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무라 마사오 기자 "원자력은 세계를 지배할 에너지"
"한국 원전 수출 활성화되면 미국 압박 거세질 것…대비해야"

"일본이 한국의 원전 수출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일본도 원전을 팔고 싶었는데, 이번에 일본이 원자력과 관련해 한국에 보기 좋게 패한 것입니다. 베트남 등 여러나라 원전 건설이 예정돼 있는데 반드시 일본이 따내고 싶습니다."

일본 과학기술의 대표적인 전문기자 나카무라 마사오 전력중앙연구소 명예연구고문의 말이다. 나카무라 고문은 1933년 일본 야무구치 현 출생. 요리우리신문사 입사 후 원자력과 환경, 우주개발, 과학기술 전반을 담당하면서 현재 77세 나이에 과학전문 저널리스트로 활약 중이다. 현재 일본 원자력 보도를 이해하는 모임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11일 한국 원자력 기술의 발원지 대덕특구를 찾아 한국 원자력 발전에 대해 "UAE 원전 수출은 한국이 훌륭한 일을 해낸 것"이라며 연신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앞으로 한국이 원자력 발전소 수출 활성화 시대를 맞이하려면 미국의 압박이나 요구에 슬기롭게 대응해야 한다"고 고견을 쏟아냈다.

나카무라 고문에 따르면 한국은 여전히 미국에서 핵무기 보유 가능국으로 손꼽히며 관리되고 있다. 13년 전 그가 미국으로 건너가 직접 세계 원자력 동향에 대해 취재했을 때만 해도, 당시 미국 안전보장 대통령 특별보좌관이 한국을 핵무기 보유가능 대상국으로 분류하며 예의주시 했다.

미국이 핵확산을 우려해 한국 원자력 발전소가 세계에 퍼지는 것을 당연히 꺼려할 것이고, 불보듯 뻔하게 앞으로 한국 원자력 성장에 압력이 생길 것이라고 나카무라 고문은 전망했다.

나카무라 고문은 "세계적으로 한국의 원자로가 사용되면 가장 큰 쟁점은 핵연료 공급의 문제"라며 "2025년 한국이 플루토늄을 연료로 하는 고속증식로 개발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데, 한·미 원자력 협정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런 가운데 나카무라 고문은 여러 난제를 푸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국민들의 일치된 원자력 발전 의지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경우 플루토늄 이용 핵연료 사용을 1974년 인도의 핵실험 이후 미국에 의해 중단 압력을 받았다. 하지만 언론이 일제히 크게 반발하고 정치권에서도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모두 미국에 대항했다. 국민들도 이에 동참하자 결국 1988년 플루토늄을 이용한 고속증식로 개발을 미국 정부가 인정하게 되는 원자력 협정이 체결될 수 있었다.

한국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나카무라 고문이 전망했다. 나카무라 고문은 원자력의 언론 보도에 대해 잘못된 정보제공을 가장 우려했다. 동시에 언론이 국민들의 원자력 인식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언론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현재 일본에서 원자력은 아주 사소한 문제라도 언론에 의해 지나치게 과대포장 또는 왜곡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미디어가 국익을 위해 정확하고 바른 보도를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나카무라 고문은 "원자력은 앞으로 세계를 지배할 유일무이한 에너지"라며 "원자력 에너지가 제대로 세계를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언론이 기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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