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서 표준연 박사, "지속적 관심과 모니터링이 가장 중요"

▲박현서 표준연 방사선표준센터장  ⓒ2011 HelloDD.com
방사선. 눈에 보이지 않고 피부로 직접 느껴지지 않는다는 막연한 속성 때문인지 사람들은 이 말 앞에서 더 큰 공포심을 맛보게 된다.

체르노빌 원전 폭발에 이어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방사능 피해에 대한 두려움은 더욱 더 우리 일상사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원전 사고들과는 별개로, 방사선은 이미 우리 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는 존재다. 다만 방사선을 잘 컨트롤 할 수 있다면 전혀 위험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방사선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밝혀내 왔으며, 지금도 엄격한 규정과 기준에 따라 모니터링을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원장 김명수) 삶의질측정본부 방사선표준센터는 요즘 들어 방사능 사고 예방의 핵심인 ‘표준과 측정’을 위해 더욱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방사선·방사능을 가장 잘 측정할 수 있는 국가 대표 기관인 만큼 전국으로부터 방사능의 정확한 측정을 위한 요구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현서 센터장은 "이와 같은 수요 급증에 대비, 방사능 표준 물질의 추가 보급을 준비하고 있으며 국내 시험분석 기관의 측정 능력 향상을 위한 교정 서비스 확대와 측정 전문가 대상 교육 확대, 방사능 분석 장비 확충 등대응방안 마련에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사능은 자연계에 늘 존재한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유출도) 현재 국내에서 빗물이나 토양 등에 섞여 나오는 정도로는 그 양이 일상 수준과 비슷하므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하는 사태인 만큼 지속적인 관리와 모니터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방사선 측정 표준기술로 의료·산업계 다양하게 지원

▲알파 분광분석장치 : 환경 및 식품 중 알파 방사능 측정용 분광분석장치 ⓒ2011 HelloDD.com

방사선은 우리네 일상생활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병원의 X-ray, CT촬영과 암환자의 종양치료 등을 위해 방사선을 직접 주사하거나 투여하는 등 의료 분야에서 사용이 가장 빈번한 예다.

에너지가 높아 두꺼운 벽을 투과하는 방사선의 특성 덕분에, 건물과 제품의 물건의 내부구조 사진이나 배관 등의 결함을 확인할 때에도 활용된다. 공항의 세관에서 국내에 들어오는 컨테이너를 일괄 검사할 때 바로 이 방법을 쓴다.

또한 종자개량을 위해 일부러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경우, 식료품 등을 장시간 보관하기 위해 살균의 목적으로도 사용된다. 박 센터장은 "일본의 경우 천재지변으로 인한 사고와 초기의 안이한 대처로 위험에 처한 경우지만 방사선을 잘 측정하고 그 양을 정확히 알고 컨트롤 할 수 있으면 전혀 위험하지 않으며 일상생활에 다양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방사선표준센터는 방사선 분야의 국가표준을 확립하고, 국제적 동등성을 확보하며, 확립된 표준을 보급하는일을 책임지고 있다. 방사선 측정 장비를 교정하고, 방사능 인증 표준물질을 보급할 뿐 아니라 축적된 정밀 측정 기술을 활용하여 방사선 및 방사능의 측정을 수행하기도 한다.

원자력발전소나 각 산업체의 비파괴검사 및 방사선 안전관리 장비교정을 책임지는 2차 교정기관에 표준을 보급하여 소급성을 확보하도록 하며, 일부 민간 기관에서 수행하기 어렵거나 또는 수익성이 떨어지지만 방사선 안전 관리를 위하여 꼭 필요한 교정의 경우 직접 교정을 수행하기도 한다.

또한, 방사선 치료 장비를 포함하는 각종 의료 장비의 방사선량 평가 및 관련 측정 장비 교정도 표준센터의 중요한 역할이다. 표준센터에서는 방사선인증 표준물질을 직접 제작 공급하기도 한다. 사전에 방사능을 정확하게 측정하여 기준을 만들고, 이 표준물질을 각 산업체·병원·발전소·시험기관 등에 공급해 자체적으로 방사선 분석 장비의 표준을 유지토록 하는 것이다.

"각종 의료·식품·산업 분야의 생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이 제 역할을 하도록 기준과 표준을 제시하는 것이니만큼 필수적이며 중요한 과정이다." 세계 각국마다 국가대표 표준연구기관에서 방사선 표준분야의 업무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방사선량, 방사능, 중성자등의 세부 분과에서 지속적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연구 규모도 꽤 큰 편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연구 규모나 환경이 많이 부족한 편이지만, 지속적으로 인적·물적 자원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라고 박 센터장은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원자력 발전분야에서 세계 5위권 정도의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그에 반해 관련 방사선 계측기기 연구는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앞으로 원자력 이용시 발생하는 방사선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방사선 계측기 개발과 성능 평가, 향후 수출을 위한 국제적 동등성 평가 방안도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박 센터장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꾸준히 방사선 방호분야의 연구를 지속할 것이며, 의료방사선 분야의 측정 표준 과 환경·식품 중 방사능 측정 등 저레벨의 방사선 측정 표준에도 연구를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학자로서 새로운 것을 알아내고 논문을 작성하는 것도 좋지만, 연구 결과가 사회나 국가에 적용하고 기여할 수 있을 때 더욱 보람을 느끼게 된다"며 "방사선분야의 측정 표준 분야에서 다양한 역할을 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세슘 감마선 조사장치 :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감마방사선 조사장치. ⓒ2011 HelloDD.com

▲망간용액조 : 중성자 선원의 세기를 절대측정하는 장치로 중성자 측정 표준의 최상위표준을 유지하는 장비 ⓒ2011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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