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지윤의 한국한의학연구원 연구원

청미래덩굴은 이름만큼 성정은 곱지 못한 것 같다. 줄기에 달린 가시는 가끔씩 내 옷에 상처를 내기도 하고, 손등에 핏자국을 남기기도 한다. 고약한 녀석! 한마디 화풀이하려 돌아보면 동그란 초록잎을 빛에 반짝이며 보드라운 덩굴손을 슬며시 내민다. 많은 생명체가 그렇지만 청미래덩굴은 사시사철 보아도 반가운 녀석이다.

5월이 되면 청아한 연두색의 꽃을 피우는데 수꽃과 암꽃은 다른 나무에서 핀다. 그래서 봄에는 암꽃과 수꽃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고, 여름이 되면 큐틴이 잘 발달된 동그란 잎을 만드는데 봄과 여름이 지나는 동안 청미래덩굴의 잎은 더욱 동그랗게 다듬어진다. 그리고 가을은 자방을 부풀려 빨간 열매를 만드는데, 그 맛이 새콤하니 겨울을 나는 새들의 간식으로 그만이다. 또 이때쯤 청미래덩굴은 겨울을 준비하며 초록색의 덩굴줄기를 단단한 진갈색의 줄기로 만든다.

경남지방에서는 청미래덩굴을 '맹감나무', '망개나무'라 부르기도 하는데, 지금도 의령지방에서는 청미래덩굴의 잎으로 떡을 싸서 쪄낸 '망개떡'이 유명하다. 이렇게 찌어내면 청미래덩굴의 향이 떡에 배어 맛도 더해지고, 쉽게 상하지 않는다고 한다.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수술만 있는 수꽃, 암꽃과
부풀어가는 자방, 새들의 간식 '열매', 뻗어나가는 덩굴손
ⓒ2010 HelloDD.com

청미래덩굴(Smilax china)는 밀나물과의 식물로 속명 'smilax'는 상록가시나무의 희랍 고명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줄기는 마디에서 굽어 자라는 덩굴성 식물로 갈고리같은 가시가 있다.

잎은 윤채가 있는 혁질로 어긋나서 달리는데 길이 3~12 cm, 폭 2~10 cm로 원형 또는 넓은 타원형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5-7개의 평행맥이 발달하며, 탁엽은 덩굴손이 된다.

꽃은 이가화(二家花로) 5월에 피며 연두색으로 산형화서를 이룬다. 꽃잎은 6장으로 뒤로 말리며 6개의 수술과 퇴화된 1개의 암술이 있는 수꽃과 암술대가 3갈래로 갈라지는 암꽃이 따로 핀다.

열매는 둥글고 지름 1cm정도로서 9~10월에 적색으로 성숙하며 황갈색의 종자가 5개 정도 들어있다. 근경은 땅속에서 길게 옆으로 뻗으며 육질이 딱딱하고 불규칙하게 휘어지며, 드문드문 수염뿌리가 난다.(대한식물도감)

청미래덩굴은 한방에서 발계(拔契)라 하는데 금강근(金剛根), 금강골(金剛骨), 산이아(山梨兒), 철훤각(鐵萱角) 등의 이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문헌에 따르면 발계는 맛은 달고 시며 성질은 평이하고 간과 신장에 귀경(歸經)한다.

발계의 효능은 풍(風)을 제거하고 습(濕)을 내리며, 독(毒)을 풀어 몸에 발생된 염증을 가라앉게 한다. 또한 항균작용, 항염작용, 항종양작용의 약리작용이 있다. 그래서 주로 풍사(風邪)와 습사(濕邪)로 인해 팔이 아픈 증상이나 소변이 자주 나오고 오줌이 탁하며 요도에서 고름과 같은 분비물이 나오는 병증에 약으로 처방한다.

또한 청미래덩굴의 잎은 발계엽(拔契葉)이라하고 여름과 가을에 채취하여 생것으로 사용하거나 햇볕에 말려 약으로 쓴다. 발계엽도 발계와 유사한 효능이 있으며, 산후에 바람을 맞거나 차게하면 더 붓는 증상을 치료하고, 부스럼의 빛깔이 밝고 껍질이 얇은 종기를 치료한다.(중화본초)
 

▲ 동그란 잎을 만들어내는 봄날의 청미래덩굴.   ⓒ2010 HelloDD.com

* 위 콘텐츠는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제공하는 것으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의 동의 없이 콘텐츠의 무단 전재 및 배포 등을 금합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