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클럽 대담서 ...최적의 '연구-산업 벨트' 추진

과학자가 위문편지를 받는 사회, 이공계 진학기피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어김없이 선거철이 시작됐다. '과학동네'에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덕밸리 과학동네,벤처동네에서는 이번에는 약간 다른 분위기들이 감지된다. 과학자들의 목소리를, 벤처인들의 의견을 내보자는 자성의 소리다.

대덕밸리 과학자 등의 모임인 사단법인 대덕클럽(회장 신성철 카이스트교수)이 깃발을 들었다.

우선 대전시장 후보들을 초청해서 생각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대덕넷은 대덕클럽이 초청한 두 후보의 초청연설과 질의 응답을 각각 지상중계 할 예정이다.

27일 오후에는 자민련 홍선기 대전시장 후보가, 그리고 29일 오전에는 한나라당 염홍철 대전시장 후보의 정견을 각각 들어본다. [편집자 주] 홍선기 대전시장 후보는 이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3동 대강당에서 대덕클럽 회원들을 상대로 이번 선거에서의 정견을 발표했다.

"연구원들이 대전시민들과 융화하며 평생 대전에서 연구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홍 후보의 일성이다. 행사에서 홍 후보는 '대덕연구단지 발전을 위한 대전시의 역할'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대덕클럽 신성철 회장은 이 날 행사에서 인사말을 통해 "실리콘밸리도 태동기에는 연방정부가 주된 역할을 했으나 실질적 발전은 주정부와 민간차원에서 이뤄졌다"며 "연구단지 30주년에 즈음해 대전시의 역할과 지원을 들어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행사취지를 밝혔다.

한편 이 날 월례회에는 한필순 전임 회장을 비롯 장인순원자력연구소장, 이정순 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 권갑택 연구단지사무총장 등 대덕클럽 회원 30여명이 참석했다. 또한 이자리에서는 대전상공회의소 김주일회장에 대한 명예회원 수여식이 있었다.

다음은 홍 시장의 강연 내용 연구단지 공간구조 재편성 70년대 초 박정희 대통령이 '대덕에 과학단지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조성되기 시작한 대덕연구단지가 내년이면 30주년을 맞는다.

전세계를 둘러봐도 외형적으로 규모면이나 자연환경면에서 이 정도의 쾌적한 공간을 갖춘 연구단지는 드물 것이다.

하지만 최근 연구결과의 실용화와 벤처기업의 증가 추세속에서 중장기적으로 바라볼 때 대덕연구단지의 공간구조 재편성은 불가피할 것이다.

연구단지 8백40만평과 주변의 부지 등 약 1천1백평의 한정된 토지자원을 경제적, 효율적으로 극대화시키고 기본적으로 연구기능을 지원하는 주변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도시계획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10년전부터 제시된 것이 '과학산업단지'다.

중앙정부와의 의견차로 오랜기간 미뤄졌던 '과산단지' 개발은 IMF라는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다시 한 번 좌절됐었지만 최근 지역업체 한화와 한국산업은행, 대전시가 나서 '대덕테크노밸리'라는 이름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과산단지에는 벤처기업은 물론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된 공간이 될 것이다. 기존방식과는 약간 다른 개념의 주거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며 취학전 교육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의 초 현대식 규모의 학교도 들어설 것이다.

또 고급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의료종합병원 유치가 검토 중이며 벤처기업의 수출을 위해 세관이 들어서고 보세구역으로의 지정도 이뤄질 것이다. 이 과산단지를 중심으로 연구단지는 새로운 공간구조로 개편될 것이다.

연구단지내의 그린벨트 지역을 적절히 활용하고 과산단지와 그린벨트지역으로 담지 못하는 것은 벤처협동화단지나 기존 연구단지 공간으로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

통계에 의하면 연구원들 중에 주말부부가 많다고 한다. 그 이유는 '교육환경' 때문인 것인데 연구원들이 경제적 풍요와 사회적 안정 속에서 문화를 향수할 수 있는 윤택한 생활환경을 조성해 나갈 생각이다.

