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정읍연구소, 한국형 우주식품 4종 인증서 획득

한국형 우주식품이 우주개발 선진국들인 미국, 러시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 방사선전략기술개발부 이주운 박사팀은 12일 방사선 멸균·식품공학 기술을 접목해 개발한 김치, 수정과, 라면, 생식바 등 우주식품 4종과 한국 전통식품용 포장재에 대한 인증서를 러시아 연방 국립과학센터(SSCRF:State Scientific Center of the Russian Federation) 산하 생의학연구소(IBMP:Institute of Biomedical Problems of the Russian Academy of Science)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러시아로부터 인증서를 받은 우주식품은 ▲우주 등 극한환경에서 장기저장이 가능한 김치 ▲저온(70℃)의 물을 타서 먹을 수 있는 면·스프 혼합 형태의 라면 ▲열량 및 영양소 함량이 높고 기능성이 강화된 생식바 ▲우주인의 식욕증진을 위해 분말형태로 만든 수정과 등 4종이다. 이와 함께 우주에서의 식사 도중 우주선 안에서 국물이 흩날리지 않도록 흡수·압력 평형 기능을 갖춘 전통 발효식품 포장용기에 대한 인증서도 획득했다.

우리나라는 우주개발 선진국들인 러시아와 미국 등 2개 나라에 이어 3번째로 우주식품을 개발·제조해 우주공간에서 실용화하게 됐다. 이번 인증을 통해 우리나라는 고산 씨를 비롯한 우주 과학자들에게 자체 개발·생산한 우주식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 같은 성과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원자력연은 한국 첫 우주인 배출 사업이 결정되기 전부터 우주식품 개발의 필요성을 인식, 선진국들과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식품 개발 연구를 해왔다. 우주공간에서 우주인은 강한 방사선·미세중력과 밀폐된 환경에 노출되기 때문에 음식의 맛을 느끼는 감도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우주인들의 가장 큰 스트레스로 맛없는 우주식품이 꼽힐 정도. 지금까지 개발된 우주식품 대부분은 식품 고유의 맛을 저하시키는 인스턴트 식품이었다.

원자력연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인 김치가 우주인의 소화불량과 장운동 개선에 크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데 착안, 즉시 개발에 착수했다. 김치에 포함된 젖산균이 우주인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이를 비가열 살균처리방법인 방사선 조사기술로 완전 무균화했다. 우주김치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번에 확보한 우주식품 제조 기술은 향후 국가 비상시 구호식량, 군 전투식량 개발에 활용될 전망이다.

이주운 원자력연 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우주식품 개발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우주 등 극한환경에서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기능을 강화한 복합기능형 우주식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