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나들이 7번째 탐방, 유성구 중학생들 생명연 방문

"식물로 천연화장품을 개발하고, 한약재로부터 성장촉진물질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인삼으로부터는 비만억제물질도 만들 수 있지요. 식물은 천연화합물의 무궁무진한 보고입니다." 정혁 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사업 단장이 31일 오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토종식물과 건강'에 대한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 대상자는 유성구 중학생 50여명. 과학나들이를 위해 대덕연구개발특구 연구기관을 찾은 학생들이다. 이날 강연의 핵심 주제는 '식물과 건강의 중요성'. 지구에 서식하는 식물을 모두 활용하면 무궁무진한 연구가 가능하고 건강도 지킬 수 있다는 것이 정 단장의 설명이다.

정 단장은 먼저 전 세계 식물의 현황부터 소개했다. 그는 "지구에는 30만종 식물이 분포하는데 한국에서 성분 효능이 탐색된 식물은 4~5천종에 불과하다"며 "우리나라는 98%의 식물이 아직 연구되지 않아 '무궁무진한 보고'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식물은 살아있는 천연화합물 생산 공장"이라며 "천연물 의약품 100개 중에 절반은 식물이 기원"이라고 설명했다. 조류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도 중국 토착 식물을 활용해 개발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식물을 이용해 식품의약 및 천연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은 결코 녹록치 않다. 연구비만 수천억 원이 드는데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버드나무를 이용해 제조된 '아스피린'도 15~20년 정도의 연구개발 기간이 걸렸다.
 

▲정혁 단장의 강연 모습 ⓒ2008 HelloDD.com

그렇다면 신약은 어떻게 만들어 질까? 먼저 수집된 식물의 꽃 모양을 통해 어떤 종(種)인지 파악한다. 그 다음 표본을 만들고 건조·분쇄 과정을 거쳐 가루를 만든다. 이어 식물 안에 들어있는 수천가지 성분을 물로 끓이거나 알코올 같은 유기용매로 추출해 연구용 시료를 완성한다. 마지막으로 저온에 보관해 인터넷을 통해 나눠서 넘겨주고 연구를 더 해 식품이나 신약으로 개발한다.

정 단장은 독초구별법도 알려 주었다. 불쾌한 냄새가 나고, 식물에 상처를 냈을 때 짙은 빛깔의 유액이 나온다면 그 식물은 독초라는 것. 정 단장은 대체적으로 맛을 보고 혀끝이 타는 것 같은 자극을 느낀다면 그것은 필시 독초라며 주의하라는 말을 전했다.

그는 또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으로 옻을 꼽았다. "몸이 허약하고 소화가 안 되는 사람이 옻닭을 먹으면 낫는다는 설이 있는데, 옻을 자주 먹으면 오히려 독한 성분 때문에 간이나 콩팥이 손상입기 쉽다"며 "가능하면 먹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 한 학생이 손을 번쩍 들었다. 옻닭을 먹기 전에 무슨 약만 먹으면 상관없다는 내용을 들었다는 것이다. 이에 정 단장은 "약을 먹는다는 것 자체가 해로운 독물임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가능하면 약은 안 먹는 것이 좋다"고 했다. 오히려 그는 "몸이 허약할 때는 옻닭을 찾기 보단 운동 등 다른 노력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연에 이어 학생들은 생명연 홍보관, 유전체 의학연구센터 등을 찾았다. 서동철 생명연 홍보협력실 직원은 홍보관에서 학생들에게 생명연의 역사와 현황, 발전 전략 등을 설명했다. 또 학생들은 유전체의학연구센터를 찾아 대장균 추출 실험 장비, 유전자 염기서열 자동결정장치 등 실험시설을 견학했다.

▲대장균 추출 실험 장비를 보고 있는 학생들 ⓒ2008 HelloDD.com

▲생명연 과학나들이 단체사진 ⓒ2008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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