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세범 교수팀 "9월 첫 선"…최고속도 120km
앞 2개·뒷바퀴 1개 '삼륜차 1인승'

유가가 하늘 높을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가운데 KAIST(한국과학기술원) 자동차기술대학원에서는 에너지 고효율 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세범 KAIST 자동차기술대학원 교수와 진효민 대학원생은 올해 여름 선 보일 것을 목표로 폭등하고 있는 화석연료 사용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석유 대혼란을 대비하기 위한 에너지 고효율 자동차를 개발, 완료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들이 개발중인 자동차 이름은 '제로'. 작년 9월부터 개발이 시작된 '제로'는 환경오염과 에너지 소비면에서 '0'을 지향하자는 의미에서 명명됐다.

현재까지 개발된 사양으로는 석유 5리터에 200~250km까지 달릴 수 있다. 조만간 엔진을 교체해 연비를 더 개선할 방침이다. 일반 소형 자동차와 비교했을 때 5배 이상의 효율을 목료로 한다.

최고 속도는 120km 수준. 오는 8~9월경 개발을 완료해 내년 봄 서울 국제모터쇼에 출품할 계획이다. 최 교수는 "'제로'는 싱글형 자동차로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만들 생각을 했다"며 "같은 곳을 오가는 데 기름을 많이 들여서까지 무리를 주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부담"이라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현재 제로의 '지붕'을 만드는 작업에 한창이다. 이미 기본 구조는 만들어진 상태. 안정성을 높이고, 속도를 최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게를 최소화한 초경량 자동차이기 때문에 충격흡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시스템 개선 역시 추진되고 있다.

◆ 특명 "자동차 무게를 줄여라"

▲차체의 앞 모습, 박스 안은 뒤 모습. 오토바이 엔진을 달아 뒷 모습이 오토바이 같다 ⓒ2008 HelloDD.com
개발에서 가장 중요했던 점은 다름 아닌 자동차의 무게. 최 교수는 "자동차의 무게를 줄여야만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차들은 크기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무게가 클수록 에너지 소비 역시 증가한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최 교수 연구팀은 개발 자동차 구조를 보통 차에서 쓰이고 있는 쇠가 아닌 알루미늄으로 제작했다. 알루미늄의 무게는 쇠의 1/3 정도. 강도가 약한 것이 단점이다. 성질이 물러서 자동차 형상을 제작하는 데도 쉽지 않다.

진 씨는 "강도가 약한 알루미늄을 쓰는 대신 튼튼한 구조로 보완작업을 했다"며 "작은 차의 경우 가장 먼저 의심되는 것이 안전성이지만, 이 차의 경우 그런 의심을 없애기 위한 작업을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제로'에는 안전을 위한 특별한 시스템이 장착된다.

비밀은 바로 범퍼다. 진 씨는 "제로의 경우 위험할 경우, 속도에 맞춰서 범퍼가 튀어나가도록 시스템이 장착될 것"이라며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시간이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바퀴가 세 개다. 무게를 줄이는 효과는 물론, 유선형의 몸체를 만들기에 최적화된 구조다.

최 교수는 "바퀴가 3개이면 타이어와 노면의 저항으로 생기는 마찰력이 적고, 유선형의 몸체는 공기저항을 덜 받아 에너지 효율면에서 좋다"고 말했다. 최 교수팀은 연비를 줄이기 위해 자동차에 오토바이 엔진을 장착해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오토바이 엔진을 장착하면 뭔가 부족하겠다 싶은게 사람들의 생각. 그러나 싱글형 자동차이기 때문에 오토바이 엔진 출력으로도 충분하다는 복안이다. 차의 지붕으로는 탄소 섬유, 카본을 사용할 예정이다. 카본의 경우 슈퍼카, 페라리, 포르쉐 등의 차체에 쓰이는 꿈의 섬유. 가격이 비싼게 흠이다.

진 씨는 "무게를 줄이자는 것도 있지만, 많은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만드는 것은 국민들의 의식을 바꾸기 위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 올 8~9월경 첫 선… "관심 가져달라"

▲'제로'의 완성 모습 ⓒ2008 HelloDD.com
 

최 교수는 올해 여름까지 새로운 형태의 자동차 '제로'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 자동차를 통해 지금까지 실현되지 않았던 새로운 의식의 전환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최 교수의 생각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조건 큰 차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국민들의 의식 전환이 반영된다면 우리가 만든 차 역시 상용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절약'해야 하니까요." '절약'이라는 말이 진짜 솔루션이라는 최 교수. 그는 또 자동차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다른 프로젝트를 곧 시작할 예정이다.

그는 "국가적 프로젝트인 '자동차 공회전 자동제어장치' 개발에 도전할 생각"이라는 말과 동시에 "국민들이 사소한 일에서부터 에너지 절약이 몸에 밸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생각"이라며 "그래야 다가올 에너지 대란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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