기존에는 '우리하고 거리가 먼 석·박사님들', '충청도 촌사람들'이라 부르며 갑천을 경계로 나뉘어 있던 연구단지와 대전시가 융합을 위한 합창단, 무용단, 과학포럼 등의 시도를 통해 차츰 많은 부분에서 융화되고 있다. 연구단지 주부들도 대전에서 산다는 사실이 창피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으며 대전시민들도 연구단지가 있다는 사실에 프라이드를 느끼고 있다.

 

비록 대전이 교통, 문화, 교육 인프라가 서울보다 다소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각종 산업생산 경쟁력 지수가 높게 나타나는 등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제 대덕밸리를 아시아 최고의 연구단지, 과학산업단지로 만들기 위해서 대전시민과 연구단지, 대전시가 합심하는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

대덕클럽 회원과의 질의응답 장근호 호감테크놀로지사장 청계천과 같은 부품 판매장소가 있으면 좋겠다. 어떤 복안이 있는가. 홍시장 당연한 요구다. 기업에게 있어서 부품은 생명선이다.

기술이 개발되면 곧바로 그 기술을 적용한 물건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것을 만들수 있는 기반이 절실한 것이 대덕밸리다.

사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만든 것이 대화동에 있는 산업용재 단지다. 이곳에서는 지금 70% 정도가 입주해있다.

청계천보다는 부족하지만 기업이 늘고 수요가 늘면서 활성화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높다. 임채환 블루코드테크놀로지사장 벤처기업이 점차 모듈화되어 가고 있는 추세다.

한 기업이 연구개발, 생산, 판매를 전부하는 것이 아니라 아웃소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대전은 연구개발이외의 분야를 아웃소싱할만한 곳이 없다. 때문에 기업들이 생산을 위해 인천·안산 등지로, 마케팅을 위해 서울로 빠져나가고 있다.

생산과 마케팅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대한 방법은. 홍 시장 솔직히 시·도지사 재량으로는 전담부서 하나 만들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중기청 부활문제도 마찬가지 맥락일 것이다. 생산을 위한 아웃소싱 분야도 이와 같이 검토할 문제라고 본다. 필요성은 누구보다도 절감한다.

중앙정부와 지속적인 검토를 통해서 만들어나갈 생각이다. 이 규호 화학연구원 박사 지금의 연구환경을 그대로 유지했으면 한다. 발전도 좋지만 기형적이어서는 안된다. 연구단지, 과산단지를 재편성할 때 친환경적인 전원도시로 만들어달라.

즉 과학문화의 전원도시로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홍 시장 금년 초에 천명한 바 있다. 도시 이미지를 살리고 특성화할 수 있는 계획에 대한 용역을 발주할 것이다.

무작정 개발하는 식은 아니다. 미국식 도시 행정이 아닌 계곡형, 산간형 도시계획을 처음으로 시도하려 하고 있다. 환경친화적인 도시형태를 만들자는 의견에 적극 찬성한다.

가령 우리나라는 광대한 미국식이 아니라 스위스와 같은 오밀조밀한 유형의 개발이 필요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장인순 원자력연구소장 대덕연구단지에서는 크고 작은 학회나 심포지움이 자주 열리지만 마땅한 장소가 없다. 컨벤션센터 건립은 어떻게 되어가나.

홍 시장 컨벤션센터의 필요성을 오래전부터 절실히 느껴왔지만 정치적 논리에 의해 차일피일 미뤄지다 이제 겨우 대전 차례가 왔다.

문화관광부와는 컨벤션센터를 산업자원부와는 전시장 건립에 대한 의견 조율을 마쳤으며 예산통과 후 내년에 예산이 세워졌다. 그동안은 정치적인 논리에 의해 결정이 되어 왔다.

이래서는 안된다. 대덕밸리에서는 수많은 학회나 세미나 포럼 등이 열리고 있다. 이런 부분이 밑거름이 됐다. 일단 내년에 설계 예산이 책정됐다. 시작이 된 것으로 보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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