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 시스템 주목…우수 학술논문 학생 14명 포상

▲맨 위 왼쪽부터 순서대로 생체신경과학 박사과정 윤보은, 해양생명공학 박사과정 배승섭, 나노바이오공학 박사과정 이정민, 생체신경과학 박사과정 한경석, 신에너지기술 박사졸업 신민재, 자원순환공학 박사과정 Nguyen Nghiem Van, 차세대소자공학 박사과정 주지호, 천문우주과학 박사졸업 이우경, 청정연료화학공학 박사과정 GUL RAHMAN, 청정환경시스템공학 박사졸업 문건필, 측정과학 박사과정 전상호, 나노바이오공학 통합과정 정명선, 생체분자과학 석사과정 김주애, 의약 및 약품화학 석사과정 강소영 등 14명 ⓒ2011 HelloDD.com

'사이언스' '네이처'誌는 과학기술자가 평생 한번 논문을 싣기도 어려운 세계적인 과학저널이다. 그런데 지난 한해동안 국내의 한 대학원대학교에서 학생 14명이 사이언스와 네이처 등의 과학저널에 제1저자로 논문을 게재하는 보기드문 경사가 벌어졌다.

주인공은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총장 이세경) 현역 대학원생들. 학교 차원에서는 그야말로 대박 성과를 낸 셈이다. 그것도 설립된지 9년 만의 쾌거였기에 기쁨은 한층 더하다. UST 자체 논문 평가 심사 대상 논문 44편 중 자그마치 42편이 학생 1저자 논문이었다.

그 중에서도 14명이 과학기술 각 분야 최상위 저널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UST 자체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윤보은(생체신경과학 전공)씨는 "UST 학생들이 일반 대학원생들보다 우수한 연구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다른 게 없다.

연구에 두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라고 자신있게 설명했다. 그들에게 있어 UST는 최상의 연구와 교육을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는 최상의 현장이었던 셈이다. 윤 씨는 "다른 학교의 경우 대학원생이기 때문에 학부생들을 가르쳐야 하는 일도 해야 하고, 학교 행정이나 계정 관리 같은 잡무도 많이 해야하는 걸로 알고 있다.

거기에다가 수업 부담도 커서 힘들다"고 설명한 뒤, "UST의 경우 그런 부담이 전혀 없다. 오직 연구와 실험, 수업에만 열중할 수 있도록 모든 제도가 뒷받침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업을 받으면서 바로 연구 프로젝트에 투입되다 보니까 아무래도 학생들이 실험에 대해 생각하는 열정이 남다른 것 같다.

기여도도 훨씬 커진다"며 "생각하고보니 연구에 대한 성과를 내기 위해선 안정적인 환경이 필수적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 씨의 말처럼 UST는 21세기형 과학기술 전문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고급 과학기술인력 양성소로 다학제적 커리큘럼 중심 교육과 국내외 현장교육을 통해 산업과 연구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창의적 고급 과학기술인력을 양성해 내고 있다.

이를 위해 UST는 학생들에게 ▲등록금 전액지원(학생 전원에게 재학기간 동안 지원)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장려금 지급 ▲강의식 교육 과정 최소화, 연구현장 참여통한 학점 이수 ▲'Lab Rotation' 제도 시행으로 다양한 분야 연구현장 경험 ▲행정 업무 투입 전무, 연구와 실험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 제공 ▲29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을 캠퍼스로 활동하는 연구중심 생활 등을 지원하고 있다.

UST 관계자는 "연구 환경이 좋다는 것이 UST의 최고 장점이다. 학문과 연구를 병행하는 것은 벅찬 일이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다"며 "연구하는 사람들 중 UST를 모르는 사람들이 없지만, 일반 사람들은 UST를 잘 모른다. 학생들과 교수들의 숙제인 것 같다. 앞으로 연구 성과를 잘 낸다면 자연스레 ST의 위상이 올라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2011 우수연구성과상' 발표…네이처 1저자 등 14명 선정

UST가 선정한 우수연구성과상은 지난 한 해 동안 학생들이 발표한 논문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심사했다. 저자순과 저널영향력지수(IF:Impact Factor), 저널의 분야별 IF 순위, 총 피인용 횟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했다.

최우수상은 박사과정 배승섭(해양생명공학) 씨와 윤보은(생체신경과학) 씨가 공동 수상했다. 이들은 지난 해 9월, 각각 네이처(Nature, IF 34.48)지와 사이언스(Science, IF 29.74)지에 1저자로 논문을 게재하며 학계의 주목을 받는 우수한 연구성과를 배출해 낸 바 있다.

