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기술 총 망라, 각 분야 연구자들 정보 교류 활발
정부의 CCS 추진계획 발표와 토론으로 나갈 방향 모색

제1회 국내 이산화탄소포집과 저장 컨퍼런스(Korea Carbon Capture& Sequestration Conference, 이하 CCS)가 연구자간 정보교류와 네트워크 활성화 등 다양한 성과를 올리며 성황리에 종료됐다.

"국내에서 CCS관련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지 10년째입니다. 그동안 CCS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적이 없었습니다. 이번 모임을 통해 우리나라 CCS 기술 수준도 정확히 알게되고 연구 방향을 잡는 데도 큰 도움을 줄 것 같습니다."

"서로 연구 성과를 공유하면서 융합연구를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을 수 있게 됐고 CCS 상용화를 위해 함께 고민하는 자리였습니다.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매년 정기적으로 열리면서 글로벌 컨퍼런스로 우리나라 CCS 기술을 선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제주도 라마다프라자 호텔에서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열린 이번 행사에는 국내 CCS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산학연 관계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산화탄소 포집, 저장과 수송, 전환, 정책 등 각 분야별로 소개된 기술만 무려 81개. 포스터 발표 74개를 포함하면 150여개가 넘는 CCS 기술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 행사는 그 동안 국내에서 CCS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관계자들이 처음으로 모이는 자리로 이산화탄소 포집, 저장, 전환, 정책 등 각 분야 관계자들이 참여해 성과를 공유하는 한편 앞으로 연구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다는 참석자들의 평가다.

◆각 분과별로 눈에 띄는 기술 주목

이산화탄소 배출이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떠오르면서 우리 나라 과학계에서도 이산화탄소 포집, 수송과 저장, 전환, 정책 등 각 분야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9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지난 2000년 초부터 정부에서 관심을 가지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CCS 국가종합계획을 발표하고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환경부 등 부처별로 로드맵을 마련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각 분야별로 성과를 내고 있는 기술과 한창 R&D가 진행중인 과제들이 소개됐다.

참석자들은 관심 분야 발표를 직접 듣고 연구자에게 다양한 내용의 질문들을 쏟아냈다. CCS중 가장 먼저 연구가 시작된 부분은 포집 분야. 이미 작은 규모지만 실증단계를 거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보다 큰 규모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 소개된 기술은 류청걸 한전전력연구원 박사가 진행하고 있는 '10MW급 연소후 건식 포집기술'. 이미 0.5MW급 건식 이산화탄소 포집 플랜트가 실증에 성공하면서 1000시간 이상의 장기 운전과 비용을 낮추기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한전전력연구원의 장경룡 박사의 '10MW급 연소 후 습식아민 CO2 포집기술'과 서상일 박사의 '100MW급 순산소연소 발전시스템 실증화 기술 개발', 백일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의 '분리막을 이용한 연소전 CO2 포집 공정' 발표에 참석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저장 분야에서는 김준모 서울대학교 교수팀이 연구하고 있는 '삼차원 지층 모델링 및 열-수리학적 수치 모델링 연계를 통한 북평분지의 이산화탄소 지중 저장 용량 평가' 기술이 주목을 받았다.

이 기술은 기존의 미국의 에너지기술연구소에서 내놓은 저장용량 평가 방법의 한계를 극복하고 정확도와 신뢰도가 대폭 향상된 방식이다. 김 교수팀이 삼차원으로 분석한 결과 강원 연안의 북평분지에는 141Mton을 그리고 해저면 기준 심도 500m 영역에는 877Mton을 저장할 수 있는 것으로 계산됐다. 김 교수팀은 국내 연안 퇴적분지와 육상 퇴적분지를 대상으로 저장 용량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나갈 계획이다.

전환분야에서는 오희목 한국생명연구원 박사의 '미세조류에 의한 이산화탄소 대량 고정 및 바이오디젤 생산'과 옥명안 SK이노베이션 박사의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플라스틱 제조 기술인 '이산화탄소 기반 친환경 고분자 소재' 기술에 참석자들의 호응이 높았다.

박상도 단장은 "이번 행사는 그동안 부처별 과제나 사업으로 진행되던 CCS 전문가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정보를 교류하기 위해 연구자 중심으로 마련했다"고 행사개최 의의를 설명하면서 "네트워크의 필요성에 모두 공감했기 때문인지 전국 각지에서 많은 연구자들이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물꼬를 텄으니 앞으로 지속적인 소통채널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CCS 연구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제1회 컨퍼런스가 성황리에 종료됐다. 연구자들은 네트워크 활성화와 정보교류 한마당이 됐다고 평가했다.  ⓒ2011 HelloDD.com

◆각 부처의 CCS 추진계획과 토론으로 나갈 방향 모색

현재 CCS 관련해 정부에서는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환경부 등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행사 마지막날인 15일에는 엄재식 교과부 과장과 박병기 지경부 사무관. 김윤호 국토부 과장 등 관계 공무원이 참석해 정부의 CCS 추진계획을 발표했으며, 이어 신선경 국립환경과학원 과장, 박상도 단장, 류청걸 한국전력연구원 박사, 문길호 두산중공업 상무, 김준모 서울대 교수, 현재호 박사 등 각 분야 전문가 패널과 연구 진행 방향과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한 방안에 대해 토론했다.

