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한의학연, 기계연 등…'사회적 책임위한 당연한 행위'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Y대학교에 재학 중인 ETRI 장학생 OOO라고 합니다. 다들 잘 지내고 계시죠? ETRI 장학생으로 선발된 것은 저에게 굉장히 뜻깊은 일이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무언가에 지원해서 선발됐던 그 때의 기억은 아직까지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버지가 한 번 지원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하셨을 때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고만 생각했던 제가,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그런 감정을 느낀 것은 정말 처음이었어요.

그때 ETRI 원장님께서 잡아주셨던 따뜻한 손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환하게 웃으시면서 열심히 공부하라고 하시던 그 모습. 어려운 가정형편이었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결국 Y대학교에 입학 할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그 때 느낄 수 있었고, 저는 지금 저소득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 공부방에서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아마 그때 그렇게 도움을 받지 않았더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아닐까 해요. 하루하루 많은 아이들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더할 수 없는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누군가를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부족한 제가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영광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 앞으로 저 같은 장학생들이 더더욱 많이 배출될 수 있기를 바래요. 다음에 꼭 한 번 놀러갈게요.

반갑게 맞아 주실거죠? 그럼 안녕히계세요. 2010년 6월 신촌에서 올림.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김흥남)에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바로 ETRI '사랑의 1구좌 갖기' 운동을 통해 Y대학교에 합격했던 OOO 양의 편지. O 양은 편지를 통해 ETRI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ETRI의 사랑의 1구좌 갖기 운동은 1999년 시작됐다. 12년이 지난 현재까지 모아진 금액만 해도 약 14억 원. ETRI는 이 모금액으로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사업시작 원년인 1999년에는 결식아동 위주의 지원을 시작으로 소년소녀가장과 편모편부 슬하 학생 등을 도와 나갔다. 이후 심장재단을 통해 심장병 어린이 수술을 지원했으며, 추석과 설과 같은 명절에는 대전시내 양로원과 고아원, 보육시설에 위문을 다니기도 했다. 또한 장애우들을 위한 야간 공부방 봉사와 목욕 봉사, 연탄나눔, 김치담그기, 농촌사랑 1사 1촌 운동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ETRI 관계자는 "아쉽게도 연구원에 대한 사회적 책임 요구는 크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매년 사랑의 1구좌 모금액은 정체 상태에 있어 직원들의 많은 관심과 후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런 상황을 타파하고자 '2010 ETRI 사랑 한구좌 1+1 캠페인'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랑의 1구좌를 통해 현재 97명의 학생들이 'ETRI 사랑의 장학생'으로 선정돼 장학금을 지원받고 있다. ETRI 이외의 다른 출연연 역시 봉사의 즐거움에 흠뻑 빠져 있는 상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양명승)은 최근 자매결연을 맺은 인근 지역 농가의 부족한 일손을 돕기 위해 자원 봉사 활동을 펼쳤고,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김기옥)은 의료 혜택을 받기 어려운 지역을 찾아 '낙도 사랑 의료봉사'에 나서기도 했다.

장은수 한의학연 한의사랑 회장은 "의료분야 도움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지역을 찾다가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소외계층을 찾아 이러한 행사를 정기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의학연 의료봉사 동아리인 '한의사랑'은 지난 2007년부터 저소득층 밀집지역과 사회복지시설 등 의료취약계층에게 의료봉사를 해오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이상천)은 이웃 사랑 봉사활동을 실천하는 출연연 대표 기관 중 하나다.

기계연은 현재 각 부서별 봉사동아리 10여개를 결성해 소외계층에 대한 봉사·후원, 낙후지역 및 농촌 일손돕기, 장애인 초청 연구원 개방 등의 다양한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상천 원장은 "어려운 주변을 돌아보고 서로가 마음을 나누며 따뜻한 설명절을 만들자"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더불어 사는 지역사회를 만드는데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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