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특별인터뷰]"다음 정권서 과학기술계 건드리는 일 없게 할 것"
교과부 장관, 과학벨트와 기초과학연구원, 출연연 선진화 주력 강조

"올해는 국운상승의 해로 과학기술계에도 많은 일이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초과학연구원 설립, 출연연 선진화 등 당장 해야할 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한 과학기술 인재 양성으로 바쁜 한해가 될 것 같습니다. 올해 완결은 못하겠지만 다음 정부에서 또 바꾸는 일 없도록 제대로 잘 하겠습니다."

신묘년 첫 업무를 시작하면서 과학기술의 중심 대덕을 방문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지난 3일 대덕넷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과학기술 최대 이슈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국과위) 구성,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출연연 선진화에 대한 강한 추진 의지를 밝혔다.

이 장관은 인터뷰가 시작되자마자 "과학기술계에 항상 감사드리고 관심이 많다. 출연연 기관장 모두 비전과 열정이 많아 올해가 기대된다"며 과학기술계에 대한 관심표현으로 서두를 시작했다.

이 장관은 올해 과학기술계 역점사업으로 국과위 안착, 과학벨트와 기초과학연구원 설립, 출연연 선진화, 과학인재 양성을 꼽으면서 "이들 모두 우리나라가 처음해 보는 일이지만,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제대로 하겠다"고 피력했다.
 

▲이 장관은 다음 정권에서 과학기술계를 또 다시 건드리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자신있게 웃었다. ⓒ2011 HelloDD.com

◆국과위, 정부부처 통폐합 차원 아닌 새로운 일

국과위 출범을 앞두고 가장 필요한 사안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 장관은 "이는 어느 나라도 하지 않는 일로 단순히 부처 통폐합 차원이 아니고 새로운 일을 하는 것이다"고 말하며 "국과위가 과학기술 혁신 시대에 중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앞으로 정부는 규제보다는 지원을 우선적으로 할 전망이다. 그 동안 부처와 기관별로 연구개발(R&D)을 추진하면서 중복과 혼선이 많아 비효율적인 부분이 많았다. 국과위가 안착되면 이 모든 부분을 국과위에서 주관하고 이를 통해 과학기술 정책 추진의 밀도가 높아지게 된다. 이에 따라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부처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다. 이 장관은 "과거 경제개발 10% 성장시 경제기획원(EPB:Economy Planning Board)이 국무총리 소속하의 중앙행정기관으로 국민경제의 종합적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국내외 경제협력을 담당했듯이 국과위가 15조원의 예산을 효율적으로 배분·조정·관리하는 컨트롤타워가 될 것"이라며 "EPB가 개발 모델로 다른 나라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듯이 국과위도 정부와 시장을 적절히 조절하고 역할을 수행하면서 국가 발전의 큰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단순히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 기획재정부의 주도를 넘어선 새로운 국가 R&D 컨트롤타워 조직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국과위의 의미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초과학연구원, 출연연 선진화 매듭져야

MB정부 출범이후 과학기술계의 최대 이슈였던 과학벨트 특별법이 통과되면서 입지선정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특별법이 정한 절차와 요건에 따라 결정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정치적 논란에 휩쓸리지 않고 잘하겠다"며 직접적인 답변은 피했다. 기초과학연구원 설립에 대해서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 장관은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회전체의 이노베이션이 필요한데 과학기술 분야가 가장 앞장서야 할 것 같다"면서 "기존의 연구형태를 답습하지 않는 새로운 연구소로 만들 예정이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과학과 비즈니스가 국제적으로 융합하는 것인만큼 해외 과학자가 찾아오는 체제가 되도록 하겠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기초과학연구원은 기존 출연연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개념의 연구소로 운영될 것이다. 대덕이 과학은 강하나 비즈니스 차원이 부족한데 대덕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그런 연구소가 탄생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출연연 선진화에 대해서는 현재 관계부처와 민간전문가가 함께 '출연연 선진화추진단'을 구성해 검토 중으로 1월말 경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예정이다. 또 과학기술인 연금과 정년 등의 문제도 과학기술인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계획이다.

이 장관은 "과학기술계 현안들이 올해 안에 마무리 되지는 못하겠지만 잘못 건드려 다음 정부에서 또 다시 바꾸게 된다면 안하느니만 못하다"고 힘주어 말하면서 시작부터 잘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렇지만 때로는 차를 마시면서도 생각과 고민으로 가득찬 표정을 짓기도 했다. ⓒ2011 HelloDD.com

◆중국과 일본의 급부상, 한국 생존 위해 과학기술계의 역할은?

최근 중국이 무섭게 기술 추격을 하고 있고 일본이 아이폰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창출하며 기술 강국의 위상을 재확인시키고 있다. 이런 현재 상황속에서 한국의 생존을 위해 과학기술계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또 중국과 일본과의 협력을 통한 관계정립 등 과학외교가 요구되는 시기다.