네이처와 사이언스는 종합과학 분야 50개 저널 중 논문인용지수 순위 각각 1, 2위에 랭크된 저널이자 생명공학 분야의 셀(Cell)지와 함께 세계 3대 과학저널(NSC저널)로 불리는 최상위 저널. 수상자들은 논문 발표 당시, 유수의 과학자들도 평생 1편을 게재하기 힘들기로 알려진 이들 학술지에 학생 신분으로 1저자로 논문을 게재해 화재를 불러일으켰었다.

배 씨는 심해에 서식하는 미생물이 수소와 함께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한다는 내용의 논문을 제1저자로 네이처에 게재했다. 이 논문은 수소 바이오에너지 생산의 전기를 열 것으로 평가받으며 네이처지에 '주목할 만한 연구성과'로 선정됐다.

배 씨는 연구의 주재료가 된 초고온성 고세균 '써모코커스 온누리누스'를 직접 채취하고 이를 분리·동정한 뒤, 생리적 특성을 분석하는 등 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배 씨는 "국책 연구기관의 최첨단 장비를 직접 활용해 시료를 채취·분석한 점, 오랜 경험을 지닌 연구원 교수님들께 개별지도를 받고 자유롭게 토론하며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좋은 연구결과 배출에 도움이 됐다" 소감을 밝혔다.

함께 최우수상을 수상한 윤 씨 역시 세계 최초로 뇌 내 비신경세포의 새로운 기능을 규명한 '아교세포의 채널을 통한 지속성 가바 분비' 논문을 사이언스지 온라인 판에 게재해 화제가 됐었다. 당시 연구를 통해 윤 씨는 뉴런이라 불리는 신경세포만이 신호전달 물질을 분비한다는 학계의 기존 이론을 뒤엎고, 비신경세포인 아교세포도 신호전달 물질을 분비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었다.

또한 이 신호전달 물질이 음이온 채널을 통해 분비된다는 사실을 규명했으며, 신경세포와 비신경세포의 상호작용을 새로이 밝히고, 비신경세포를 통한 흥분 억제 기전을 규명해 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향후 우울증과 불면증, 운동성 소실 등 각종 정신질환의 치료에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윤 씨는 "열정적으로 가르침을 주신 지도교수님, 최첨단 장비를 활용한 강의와 실험, 논문 작성이 동시에 이뤄지는 UST의 특성화된 연구 중심 교육 시스템이 큰 도움이 됐다"며 "매우 기쁘고 영광이지만 안주하지 않고, 더욱 연구에 힘써 신경과학계에서 인정받고 인류의 고민해결에 도움이 되는 과학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수상 수상자 12명도 전원이 각 분야 최상위 저널에 1저자로 논문을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박사과정 한경석(생체신경과학) 씨는 종양학 분야 166개 논문 중 총피인용횟수 1위인 캔서리서치(Cancer Research)지에, 박사졸업 이우경(천문우주과학) 씨는 지질학 분야 155개 저널 중 총 피인용횟수 1위인 지구물리연구(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지에 각각 논문을 게재하는 등 탁월한 연구성과를 보였다.

이외에도 생명, 에너지, 소자, 환경, 측정 등 여러 분야의 학생 10명이 각 분야 최상위 저널에 1저자로 논문을 게재했다. 우수상을 수상한 석사과정 학생 3명의 연구성과도 눈에 띄었다.

김주애(생체분자과학) 씨는 생체분자과학 분야 283개 저널 중 총 피인용횟수 1위에 해당하는 생화학저널(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에 1저자로 논문을 게재했으며, 다른 수상자 2명도 나노바이오, 유기화학 분야 최상위 저널에 1저자로 논문을 실었다.

이로써 UST는 최근 3년간 박사과정 졸업생 1인당 SCI급 논문 게재 건수 4.3편을 기록하며 양적으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한 데 이어, 논문의 질 역시 국내 이공계 대학 최고 수준을 보였다. 특히 이번 심의 대상 논문 44편 중 42편이 학생 1저자 논문이어서 그 수준을 엿볼 수 있게 했다.

UST는 최우수상 수상자 및 지도교수에게 각각 상금 4백만원과 상장·상패를, 우수상 수상자 및 지도교수에게는 각각 상금 150만원과 상장·상패를 수여했다. 시상식은 오는 29일 열린다.

이세경 총장은 "UST의 차별화된 고급 현장 R&D 교육과 학생들의 열정이 만들어낸 쾌거"라며 "미래유망 과학기술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성과가 더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연구지원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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