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조우진 대전 태평초등학교 5학년
해양문고 독후감대회 최우수상작

바다야, 그동안 너를 가끔 만나왔지만, 너에게 이렇게 편지를 쓰기는 처음이야. 나는 대전에서 태평초등학교에 다니는, 조우진이야. 내가 너에게 편지를 쓰게 된 이유는 ‘바다로 간 플라스틱’이라는 너에 관한 책을 읽어서야.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 지저분한 바다가 눈에 확 들어왔어. 그 위에 흩어진 물방울도 인상적이었어. 책 표지의 물방울이 참 슬퍼보였어. 쓰레기들이 너에게 가서 네가 아프다는 걸까? 궁금한 마음에 책을 읽기 시작하였어.

바다야, 우리 생활에 편리한 일회용품이나 플라스틱으로 환경이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은 나도 알고 있었지만, 우리 사람들 때문에, 네가 이렇게 아프다니, 읽을수록 놀라운 일이 많았어. 오늘도 나는 플라스틱 물통으로 물을 마시고 플라스틱 필통을 썼는데, 이 플라스틱이 그렇게 많이 너한테 가서 너를 힘들게 하는지 몰랐어. 사람들은 플라스틱이 편한데, 네 친구인 바다생물이 먹이인줄 알고 먹기도 한다니, 정말 미안했어.

그런 생각이 들어 생각하니,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쓰는 플라스틱이 많았어. 그래도 함부로 버리지 않으면 너에게 가지는 않을 테니, 분리수거 꼭 잘할게. 그래도 바다쓰레기 1위가 담배꽁초라니 내가 쓴 플라스틱이 아니라서 다행이고, 아빠한테 바다에 담배꽁초 버리지 말라고 말씀드릴게. 바다야, 내가 이 책을 읽다가, 가장 마음이 아팠던 것은, 앨버트로스 사진이었어.

낚시 바늘에 걸려서 죽은 앨버트로스 눈이 너무 슬퍼보였어. 고래가 먹고 토한 비닐봉지 사진을 보니, 우리가 무심코 버린 쓰레기가 이렇게 바다생물에게 큰 피해를 준다니, 참 미안하고, 바다 생물들이 불쌍했어. 바다야, 난 책을 읽다가 또 깜짝 놀라게 되었어. 여름에 바다에서 즐기는 멋진 불꽃놀이대문에 폭죽쓰레기를 바다생물이 먹을 수도 있다는 거야. 3학년 때 태안바다에서 멋진 폭죽놀이를 했어.

그 때 재밌어서 언니들과 자꾸 폭죽을 사다 논 적이 있었다. 그 때 막 웃으며 박수치고 좋아했는데, 정말 미안해. 풍선도 날려 보내면, 바다생물이 먹고, 질식해 죽을수도 있다는 것도 새로 알았어. 사실 나도, 풍선을 날려 보낸 적이 있거든. 혹시 내 풍선을 어떤 새가 먹고 죽었을까봐 걱정도 됐어. 풍선 리본에 목이 걸려 죽은 새 사진을 보니까, 많이 고통스러워 보였어.

그리고 또 너에게 미안한 것은 내가 작년 여름 방학에 갯벌체험을 갔다가, 갯벌에 사는 소라게 몇 마리를 잡아왔어. 우리 집 거실에 놓고, 상추를 주고 키웠던 적이 있는데, 힘이 없다가 결국 죽고 말았어. 그냥 보고 놓아주고 올 걸. 우리 학교가 해양시범학교잖아.

그래서 소라게를 잡아 왔을 때 해양체험보고서를 쓰려고, 맛조개도 잡고 바지락도 캤었는데 이렇게 소라게가 죽은 걸 생각하니 네 친구들이 너의 친구가 죽을 것을 네가 보고 참 속상할 것 같다고, 생각이 들어. 그런데 바다야, 다행이야.

사람들이 다 나쁜 것을 아니지? 바다쓰레기를 예쁘게 변신시켜서 스탠드도 만들고 벽걸이도 만드니 네가 좋아할 것 같애. 그래도 너를 제일 기쁘게 해주려면 너와 바다생물을 힘들게 하지 않는 것이겠지? 내가 아직 어른이 아니라서 환경운동을 할 수는 없지만, 우리 가족이라도 내가 책임지도록 할게.

아빠한테는 담배꽁초 버리지 않기, 엄마와 나는 플라스틱 많이 쓰지 않기, 내 동생은 물티슈 마구 버리지 않기. 우리 가족이 꼭 지킬게. 바다야, 내가 이 책을 읽어서 다행이야. 너와 친구들을 생각해보게 됐으니까. 이번에도 우리 학교에서 바다체험학습보고서를 써오라고 할 텐데. 그 때 너를 다시 만나겠지? 너를 보면 한 약속 꼭 지킬게. 우리 학교가 해양시범학교라서 앞으로 너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되겠지? 그럼 그 때까지 잘 지내. 또 만나자. 바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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