이 장관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지난해 G20개최 의장국으로 경제분야 국격향상에 기여를 했죠. 각부처에서는 G20 후속과제라 할 정도로 국제적 위상강화를 위해 정책과제를 수립하고 있습니다. 교과부도 중심역할을 하기위해 2월초 조직개편을 하고 역량강화를 통해 교육외교, 과학외교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장관은 "교육외교 분야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 검토 중인데 과학기술 분야도 좀더 적극적으로 챙겨야겠다"며 많은 의견을 요청했다. 또 터키 원전 수주를 위해 현재 일본과 한국이 경쟁을 하고 있는데 과학외교로 일본과 한국의 강점 살려 협력한다면 시장 규모가 더 커지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이 장관은 "중요한 지적이다. 과학외교에 좀 더 주력해 그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동의했다.

◆GPS로 이공계 인재 키우기에 주력

이 장관은 과학기술계 인재양성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문제가 되고 있는 이공계 기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 시스템부터 변화를 시도할 예정이다. 특히 지금까지 분산돼 있던 이공계 인력양성 체제를 GPS시스템(Global Ph.D Scholarship)으로 통합 구축해 학부생부터 핵심과학기술인재를 양성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기존에 BK21이 있었지만 임시변통의 장학금 정도로 충분히 지원되지 않았다. 이공계 학생들이 박사과정까지 장학금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면서 "GPS 예산이 일부 확보돼 올해부터 시작할 것이고 BK21사업이 페이드아웃되면서 이를 대체할수 있도록 개편하고 적용하겠다"고 부연했다.

이 장관은 이어 "제대로된 지원 시스템으로 이공계 진학을 늘리겠다"며 인재 양성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이외에도 과학기술계의 국가 안보와 재난 발생시 과학자의 참여를 높여야 하지 않겠느냐, 과학자들이 산업현장을 좀더 보고 사명감을 느낄수 있어야 한다는 질문에 대해 이 장관은 "국민과 학생들이 과학자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참여가 많아져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면서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을 통해 국가안보 등에 과학적 시각이 필요함을 많이 느꼈다"고 토로했다.

이 장관은 이어 "국가 안보나 중요 결정을 위해 정부 고위직에 과학자 출신이 많아져야 한다는 의견에도 공감하고 있다. 국과위 구성되면 과학기술 장관이 생기는 셈이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내내 진지하게 답변에 임했던 이 장관은 "과학기술계가 미래를 책임진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경제력, 민주화 등 사회 전반적으로 좋아지는데는 과학기술이 기반이 됐다"면서 "대통령이 과학기술에 관심이 많아 법안 통과까지 진행됐다. 올해 과학기술계에 좋은 일이 많을 것으로 본다"는 덕담으로 새해 인사를 대신했다.
 

용어설명 경제기획원(EPB:Economy Planning Board)은 1961년 7월에 발족된 중앙행정부서로 국가경제정책을 총괄했다. 3실 5국의 국무총리 소속 부서로 종합계획 수립, 예산편성, 투자 우선순위 심의, 경제부처간의 이견조정 및 물가안정, 대외경제정책을 담당했다.  1963년 12월 경제기획원 장관을 국무위원으로 하고 부총리로 격상시켜 정부 내에서의 위상을 강화했다. EPB는 자율성을 갖고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계획·집행·조정 기능을 주도했다. 60년대부터 80년대 초까지 이어온 경제성장 드라이브에서 EPB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기업이 주도하는 시장경제가 뿌리를 내리면서 경제기획원의 입지는 줄어들었다. 94년 재무부와 경제기획원이 재정경제원으로 통합됐다. 이후 외환위기가 오면서 98년 경제기획원은 기획예산처로 다시 부활하면서 예산, 혁신 부문 외에 공기업 관리라는 중책이 추가됐다.

 

