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칼럼⑤]글 : 박준택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원장

분석과학은 기초과학의 토대가 되는 분야이다. 최근 강조되고 있는 융합과학인 생명과학, 나노과학, 환경과학 등의 분야 뿐 만 아니라 전통적인 학문 분야인 물리학, 생물학, 화학 등에서도 분석과학은 그 근간이 되고 있다.

특히 분석과학은 새로운 과학기술의 발전을 견인하고 기초과학분야의 세계적인 연구경쟁력을 확보하는 근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더욱이 역대 노벨과학상 수상자의 상당수가 분석과학 분야의 연구를 통해 배출되었다. 1901년 노벨상 수여가 시작된 이후 지난 2009년까지의 노벨상 수상자중 약 20%에 해당되는 총 91명이 분석장비 및 분석기술 개발을 통해 수상이 이뤄졌다.

이중 물리학상이 54명, 화학상이 27명, 생리ᐧ의학상이 10명에 달한다. 이는 대표적인 기초과학인 물리학, 화학, 생리학, 의학분야에서 분석과학기술의 중요성이 지대함을 반증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과학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분석과학은 독립적인 학문분야가 아닌 기존 학문들을 지원해주는 하부구조로 평가되어 왔다.

국내에서의 분석과학기술도 다른 과학기술 분야를 지원하는 분야정도로 여겨져 왔으며, 따라서 국내 분석장비 개발이나 산업화도 미약하기 짝이 없다. 현재 국내에서 활용되는 분석장비의 대부분이 해외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하 기초연)은 설립이후 대형 분석연구 장비를 활용해 대학, 기업, 연구소 등에 각종 분석지원 업무를 수행해 왔으며, 이를 통해 축적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국내 분석과학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차근차근 실현해 나가고 있다. 기초연은 지난해 충남대학교와 공동으로 특화전문대학원인 '분석과학기술대학원(GRAST: Graduate School of Science and Technology)'를 설립해 분석과학기술 및 분석장비 분야에서 연구개발을 통한 인재육성에 나섰다.

또 지난 4월 23일에는 분석과학전문학술지인 'JAST(Journal of Analytical Science & Technology)'를 창간하여 국내 분석과학 분야 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다. 연 2회 발행을 목표로 창간된 JAST는 물리학ᐧ화학ᐧ생물학ᐧ지구과학 등 4개 분야를 대상으로 논문(article), 단문(letter), 분석법단문(technical note), 논평(comment) 및 총설(review)의 형태로 발간되며 매회 10여 편 이상의 논문을 게재할 계획이다.

특히 국내를 넘어 최대한 이른 시기에 SCI(Science Citation Index) 등재를 통해 분석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JAST는 모든 학술지 내용을 영어로만 발행하고 엄격한 논문심사를 통해 오는 2015년까지 KCI(Korea Citation Index)에 등재하고, 이후 2016년~2020년까지 SCI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SCI는 발행 연수 제한이 없기 때문에 SCI 등재가 먼저 이뤄질 수도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SCI에 등재된 학술지가 12,621종에 달하고 국내 학술지도 85종이 등재됐지만, JAST의 발간과 SCI 등재 목표는 분석과학 분야를 육성해 나가는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기초연 설립 이후 22년간 축적된 분석과학 분야의 지식과 경험으로 탄생된 JAST 발간이 우리나라 분석과학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동시에 국내 분석장비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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