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고위 관계자 "개혁 잘했으나 부정적 측면도"
KAIST 교수"서 총장 성과인정, 명예은퇴 길터야"

KAIST 서남표 총장의 연임에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16일 KAIST 총장 선임과 관련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KAIST 이사회가 총장 선임을 둘러싸고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정부측의 속내가 밝혀진 셈이어서 앞으로의 전개가 주목되고 있다. 그는 "기관장 선임과 관련해 잘한 사람은 계속해야 한다는게 기본 입장"이라면서 "그러나 개혁도 잘했지만 교수와 학생의 반발 등 부정적 측면도 많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결자해지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KAIST 총장 후보선임위원회는 지난 14일 모임을 갖고 총장후보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그런데 선임위원회 구성에서 총 5명의 위원 가운데 3명이 서 총장과 학연 혹은 다른 인연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의 이같은 입장 표명에 대해 서 총장의 연임을 바라는 측은 "KAIST가 침체를 벗고 많은 변화를 했고 개혁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속투가 필요하다"며 "연임이 안될 경우 그동안 이뤄놓은 개혁의 포기로 KAIST의 앞날이 우려되고, 한국 대학들의 개혁도 물건너 갈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한편에서는 "서 총장의 개혁이 일정 부분 성공을 거둔 것은 사실이나 일방적 학교 운영으로 내부 구성원들과 많은 갈등을 빚으며 개혁의 동력이 사라졌다"며 교과부의 연임 곤란 방침을 수긍하는 분위기이다.

KAIST의 한 교수는 "지난 10여년간 총장들이 구성원들의 뜻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들이 임명되며 학교 운영의 자율성이 없었고, 이로 인해 구성원들의 학교에 대한 열정도 바닥 수준인 것이 현실"이라며 "정부에서도 이제는 교수들을 믿고 학교 운영을 맡겨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도록 발상의 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또다른 교수는 "서 총장의 리더십으로 KAIST가 과거의 무기력증에서 벗어나 환골탈태한 것도 사실"이라며 "그 역할이 존경받고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도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른 교수도 "KAIST 역사에서 서 총장의 학교 발전에 대한 이바지는 크게 기록될 것"이라며 "차기 총장이 누가 되든 서 총장의 역량이 KAIST 발전에 활용돼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총장 선임을 위한 이사회가 이달 중 다시 열릴 계획인만큼 그간 KAIST내에는 학교 운영에 대해 구성원들간에 활발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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