科技사랑방, 14일 구로단지서 개최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원장 박영서)가 주최하는 '2011 KISTI 기술교류회 과학기술 사랑방'이 14일 베스트웨스턴 프리미어 구로호텔에서 열렸다.

1만2000개 이상의 기업들이 모여 산업단지를 구성하고 있는 구로디지털단지의 명성답게 행사에는 정부출연연구원이 개발한 기술에 관심 갖고 있는 구로단지 벤처기업인들이 다수 참석했다.

기술교류회에는 박영진 한국전기연구원 박사가 '무선전력전송기술', 김종열 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가 '이제마 프로젝트 사업화전략'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무선전력전송기술이란 전력에너지를 무선 전송이 가능한 전자기파로 변환시켜 무선으로 전력을 전달하는 개념이다.

전선 없이 제품을 충전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이해가 쉽다. 이 기술이 본격 관심을 받게 된 것은 4~5년 사이다. 2009년 삼성전자의 미래 10대 유망사업과 IEEE 125주년 기념 미래유망기술, 한국전기연구원 미래유망 10대 기술 중 하나로 꼽혔으며, 2010년 삼성의 주요 미래사업과 KISTEP의 10년 뒤 우리생활을 바꿀 10대 기술의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박영진 박사는 먼저 무선전력전송 기술에 대해 "(전기선의 불편함에서 벗어나)자유롭게 충전 가능해 디지털 가전 기기, 전기자동차, LED 조명, 우주 태양열 발전, 산업/군사용 무선로봇 등에 응용할 수 있다"면서 "이 기술을 통해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기술은 앞으로 '모바일 디바이스'와 '가정내 가전기기'에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외에 산업용 기술 또한 꾸준히 늘어가는 추세이기에 앞으로도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선전력전송 기술은 해외에서도 성장 조짐을 보이는 기술이다.

그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가구와 바닥 등에 내장해 제품을 충전하는 기술을 개발 하고 있으며,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전기차를 충전하는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미국은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핸드폰 충전과 조명을 밝힐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바 있으며, 인텔이나 퀄컴 등 기업에서도 다양한 기술을 연구 중에 있다. 국내의 경우 삼성전자, LG전자, 전기연 등이 휴대폰 충전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

또 KAIST가 올리브자동차를, (주)그린파워가 LCD 판넬 이송이 가능한 제품 등 큰 전력을 필요로 하는 무선전력전송기술도 개발했다. 그러나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박 박사는 "앞으로 무선전력전송기술이 성장하기 위해서 'IT융합기술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면서 "청정 무선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응용분야가 필요하다. 코드가 없는, 전기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기술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강연을 마쳤다.

▲김종열 박사가 '이제마
프로젝트 사업화전략'을 주제로
발표를 가졌다.

2011 HelloDD.com
이어 김종열 박사는 '이제마 프로젝트 사업화 전략'을 주제로 발표를 가졌다. "우리나라 사상의학은 몸 체형과 음성, 맥, 성격, 땀, 대소변 등 특징을 통해 소음인, 태양인 등을 구분해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체질 구분을 위한 표준화가 돼 있지 않아 한의사가 주간적인 감각을 통해 진단하고 있어 한의원마다 진단결과가 다르다는 점이다. 이것을 표준화 하자는 것이 '이제마 프로젝트'다."

김 박사는 사상의학을 표준화하기 위해 정확히 진단된 각 체질의 사람들, 예를들어 태음인이라고 진단된 사람이 태음인에 맞는 약을 먹었을 때 질병이 나은 사람들의 데이터를 여러 한의원에서 직접 수집했다.

그렇게 전국적으로 모은 데이터가 2600건이다. 지금은 한방뿐 아니라 국내 일반 병원과 일본의 도호쿠 의과대에서도 데이터를 수집 중이다. 이렇게 모아진 데이터를 통해 김 박사는 통합체질진단툴을 개발했다.

이 툴은 진단을 받고 싶은 사람이 지정된 카메라와 녹음 센서를 통해 사진과 음성, 설문 등을 입력해 전송하는 방식으로 15분 안에 자신이 어떤 체질인지 진단 가능하다. 그는 "진단결과는 그래프에 자신이 어떤 체질인지 비율을 나타내 주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며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한의사가 주관적으로 판단했던 내용을 어느 정도 객관화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질진단툴 검사결과. ⓒ2011 HelloDD.com

또 맥의 경우도 10점 만점에 몇 점으로 표기하는 맥진 센서, 혀의 모양과 색, 혀에 낀 설태를 사진으로 찍어 진단 가능한 설진기도 개발, 상용화를 위한 기업을 찾고 있다. 그는 "설태를 가장 관찰하기 좋은 것은 양치질하고 잔 다음날 아침이다. 이 기술을 상용화하면 설진기를 화장실 앞 거울에 달아놓고 양치하기 전 사진을 찍은 후 한의원에 전송해 건강진단을 매일 받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그는 피부 진단기, 침·뜸 융합형 자극기, 체질약물연구 등 다양한 연구를 펼치고 있다. 김 박사는 "공학과 생물학적 기술들을 외국에서 수입하는 현 시점에 한의학을 외국에 수출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사람 체질에 맞춘 속옷, 화장품, 식품, 건축, 의류 등 다양한 분야에 이제마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제마 프로젝트를 활용한 제품 상업화를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기술교류회에 참석한 이용무 비즈컨설팅 그룹 대표는 "강연 내용을 전문적으로 아는 사람은 아니지만 미래기술과 새로운 분야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면서 "구로에서도 이러한 교류회가 많이 열리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노재혁 대승의료기기 대표는 "오늘 주제 선정이 너무 좋았다. 무선 한방기기과제를 기업내에서 하고 있어 관심있게 봤고 이전 받고 싶은 기술들이 몇 개 있어 한의학연과 현재 추진 중"이라며 "기술 이전을 위해서는 연구소 내에 입주를 해야 한다는 조건 등이 있어 지금 생각 중이다.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끝까지 잘 해보겠다"고 말했다.

남희우 에이피엠솔루션주식회사 대표는 "세계시장을 컨설팅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어 하이테크놀로지 기술현안을 살펴보고자 교류회에 참석하게 됐다"면서 "오늘 강연된 기술들이 아직 실용화된 단계는 아니기에 얼마나 발전해 나갈지 예측할 수 없지만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앞으로도 관심을 갖고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로단지에는 수 많은 기업들이 위치해 있다. 기업 수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그런만큼 정부출연연 기술들을 탐내는 구로단지 내 중소기업이 많다.

주최측 관계자는 "현재 구로의 많은 기업들이 기술이전과 교류를 위해 연구소만이라도 대전에 옮기려는 움직임이 있다"면서 "이를 통해 지역과 지역간의 연계가 이뤄질 수 있어 출연연측에서도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술교류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2011 HelloDD.com

▲강연이 끝난 후 기술에 관련된 궁금증 등을 푸는 시간도 가졌다. ⓒ2011 HelloDD.com

▲행사가 끝난 후에도 참가자와 발표자들은 한동안 자리를 뜰 줄 몰랐다.  ⓒ2011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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