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 장동마을 축제...1천여명 참가 지역최대 축제로

'정월이라~~ 대보름,지나 칭칭 나네~~' '잡귀들을 몰아내고~~,지나 칭칭 나네~~'

26일 오후 7시쯤. 대전 인근의 충남 금산군 금산읍 양지리 '장동마을'에서는 한바탕 대보름 잔치가 열렸다. 금산지역에서 전래된 것으로 알려진 '지나 칭칭나네'의 가락에 참석자들이 어깨춤을 들썩거리며 밤 늦도록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6회째를 맞은 이번 대보름 잔치는 1천여명의 인파가 몰려 충청권 최대의 대보름 축제로 자리잡았다.

잔치는 길놀이로 시작했다. 땅거미가 지고 어둠이 밀려오면서 다리밟기와 부럼깨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 등이 장동마을 한가운데 공터에서 재현됐다. 장동마을의 노인회관 앞 공터에 '달불놀이'를 위해 마련된 5미터 높이의 거대한 장작더미를 앞에두고 장동마을의 자랑거리인 '나아내풍물단'의 흥겨운 가락이 연주됐다.

이날 대보름 잔치에는 윷놀이, 연날리기, 우금치 초청 씻김춤굿 공연, 디딜방아 놀이, 달불놀이, 달그램뱅이축원놀이, 달마시기대회등이 열렸다. 특히 금산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통민속놀이인 '디딜방아놀이'는 행사를 보기위해 몰려든 각지의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나아내 풍물단' 단원이라고 밝힌 육명균씨(46)는 "장동마을 축제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재현한 민속 축제"라고 소개하면서 "해마다 참가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대보름의 대표적인 잔치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달불놀이를 위해 쌓아둔 거대한 장작더미 주변에서는 부모님의 손을 잡고 오랜만에 나들이를 나온 어린이들이 '불깡통'을 돌리며 즐거운 한때를 가졌다. 어른들도 쥐불놀이를 즐기며 동심으로 돌아갔다.

행사장 옆에서는 푸짐한 대보름 음식이 마련됐다. 장동마을 주민들과 금산군 등 주최측은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돼지머리고기에 막걸리를 내놓으며 대보름의 풍성함을 함께 즐겼다.

이날의 최대 이벤트는 뭐니뭐니 해도 '달불놀이'. 장작과 소나무 가지 등으로 5미터가 넘도록 쌓아놓은 거대한 '달집'이 점화되자 온 마을은 금새 화염에 휩싸였다. 달집을 태우는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하늘에는 미리 준비한 수백발의 폭죽까지 터져 대보름달이 환하게 비친 초 봄의 밤하늘을 발갛게 수놓았다. 대전에서 왔다는 김문석씨(45)는 "지난해 이 행사를 찾은 사람이 소개해 줘서 아이들과 함께 왔는데 상당히 인상 깊은 행사였다"면서 "내년에도 아이들과 꼭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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