▲이주호 장관은 인터뷰 진행내내 진지하게 답변하고 의견을 들었다. ⓒ2011 HelloDD.com
 

▲이주호 장관은 올해 과학기술계에 좋은 일이 많을 것으로 본다고 덕담을 했다. ⓒ2011 HelloDD.com
 

이주호 장관측에서 보내온 서면 인터뷰 전문
Q. 이명박 정권 4년차를 맞는 2011년입니다. 새해 과학기술계 활성화를 위한 조언과 정부의 노력은. A. 2011년은 그간 추진해 온 정책들이 현장에 착근될 수 있도록 내실화를 기하고자 한다. 과학기술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분야로서,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로서는 과학기술만이 미래의 국가경쟁력을 보장할 수 있다고 평소 생각해 오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과학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간의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함과 동시에, 당면과제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개편과 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 추진에 만전을 기하려고 한다. 아울러 '과학기술인력 육성 지원계획' 등 인프라 구축을 통해 우수 인재들이 과학기술자가 되고 싶어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과학기술인이 자부심을 가지고 연구에 몰두할수 있는 사회적 풍토를 조성해 나갈 것이다. 과학기술인들도 여건은 좀 어렵지만 각자 맡은 분야에서 더 많은성과가 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길 당부드린다.
Q. 새로운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체제를 앞두고 있다. 이와 관련 교육과학기술부의 역할과 사명은. A. 현재 과학기술 컨트롤타워 구축을 위해 국과위 체제 개편을 추진중에 있다. 이를 통해 과학기술분야가 구심점을 갖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국과위 사무국 인력을 중심으로 T/F를 구성해 국과위 출범을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과위가 성공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하겠다. 또 국과위가 개편되면 교육과학기술부는 기초·원천 연구개발, 우주·원자력 등 거대과학 진흥 및 과학기술 국제협력 등에 중점을 두게 될 것이다. 특히 교육과 과학기술 융합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과학기술 인재양성을 위해 STEA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s & Environment) 교육, GPS(Global Ph.D Scholarship) 시스템을 가동할 예정이다. GPS 시스템은 우수 과학기술 인재의 경력단계별 추적 관리를 통해 단절없이 학업·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장학금·연구비 지원하는 제도다.(대통령과학장학생(학부) → 글로벌 석박사장학금(석박사) → 대통령 Post-Doc 펠로우십(박사후))
Q. 과학벨트, 뇌연구원 등 과학기술계에서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은데, 이에 대한 의견은. A.과학벨트 특별법이 2년여 간 지연되었다가 금번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이에 따라, 기초과학연구원 설립, 중이온가속기 건설, 거점지구(과학도시) 공간구상 등 과학벨트 조성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과학벨트 입지는 특별법이 정한 절차와 요건에 따라 조속한 시일 내에 최적의 입지로 선정하고,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뇌연구원도 국내의 산·학·연 뇌연구 역량을 결집하고, 우수인력 확보를 극대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당초 계획대로 2013년에는 뇌연구원이 개원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Q.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구조개편, 역량강화에 대한 의견은. A. 정부출연연구기관은 그동안 우리나라를 세계 10위권의 과학기술 경쟁력을 갖춘 국가로 견인하는데 크게 기여해 왔으나, 최근 연구추세가 융합화 되어가고 연구과제가 대형화되는 등 연구환경이 변화되어감에 따라 이에 걸맞는 출연(연) 선진화 방안의 모색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현재 관계부처와 민간전문가가 함께'출연(연)선진화추진단'을 구성(2010.12.14)해 이에 대한 검토를 해오고 있으며, 이번 달 말경에는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기본적으로 출연연구기관이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기관 간, 부서 간 울타리 없는 연구협력이 활성화되어 출연(연)의 역량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Q. 임기중 반드시 이루고 싶은 중점 추진 사항은(과기분야). A. 교육과 과학기술의 융합을 통해 세계적인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도록 하겠다. 초·중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STEAM 교육을 위해 미래형 과학기술 교실을 운영하고, 교사·학생에게 연수·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해서 실질적인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 또한, 학부에서 박사後 단계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GPS 시스템을 통해 우수한 인재들이 학업에 몰두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쓰겠다. 여기에서 양성된 우수 인력은 연구지원 프로그램과 연계해 국가과학자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Q. 마지막으로 과학기술계가 풀어야 할 과제는. A. 정부의 모든 정책은 결국 정책 수요자인 국민이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보며, 과학기술분야도 일자리 창출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금년에는 크게 두가지 관점에서 과학기술에 대한 일자리 창출을 창출해 나가려고 한다. 하나는 이공계 전문인력에 대한 일자리 제공이고, 또 다른 하나는 연구개발서비스업 확대를 통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 추진을 통한 석·박사급 고급 일자리와 과학관큐레이터 등을 통해 이공계 전문인력에 대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2014년까지 연구개발서비스업 신고기업수를 현재의 4배인 800개로 일자리는 다섯배인 1만4500명으로 확대하는 등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과학기술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공계 전문인력에 대한 일자리 제공은 ▲2015년까지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  연구직 2500명, 행정직 500명 충원 ▲2011년도 교과부 소관의 출연연 정규직 330명, Post-Doc 640명, 이공계인턴 400명 충원 ▲2011년 읍면동 생활과학교실 강사로 여성과 은퇴과학자를 활용 약 1,000명을 채용 ▲2011년 과학관의 과학해설사 충원 및 활동 지원을 위해 신규로 150명을 양성할 예정이다. 연구개발서비스업 확대를 통한 일자리 제공은 ▲연구개발서비스업은 기업 등의 연구개발 및 관련 지원활동을 외부기관이 제공해주는 서비스업으로 연구개발업과 지식재산서비스업 등을 포함하는 연구개발지원업으로 구분되며 현재 신고기업수 226개, 매출액 3600억원, 취업자수 3650명이다.

대덕넷 이석봉·김요셉·길애경 기자 = joesmy@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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