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이정림 기초연 대외협력부 홍보팀장

우리는 오랜 기간 과학기술의 도움으로 윤택한 생활을 하고 있으며, 과학적 지식이 우리의 삶에 큰 영향력을 미쳐 왔다. 하지만 과학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편리하게 살고 있는지 미처 깨닫지 못한 채 살아왔다. 그저 과학은 재미없고 지루하며 나와는 무관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주변을 돌아보면 우리의 의식주 생활 가운데 과학기술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거의 없다. 과거에는 옷이란 그저 보온을 유지해주거나 외부의 상해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만을 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첨단기능을 강화시킨 수영복 등 운동복이 등장했고 체형교정이나 치료를 담당하는 기능성 옷들도 등장했다. 심지어 음식의 맛을 내는데도 손맛 이외 과학적 데이터와 세밀한 기술력까지 뒷받침되고 있다.

집을 짓는 경우에도 뚝딱뚝딱 지어 집이 되는 시대는 이미 지났고 좀 더 살기 좋고 안락하게 하기 위해 과학기술의 손길이 필요하다. 현대는 바야흐로 자기 '홍보'의 시대이다.

언제부턴가 '홍보'가 우리사회의 중요한 화두가 됐다. 과학자들도 홍보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연구 성과를 잘 포장해 최대한 홍보효과를 창출하려 하고 있다. 과학기술에 있어 홍보가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의 홍보란 생활 속에서 이뤄져야 하며 과학의 역할과 가치에 대한 홍보여야 한다. 어떤 연구 성과물을 일반에 알리고 개발 업적을 알리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과학기술을 홍보하는 데 중요한 점은 '과학은 결코 어렵고 무거운 과제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깨우쳐 주는 것이다.

우리 일상의 모든 원리들은 과학적 사실로 가득하며, 생활 속에 스며있는 과학을 보고 느끼고 즐기며 깨닫는 일들이 얼마나 재미있는 것인지를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단편적인 과학상식을 알리거나, 과학자의 연구업적을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과학기술 홍보는 국민들이 합리적인 사고방식으로 접근해 과학기술을 파악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싶다.

결국 진정한 과학기술 홍보는 학교나 학교 밖에서의 체계적인 과학교육과 밀접하게 관련될 수 밖에 없다. 얼마 전 필자는 영국 에딘버러 국제 과학페스티벌을 비롯한 프랑스 등 유럽의 과학 문화 현장을 돌아보고 왔다.

세계적인 과학축제의 명성에 걸맞게 에딘버러는 도시 전체가 축제장소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행사장, 공원, 박물관 내부, 심지어는 공군 비행장 등 26개 장소에 과학체험 프로그램이 곳곳에 산재해 있었다. 일상에서 과학을 체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 탓이다. 프로그램의 내용도 초등학교, 중학교 과학지식 수준별로 체계적이고 알찬 내용이어서 놀랐다.

프랑스 라빌레뜨 박물관은 어렵고 재미없는 과학이론을 쉽고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첨단 과학기술기법을 이용해 학생들이 직접 만지고 체험하는 'hands on fun' 프로그램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도 풍성한 과학기술 현장을 학생들이 체험을 통해 즐기고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실감케 했다. 국민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바람직한 과학문화를 보다 널리 확산하기 위해서도 과학의 기술의 홍보는 필요하다. 이는 과학적 무지와 편견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길이며, 과학과 일상의 차이를 없애는 가교 역할을 하게 된다.

▲ 영국 에딘버러 국제 과학페스티벌의 체험 전시물. ⓒ2009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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