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봉 박사팀, 피에르 질드젠의 '상상 속 이론' 현실화에 성공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오세정)은 1991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피에르 질 드젠(Pierre-Gilles de Gennes) 교수의 '상상 속 이론(DNA 분자가 나노채널에 갇혀 길게 펴지는 이론)'이 국내 연구진의 주도로 실현됐다고 5일 밝혔다.

최근 대량의 유전정보를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차세대 염기 분석 방법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많은 연구자들이 경쟁적으로 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대량의 DNA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조건인 DNA분자를 최대한 길게 펴내는 작업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조규봉 서강대학교 교수팀은 나노채널을 이용해 DNA 분자를 최대 길이의 90%까지 펴내는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나노채널을 이용한 방식 중 가장 길게 펴낸 것으로 DNA분석 원천 기술을 개발한 셈이다.

교과부와 연구재단에 따르면 조 교수 팀은 채널만 작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화학적 환경을 함께 조절해 DNA 분자를 보다 뻣뻣하게 만들고 DNA가 채널에 잘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이용하면 더 빠르고 효과적이면서 높은 분해능(分解能)으로 DNA를 분석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난 30여 년간 학계의 풀리지 않는 숙제였던 DNA 분자가 나노채널에서 펴지는 현상에 대한 다양한 물리학적·이론적 논쟁을 종결지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연구로 DNA 정보 분석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랩온어칩 분야의 대표적인 학술지인 영국 '랩온어칩(Lab on a chip)'지 제11권 10호에 표지 논문(Front Cover Picture Article)으로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Nanochannel Confinement:DNA Stretch Approaching Full Contour Length'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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