에 필요한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상용화에 조금 더 관심이 많은 기업인과 컨설팅 관계자의 조언을 필요로 한다.

또 앞으로 개발할 기술이 국내외에 존재하지 않는지 조사해야 하고, 특허분쟁에 말릴 경우 대신 싸워줄 사람도 필요하다. 이 외에 기술을 이전하고자 하는 기업의 신뢰성을 조사하는 곳, 연구가 끝났더라도 기술이전 문의가 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에 지속 관리를 해주는 기관도 연구자들에게는 꼭 필요하다.

프론티어사업단의 성과 속에는 이렇듯 다양한 업무가 들어있다. '프론티어연구성과지원센터'야말로 우리 눈에 크게 띄진 않지만 뒤에서 묵묵히 연구자들의 성과를 좀 더 빛나도록 지원하는 곳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지원센터의 송지용 센터장을 직접 만나 기술 컨설팅에서 기술 이전까지의 스토리를 들어봤다.

◆ 국가 대형R&D 묻힌 성과 많다? …직접 끄집어내 세일즈한다!

송 센터장은 센터가 연구 시작에서 기술이전까지 모든 것을 지원하지만 마지막 성과라 할 수 있는 대형 R&D 기술의 기업 이전이야말로 절대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국가 R&D 예산을 받아 연구자들이 피워 놓은 꽃인 연구 성과를 사용하겠다고 몰려드는 기업이 많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는 설명이다.

그에 따르면 기술이전은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연구개발 사업부터 함께 참여한 기업이 성과를 이전받는 경우. 둘째, 참여기업이 아닌 3자에게 기술을 이전하는 경우다. 센터는 두 번째 경우인 제 3자에게 기술을 이전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참여기업에게 기술을 이전하는 경우 외에) 많은 연구 성과들이 기술이전 되지 못하고 묻혀 있다. 때문에 기술이전 한 건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기술에 관심을 가질만한 기업들을 리스트업 한 후 각 기업에 세일즈를 해야 한다. 그러나 세일즈도 10건에 1건이 성사될까 말까 할 정도로 가능성이 희박하다."

직접 기업을 찾아가더라도 기술이전이 쉽지 않은 이유에 대해 송 센터장은 "기술이전을 위해서는 부가적인 상용화 연구를 3~4년 수행해야 하는데 소규모 기업의 경우는 R&D인력이 부족해 기술을 이전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상용화연구는 실험실에 연구한 결과가 공장에 적용됐을 때 똑같이 돌아가는지 일관성을 체크해야하며, 제품으로 나와야 하는 만큼 단 한 번의 실수와 오차도 용납되지 않는다.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다.

그는 우수한 기술인걸 알아도 이전 받지 못하는 기업이 많은 점에 안타까워하며 "작은 기업도 기술을 이전해 바로 실용화 할 수 있도록 정부가 기존 연구자들에게 실용화 추가연구 시스템 체계를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전하기도 했다.

기술을 세일즈하기 좋은 조건은 아니지만 센터는 그래도 지난 3년간 14건의 기술을 기업에 이전하고 약 375억원의 이전계약 성과를 거뒀다. 송 센터장은 "정부가 10년간 실용화에 가까운 연구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한 만큼 기술을 이전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기업이 기술을 도입해 제품을 생산하면 기업 매출도 늘고, 기술료를 국고에 채워 넣을 수 있어 그야말로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일로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센터는 직접 기업 발굴을 하기도 하지만 1년에 한 번씩 열리는 ‘프론티어 성과대전’을 통해 연구자와 수요예상기업 간의 1대1 매칭에 노력하고 있다. 센터장에 따르면 성과대전에 약 50~100건 정도의 상담제의가 들어오고 있다.

◆ "해외특허출원 지원 통해 300억원 기술이전을 성사시키다"

센터는 프론티어사업단이 개발한 기술을 해외 특허로 등록하는 일도 지원한다. 송 센터장은 "해외특허 출원비용은 너무 비싸기 때문에 연구자들이 충당하기에는 큰 부담이 따른다"며 "센터는 전문가들과의 협의를 통해 연구결과가 해외출원에 손색이 없다고 판단되면 출원비용을 지원해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해외특허등록을 마친 기술이 실제 외국 기업이 기술이전 된 사례도 있다. 프론티어사업단을 통해 연구지원을 받았던 이영무 한양대 교수가 개발한 '이산화탄소 분리막'이 센터의 지원으로 해외특허를 냈고 그 후 미국 기업이 기술을 사간 것이다.

