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요람으로 떠오른 지역...부지매각 가능성 높아져

옛 한밭대학교 삼성동 캠퍼스(한밭벤처파크)에 입주해 있는 벤처기업들이 다음달 2일에 있을 부지매각을 위한 입찰이 다가오면서 술렁거리고 있다.

한밭벤처파크는 지난해 7차례에 걸친 부지매각 입찰이 모두 유찰되면서 '벤처기업의 요람'으로 떠오르고 있었으나 이번 입찰에서 매각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입주기업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입찰이 성사될 경우 한밭벤처파크에 입주해 있는 37개 기업들은 자칫 길거리에 나 앉는 신세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특히 이곳에 입주해 있는 기업들은 대다수가 생산시설을 갖추고 비교적 큰 규모의 공간을 사용하고 있는 성장단계의 기업들로 향후 공간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27일 한밭대와 한밭벤처파크에 따르면 내달 2일 부지매각 입찰을 앞두고 대형 건설사를 비롯한 대기업 등 10여개사가 부지매각 입찰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입찰에 응한 기업이 없었거나 입찰에 응했더라도 최저가 이하를 제시해 모두 유찰됐다.

그러나 이번 입찰을 앞두고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했다. 전반적인 경기회복과 더불어 부동산 경기가 점점 살아나면서 대전지역의 요충지라 할 수 있는 있는 이 곳을 호시탐탐 노리는 기업들이 대거 등장했다. 또한 수차례의 입찰과정을 거치면서 한밭벤처파크 부지의 매각가가 하락한 요인도 매각 가능성에 불을 당기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상황이 예전과 달리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한밭벤처파크 관계자들은 입주기업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하는 등 대책마련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만약 입찰이 성사될 경우 한밭벤처파크 입주기업들은 무작정 떠나야 할 형편이다. 한밭벤처파크 입주기업들은 입주 당시 부지매각이 이뤄질 경우 어떠한 조건없이 떠난다는 서약을 학교측과 합의하고 입주했기 때문이다.

입주기업인 C기업 B사장은 "입찰 성사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소식은 들은 바 있으나 대부분의 입주기업들은 입찰이 쉽게 이뤄지겠는가 하는 안도섞인 분위기가 팽배한 상태"라며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감에 따라 이에 따른 대책마련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할 상황인 것 같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표출했다.

또다른 A기업 S사장은 "이곳에 입주해 있는 기업들은 양산시설을 갖추고 큰 규모의 공간을 활용하는 등 성장단계에 접어든 기업이 대다수로 만약 입찰이 성사될 경우 입주기업들은 생산에 차질을 빚는 등 치명적인 손해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입찰 성사 가능성이 점점 높아짐에 따라 한밭벤처파크 입주기업들은 28일 오후 4시 입주기업 사장단이 참가하는 대책협의회를 마련하는 등 향후 벌어질 사태에 대해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밭벤처파크를 운영하고 있는 한밭대학교 창업보육센터도 매각 성사가능성에 힘이 실어지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입주기업의 대처방안을 놓고 적잖은 부담을 안고 있다. 한밭벤처파크 박준병 부소장(한밭대 교수)은 "만약 입찰이 성사될 경우 한밭벤처파크 차원에 입주기업을 위해 도와줄수 있는 방안은 현재로선 전무한 상태"라며 "부지를 낙찰한 기업이 입주기업들이 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충분히 줄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밭벤처파크 부지는 옛 대전산업대 캠퍼스로 활용돼 왔으나 대전산업대가 교명을 한밭대학교로 변경하고 유성 캠퍼스로 이전함에 따라 임시적으로 벤처기업의 집적지로 활용돼 왔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