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이노폴리스포럼서 황창규 R&D단장, 스마토피아 시대 전략 조율

"이제는 기술주도(Technology Push)가 아니라 시장 혁신(Marketful Innovation)을 통해 인간의 감성을 이해하는 기술(Humanitech)이어야 한다. 2020년 세계 5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우리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개방적 혁신(Open Innovation)'을 추구하고 보텀 업(Buttom Up)과 톱 다운(Top Down)의 조화를 통해 좋은 아이디어와 핵심기술의 응용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대덕클럽(회장 최영명)이 주최하는 제24회 대덕이노폴리스포럼이 20일 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이사장 이재구) 2층 컨퍼런스홀에서 대덕특구의 산학연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펼쳐졌다. 대덕클럽은 이번 포럼에 메모리반도체의 집적도가 1년마다 2배씩 늘어난다는 '황의 법칙'으로 유명한 황창규 지식경제부 R&D 전략기획단장을 초청, 강연을 들었다.

지난 해 대한민국 국가 연구개발사업을 총괄 지휘하는 CTO(Chief Technolongy Officer)로 취임한 황 단장은 이번 포럼에서 'SMATORIA… the Next Big Thing!'이라는 주제로 창조적 혁신을 위한 R&D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황 단장은 수 개월 전 글로벌 R&D포럼에서 나왔던 해외 석학들의 조언을 들려주었다. 특히 Hermann Simon의 기업가 정신(Enterpreneurship), 분산(Decentralization or Spin Off), 중소기업의 글로벌 마인드 정립, 선진국과 개도국의 공생(Eurafrica, Chimerica)과 같은 핵심 개념을 제시했다.

또 세계적인 과학자 George Whitesides가 한국에게 했던 충고 즉 "실패를 인정하며, 새로운 것만을 추구하지 말고 한국이 잘하는 것을 바탕으로 신산업을 창출하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신성장 패러다임은 '동반과 균형'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시스템과 부품소재,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 성장을 통한 균형을 이뤄햐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원천기술과 응용기술, 그리고 사업화까지 이 세 가지의 선순환 연결고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대학과 기업, 출연연이 하나의 고리가 되어 순환되는 구조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미래산업을 선도할 기술 소개

황 단장은 미래산업을 선도할 기술로 케이맥(Korea Micro Energy Grid), 인쇄전자용 초정밀 연속 생산시스템(전자회로를 신문 인쇄하듯 찍어내는 기술), 다기능 그래핀(Graphene) 소재, 뇌-신경 IT 융합 뉴로툴(Neuro Tool), 천연물 신약(New and Innovative Botanial Drugs) 등을 소개했다.

특히 그는 케이맥은 솔라셀(Sollar Cell, 태양전지)과 같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요소기술로서 송배전시스템 등 인프라가 잘 갖춰진 지역에 진출한다면 우리에게 매우 큰 시장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했고 동의보감 같은 우리 전통의약 레시피를 기반으로 하는 블록 버스터 급 차세대 신약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또 "퓨전테크놀로지 시대에는 모바일 컨버전스와 디버전스가 반복할 것"이라고 말하며 "태블릿 피씨와 스마트폰은 서로 경쟁하는 상황이 아니라 개발과 발전의 시너지를 발휘하는 관계"라고 설명했다.

컨버전스와 디버전스는 여러 정보통신 기술이 하나의 기기나 서비스에 묶여 융합하는 것과 풀리는 것이 반복되는 현상을 지칭한다. 과거 휴대폰에 카메라 기능이 장착됨에 따라 디지털 카메라가 사양산업이 될 것이라 내다봤지만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현재 연간 1억4000만 대를 생산하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클라우드 컴퓨팅 역시 96년 유선으로 실패했던 것이 무선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것이라며 클라우드 시대가 오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사라질 것이라고 봤으나 현재 모바일 기술의 혁신으로 오히려 더 커졌음을 지적했다.

정보의 단위가 1차원적인 문자에서 3차원 멀티미디어 파일의 시대로 변화하면서 이제 PC가 아닌 Mobile, 제품의 스피드가 아닌 용량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음을 강조했다.

◆스마토피아 시대에는 스마트 폰, 스마트 스크린, 스마트 케어 등 IT가 그 중심에 설 것

황 단장은 "스마토피아 시대에는 스마트 폰, 스마트 스크린, 스마트 케어 등 IT가 그 중심에 설 것"이라며 "메디컬 나노 로봇, 에너지 하비스팅 수트(Energy Harvisting Suit), 브레인 머신 인터페이스(Brain Machine Ineterface), 게놈 시퀀싱(Genome Sequencing) 등에서 보듯 건강(Health)·지능(Intelligent)·환경친화(Eco Friendly)·공동 번영(Co-prospering)의 IT·BT·NT 융합 기술이 바탕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손진훈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기초연구가 안 되는 상황에서 응용발전이 있겠는가 그리고 교과부와 지경부의 협동이 필요한 시점에서 부처이기주의를 극복할 방안이 있는가"고 황 단장에게 질문했다.

황 단장은 "자신이 하는 일이 밥그릇을 깨는 일"이라며 "현재의 공무원 조직은 방을 넘나들지 못한채 과장급선의 보텀 업 식의 프로젝트 진행을 개선해야 함"을 피력했다. 이어 "선진국들이 하는 것을 그대로 모방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문화를 고려해야 하는 데 이는 단시간에 바꿀 수는 없는 문제"라고 답했다.

또 부처이기주의 문제는 융합을 위한 선순환고리와 같은 방식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선진국처럼 기초기술부터 육성하기 보다는 우리가 잘하고 있는 응용기술을 기초기술과 잘 연계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출연연이 기업과 학교간의 중간역할을 잘 수행해 기초와 응용기술을 엮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정훈 출연연 연구발전협의회 회장은 황 단장에게 "지경부의 R&D 정책이 반쪽 성공"이라면서 "플랜두씨(PLAN DO SEE)의 관점에서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또 "산업화 될 수 없는 기초기술은 넌센스이지만 30~40년 이후 그 가치를 인정받는 기술도 있듯이 기초공학 쪽에 투자를 더 생각해 봐야 하지 않는가?"고 물었다. 이에 황 단장은 "현재 신성장 창출을 위해 플랜두씨의 일관된 체계를 진행중이다. 기획안이 경쟁력을 잃거나 목표를 달성시키지 못하면 가차없이 탈락시킨다"면서 "삼성에 몸담았을 때에도 반도체의 새로운 기술 마케팅 리노베이션을 위해 세계적인 석학과 기업에 자문을 구했다. 이제 문제는 기초기술에 투자하되 방향성과 목표, 감동을 줄 수 있는 쪽으로 진행되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기초성과 원천성이 없는 응용기술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며 글로벌 리드를 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과학원, 출연연, 기업 연구소 등이 집약돼 있어, 벤처가 탄생할 수 있는 초기부터 케미컬 융합이 가능한 '대덕'이 없다면 대한민국은 없다"고 대덕의 지역적 의의를 평가했다.

▲단체사진 한 컷. ⓒ2011 HelloDD.com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