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 추병길 한국한의학연구원 선임연구원

경작하지 않는 풀을 우리는 일반적으로 잡초라고 하지요. 우리나라의 산과 들에는 예부터 수많은 잡초가 자라고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수많은 잡초 가운데 일부를 우리 몸을 살리는 한약재로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대덕넷은 한국한의학연구원(KIOM)과 함께 이번주부터 격주로 '잡초e야기'를 시작합니다. 매월 첫째, 셋째주 화요일 마다 독자 여러분을 찾아가겠습니다. 많은 관심부탁드립니다. [편집자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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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소리가 시작되면 '드륵'소리와 함께 정원 곳곳에서 바닥으로 쓰러지고, 내동댕이쳐지는 친구들이 보인다. '지칭개'다. 지칭개는 이런 날을 준비하며 그렇게도 빠르게 열매를 만들었나보다. 지칭개는 한가위가 서럽다.

한가위를 맞아 당당한 모습으로 서있던 지칭개들이 굉음을 내며 다가오는 예초기 앞에서 잔디위로 나뒹굴었다. 내 눈엔 한없이 귀엽고 예쁜데, 게다가 약으로도 쓸 수 있는 좋은 친군데,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그저 거슬리는 천덕꾸러기에 지나지 않나보다. 지칭개가 잔디밭 안에 자리를 잡지 않고 잔디밭 주변으로 있었다면 어떨까? 그러면 솜털같이 부드러운 꽃술을 뽐내며 멋진 울타리가 되어 줄 것을…….

쭉쭉뻗은 몸매로 잔디밭 주변을 아주 뿌듯해 하며 줄지어 서있었을 것 같다. 지칭개(Hemistepa lyrata)는 국화과 식물로 지치광이, 이호채라는 이름으로 불릴 때도 있다. 속명인 Hemistepa는 hemi(반)와 steptos(관)의 합성어인데, 열매 한 쪽 면만 갓털이 달려있어 이런 속명이 붙었나 보다. 종명인 lyrata는 '하프 형태의 큰 꽃'이라는 뜻으로, 꽃봉오리모양은 꼭 하프(harp) 모양을 닮았다. 꽃봉오리가 달린 줄기는 곧게 서고 윗부분에서 많은 가지가 갈라진다.

뿌리에서 나온 잎은 꽃이 필 때 말라 없어지고, 줄기 밑 부분에 달린 잎은 뒷면에 흰색 털이 빽빽하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으며 깃꼴로 갈라진다. 줄기 중간에 달린 잎은 긴 타원 모양으로 잎자루가 없으며 위로 올라갈수록 크기가 작아지며 줄 모양의 바소꼴 또는 줄 모양이 된다. 꽃은 5∼7월에 자주색으로 피고 가지와 줄기 끝에 꽃자루가 없는 작은 꽃이 모인 머리모양의 꽃이 1개씩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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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에서는 지칭개를 이호채(泥胡菜)라고 하며, 전도초(剪刀草)라고도 부르는데, 전초나 뿌리를 약으로 쓴다.

여름, 가을철에 채취하여, 깨끗이 씻어서 신선한 채로 쓰거나 햇볕에 말려서 사용한다. 문헌에 따르면, 이호채는 맛이 맵고 쓰며, 성질은 차가우므로, 열을 내리고 독기운을 없애며, 뭉친 것을 풀어주고 부기를 내려준다.

그러므로 치루·종기·유선염·림프선염·피부소양증·외상으로 인한 출혈·골절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내복시에는 물에 달여 복용하는데, 9~15g을 하루치로 한다. 외용할 때에는 적당량을 짓찧어 환부에 붙이거나, 이호채 달인 물로 환부를 씻어낸다. * 자료참조 - 원색대한식물도감(이창복), 중화본초(중국국가중의약관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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