토론에 앞서 현재호 테크노베이션 파트너스 대표는 CCS 상용화를 위해 ▲경제성·실효성 있는 기술적 대안의 확보 ▲산업창출 가속화 ▲상용규모 실증 프로젝트 추진 ▲법제도와 인프라 정비 ▲부처간 역할과 연계협력방안 등을 주요 아젠다로 주제 발표를 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엄재식 교과부 과장은 "교과부는 지경부와 연계해 이산화탄소 포집, 전환, 저장분야 중심으로 기초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포집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다"면서 "그러나 국가적으로 2020년까지 플랜트 상용화와 기술 경쟁력 확보, 연간 100만톤 처리규모 실증완료가 목표인데 실증 프로젝트나 저장분야 실증이 부족하다. 이에대한 연구에 박차를 가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윤호 국토부 과장은 해양지중저장소 탐색 및 관리 수송기술개발, 환경부 육상환경관리 평가 등 역할을 분담해 CCS 조기상용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발제에서 지적한 재원조달 부분은 해양지중저장과 관련해 과거 시추자료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데 실제 저장 장소를 찾기위한 탐사 시추가 필요한 상황이다"면서 "이부분 재원마련을 위해 해양환경과 관련해 부담금제도 있는데 이와 연계해도 좋을 듯하다. 추후 연구를 통해 재원 마련에 주력하겠다"고 부연했다.

김 과장은 이어 "기본 마스터플랜 아래 부처협력을 더 구체화 할 것"을 강조하면서 "CCS 인식제고를 위해 국민들에게 알리는 작업도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박병기 지경부 사무관은 지경부의 투자계획에 대해 말했다. 그에 의하면 CCS 사업화를 위해 지경부는 2019년까지 1조9400억원의 투자를 할 예정이다. 또 전체투자금액 중 민간투자 비중을 60%까지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박 사무관은 "앞에 언급한 아젠다를 보니 지경부가 중점 추진할 분야라 어깨가 무겁다"고 말하면서 "CCS가 사업화 되기위해서는 인위적 규제가 있어야 가능하다. 현재 호주 등 선진국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는 상황으로 세계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고 동향을 설명했다.

그는 "시장창출과 진입에 앞서 우선 비용대비 혁신적 기술 확보와 대규모 실증을 통해서 경험을 확보하는게 필요하다"면서 "향후 기술전략분야의 시장창출을 위해 집중하겠다"강조했다. 류청걸 박사는 포집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아직 대규모로 실증하지 못해 경제성이 확보되지 못했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저장분야 전문가인 김준모 교수는 "저장이 성공해야 CCS가 다 됐다고 볼 수 있다. 국내현황은 포집은 많은 연구가 되고 있으나 저장은 미흡하다"고 말하면서 "2020년까지 CCS 감축 목표는 있는데 구체적 이행방안이 없다"며 방안 마련을 당부했다.

문길호 상무는 CCS시장의 접근방향에 대해 제시했다. 문 상무는 "파워플랜트 시장은 보수적이다. 신뢰성 높은 기술만 취급한다"면서 "중국 등은 연간 100조가 넘는 시장이며 각국마다 고유 기술이 있다. 이를 산업과 연관시켜 발전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CCS 기술도 그렇게 흘러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CCS 시장은 유럽과 미국이 중심이다. 이들의 기술과 비교해 경쟁력이 있는지 봐야한다. 2020년이후 경쟁력 가질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지금 기술로는 산업화 되기 어렵다"고 조언하면서 "정부에서는 국민들이 감내할 수 있는 전기요금의 상승에 대한 조사와 홍보,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정책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호 박사는 "2050년에는 2005년 기준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50~80%까지 처리를 할 수 있어야 지구의 기후 변화를 막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 개발에 좀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면서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술성과 경제성, 사회성 이 세 축을 중심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기술적인 접근만 해 왔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국민적 동의와 투자가 이뤄지고 법 제도도 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선경 과장은 환경부의 CCS추진 계획에 대해 언급하고 각 부처간 연구결과를 접목해 균형있는 과제 수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상도 단장은 연구자 중심의 이번 행사 의의를 다시한번 강조하며 연구자들의 소통채널이 되길 기대했다. 그는 또 "미국과 일본에서는 정부차원에서 집중투자하며 기술을 선도해 나가고 있고 대기업에서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는 몇몇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지만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며 대기업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CCS 산·학·연·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심도있는 토론으로 나가야 할 방향과 연계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사진 왼쪽부터  신선경 국립환경과학원 과장, 박병기 지경부 사무관, 김윤호 국토부 과장, 엄재식 교과부 과장,  박상도 단장, 류청걸 한국전력연구원 박사, 문길호 두산중공업 상무, 김준모 서울대 교수, 현재호 박사) ⓒ2011 HelloDD.com

▲관련 연구기관이 마련한 부스와 포스터 발표대에도 연구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2011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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