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텍 - 한백, 두 반도체장비업체...경쟁관계에서 상호보완관계로

"최근에 영업사원으로 상사출신을 뽑았습니다. 이 경수 지니텍 전대표님의 조언이 결정적이었어요. 이외에도 아이템 선정, 설계기술관련 등에서 많은 도움을 얻고 있습니다."(한백 박재연 사장)

"한백과는 많은 부분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KTB심사역 출신인 박사장에게서 배울 점도 많구요. 두회사가 함께 우리나라 반도체 기술수준을 한 단계·두 단계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지니텍 이경수 전 대표)

대덕밸리 반도체공정장비 생산업체인 한백(www.hanvac.co.kr)과 지니텍(www.genitech.co.kr). 한백은 화합물 반도체 분야에서 MOCVD를, 지니텍은 반도체 웨이퍼 증착장비에서 PEALD, Superfill CVD를 선보여 얼핏 경쟁관계로 보이지만 이 두 업체는 서로 어깨를 두드려가며 '대덕밸리의 윈-윈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박 사장과 이 전대표가 처음 만난 것은 지난 97년초. 사실 처음 부터 '윈-윈'모델로 출발하지는 않았다. 벤처붐이 미처 불기전인 당시만 해도 박 사장은 KTB네트워크 대전지점 심사역의 입장이었고 이 전대표는 회사를 창업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신출내기 CEO로 서로 인사정도만 나누는 정도의 사이.

98년 박 사장이 한백의 부사장으로 영입되면서 두사람의 관계는 대개의 기업들이 그러하듯 서로의 강점보다는 약점을 꼬집어 내는 경쟁관계로 시작됐다. 하지만 이런 경쟁관계는 곧 무너지게 됐다고 박재연 사장은 말한다. "두 회사 모두 현재 하고 있는 기술분야가 워낙 어렵고 게다가 시장진입도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죠. 여기에 두 회사 모두 남들은 생각지도 못한 고난이도의 기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있었고요. 일종의 동질감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두회사는 좁은 대덕밸리 안에서 서로 경쟁하기에는 세계시장이 너무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로를 보는 시각이 바뀐 것도 이때쯤이다. 이경수 전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약점보다는 '우리보다 어떤 점에서 더 나은가'하는 강점을 찾게 되더라구요. 상대 회사의 장점이 있다면 배우고 우리 회사의 장점이 있다면 기꺼이 알려줬습니다."

두회사는 최근 설계 프로그램인 'Pro-E'의 사용에 대해 정례적 미팅을 갖기로 합의하고 올 1월에 그에 관한 구체적 협의를 위한 미팅을 갖기도 할 예정이다. 기술 교류를 위한 미팅을 통해 반도체장비 설계에서 한 발 앞서 있는 지니텍은 풍부한 사용경험과 노하우를, 한백은 다양한 장비에 적용한 경험을 공유할 생각이다.

박 재연 사장은 "지니텍이 크면 클수록 그 경험과 노하우를 나눌 수 있기 때문에 최근 지니텍이 네델란드의 다국적 기업 ASM에 기술수출을 하게 됐다는 소식에 마치 내 일처럼 기뻐했다"고 밝혔다.

최근 이경수 사장에게 바통을 이어받은 박인규 사장도 한백에 대한 오픈마인드를 피력했다. 박사장은 "국제적 기술동향, 해외시장정보 등을 함께 공유하며 성장해 나간다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이것이 바로 윈윈 전략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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