송 센터장은 "분리막 기술에 대해 응용분야 컨설팅을 제공했고 특허에 대한 경비도 지원했다"면서 "그 덕분인지 해외에서 이산화탄소 분리막에 대한 정보를 얻은 미국 기업이 기술이전 러브콜을 보냈고 기술을 300억 원에 이전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 외에 센터는 우수 연구 성과가 널리 확산할 수 있도록 성과활용컨설팅과 기술마케팅실용화 지원, Lab컨설팅 등 연구성과 컨설팅을 단계별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기술마케팅실용화 단계에서는 직접 연구하는 연구자와 상용화에 강한 기업관계자의 만남을 주선함으로써 연구자가 상용화에 가까운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조언해주고 있다.

송 센터장은 "연구자는 계속 연구만 해 왔기 때문에 향후 기술이 응용성이 있는지, 상품 개발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연구자들에게 좀 더 상용화 정도가 높은 연구를 할 수 있게 지원함으로써 연구동향과 실용화에 대한 마인드를 높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센터는 사업단이 완료시킨 기술을 어떤 기업에 이전을 하면 경제적으로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개발된 기술의 가치는 얼마나 되는지, 특허기술에 대한 국내외 동향은 어떤지 특장점 등을 파악해 기술의 가치도 평가하고 있다.

그는 "컨설팅 요청이 많이 들어와 다 하지는 못하지만 기술이전이 가능한 기술은 최대한 지원하려고 한다"며 "외부 컨설팅기관을 활용해 일 년에 약 40개의 기술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컨설팅을 내실있게 진행해 연구자들이 컨설팅에 필요한 내용을 담는 것이 주 목적으로 센터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해주면 정말 뿌듯하다"면서 "또 센터가 생기기 전보다 기술이전 횟수가 늘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술이전에 성공했을 때 계약서를 쓰는 모습은 정말 잊지 못할 순간"이라고 말했다.

◆ "과학기술인과 기업인의 갭을 메우는 커뮤니케이터가 되겠다"
 

▲2008년 열린 성과대전에서 마련된 기술이전 설명회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모였다.
ⓒ2011 HelloDD.com

국가가 국민에게서 걷어 들인 세금으로 어떤 일을 진행하고 있는지 국민은 알 권리가 있다. 이에 센터는 각 사업단이 약 10년간의 연구를 통해 얻어낸 결과를 국민에게 이해시키고자 강연과 설명회 등 성과홍보확산에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지난 6월 초 센터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제1회 프론티어 꿈나무 스쿨'을 통해 사업단 연구 성과의 기초원리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교과부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연구 성과 강연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화여대와 고려대학교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프론티어 연구 성과 강의도 실시할 예정이다.

송 센터장은 "일반 대중과 연구자들에게 프론티어 사업의 연구 성과를 홍보함으로써 국가가 세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리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국민과 가까워지기 위한 센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센터는 연구수행에 있어 실용화 컨설팅과 성과 활용․확산 지원을 통해 기초 원천 R&D가 더 많이 실용화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업무를 수행해 나가고, 연구개발자(과학기술인)와 기업인들(경제인)이 쓰는 언어가 다른 만큼 그들의 차이를 매워주는 작업을 계속 해나갈 예정이다.

송 센터장은 "프론티어 사업단과 글로벌프론티어연구단의 연구성과 활용․확산 전문기관으로서 기능을 갖추고 교과부의 중대형 연구개발사업 성과를 활용 확산할 수 있는 기관으로 발전해나가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연구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속 지원하겠다"는 다짐도 빼놓지 않았다.

▲2010년 열린 '프론티어 10년을 말하다'  성과보고대회 모습. ⓒ2011 HelloDD.com

▲2008년 열린 성과대회 모습. ⓒ2011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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