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문화,역사에 대한 이해 필수...베이징 올림픽 特需 열차를 타야

중국에 대해 우리는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 그런데 아는 것이 힘이라고는 하지만 잘못된 상식은 거꾸로 독이 되기도 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준비가 시작되며 올해와 내년은 우리에게 커다란 기회가 될수 있다. 물론 제대로 준비해야 하며 기회를 놓쳤다가는 두고두고 후회하며 중국의 성장은 우리에게 큰 위협요인이 될수 있다.

중국과의 비지니스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잘못된 중국에 대한 상식을 버려야한다. 이번 중국 여행을 통해 보고 느낀 것을 몇가지 적는다.

◆ 중국인의 기질로 이야기되는 '만만디'란 말은 맞는가

중국인은 게으른가 또는 마냥 여유로운가. 결론은 아니다이다. 일부는 그렇지만 대다수는 매우 부지런하고 속도를 중시했다. 청두의 아침은 어스름이 가시지 않은 오전 6시부터 시작된다. 이른 시간임에도 거리는 자전거를 타고 등교, 출근하는사람들로 붐빈다.이른 아침이면서도 여유는 없다. 한 발이라도 먼저 가려고 서두는 모습이 역연하다. 뒷골목 시장도 어둠이 가시기 전인데도 분주하다. 한적한 시골을 지나다보면 찻집에서 마작이나 트럼프를 하는 모습들이 자주 눈에 뜨이기는 한다. 하지만 대다수 중국인들은 몸동작이 빠르다. 특히 돈에 관계된 것이라면.

◆ 한자는 우리가 정통파인가

중국에 가면 모르는 한자 투성이다. 뜻으로보면 분명 그 글자인데 모양은 영 아니다. 예를 들어 사람인자가 두개인 'ㅆ'이란 글자가 있다. 이 글자는 따를 從의 약자. 사람인이 세개인 글자는 무리 衆의 약자이다. 이외에도 우리가 모르는 글자가 한 두자가 아니다. 지금까지 일부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약자들은 한자의 변형이고, 원형을 쓰는 우리가 전통을 지키는 것인양 생각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한자를 발명한 중국의 입장에서보면 한국이란 나라는 이미 사라져 없어진 수백년전의 古語가 아직도 살아움직이는 구태의연한 나라로 여겨질수 있다. 마치 우리가 1940년대의 풍습을 지니고 있는 연변의 조선족에서 옛 정취를 느끼듯.

일부 식자들은 이야기한다. 중국이나 일본이 한자를 변형시킬수 있었던 것은 한자에 대한 기본 원리를 알았거나 변형시킬수 있는 융통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는 획수 하나라도 고치면 큰 일나는지 알고 변형을 못시켰다고 말한다. 지금이라도 중국의 간자체를 공부해야 한자를 아시아 공통의 유산을 제대로 활용할수 있다고 이들은 지적한다.

◆ 지방을 중시하는 나라

중국 서부탐방 여정의 첫 발길이 닿은 곳은 청두에서도 2시간여 떨어진 삼성퇴 박물관. 4천년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유물이 발굴된 곳이다. 이곳은 우리로 치면 깡촌이지만 멋진 박물관이 있다. 유물은 현장을 떠나면 생명력을 잃는다는 원칙에 따라 중국은 반드시 발굴지에 박물관을 세우고 여기에 진본을 비치해둔다. 최고급은 중앙 박물관으로 보내고 모조품만 비치해두는 우리의 행태와는 정반대. 때문에 지방에 있지만 박물관은 살아움직이는 맛을 준다.

지방 중시 사상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삼성퇴 박물관 외에도 두보초당,도강언,낙산대불 등등의 유적지에는 국가 지도급 인사들이 꼭 들르고 흔적을 남긴다. 지역에 있다보니 지역민들도 이를 아끼고 다듬어 항상 정결하게 단장돼 있어 관광객들을 더 불러 모은다. 국가 전체를 하나의 생명체로 보면 머리만 큰 가분수의 생물체는 오래 살수 없다. 사지가 튼튼해야 몸도 지탱되고 다양한 활동도 할수 있다. 중국의 오지인 사천성은 결코 한국의 지방처럼 소외된 지역이 아니었다.

◆  전통이 살아 숨쉬는 나라

삼성퇴 박물관에 이어 들른 곳은 베이징의 경극과 비견되는 사천성 특유의 천극(川劇) 공연. 얼굴 가면을 감쪽같이 바꿔쓰는 변검으로 유명하다. 이곳에서는 변검 외에도 전통 인형극과 손그림자 놀이, 전통음악 등등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20대에서 60대의 다양한 연주자와 관객들을 보며 전통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현대적인 건물이 쑥쑥 세워지고 있는 가운데 도시 곳곳에는 전통 문화유적들이 기품있게 자리잡고 있다. 두보초당이나 무후사 등에는 관광객 외에도 많은 중국인들이 이곳에서 태극권이나 체조를 하거나 음악을 연주하는 등 전통의 향내를 맡으며 살아가고 있다.

◆ 중국의 또다른 힘을 보여준 인민광장의 춤판

중경시 인민대회당 앞의 인민광장은 밤이 되면 새롭게 살아난다. 비가 오는 날을 제외하고 매일 밤 8시부터 1시간 반동안 중국 최대의 춤판이 매일 벌어지기 때문. 1997년 이래 시작된 춤판은 축구장 두 개 정도 넓이의 인민광장을 가득 채우며 진행된다. 동호회별로 각기 자리를 차지해 대형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에 따라 집단 율동을 벌인다. 40대 여성들이 주를 이루지만 남녀노소가 하나가 돼서 즐긴다. 젊은이들도 한 쪽을 차지하고 훨씬 몸동작이 활달한 춤을 춘다. 이러한 광경은 사천성 곳곳에서 볼수 있었다. 시민들을 위해 마련된 20평 넓이의 공간만 있으면 사람들이 와서 녹음기를 틀어놓고 태극권 등을 즐긴다. 사람들이 자신들의 건강을 챙기는 것도 그렇지만 시민들이 공동으로 즐길수 있는 것 하나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의 기반이 탄탄하다는 것 아닐까.

◆ 세계 고고학계에 충격파 던진 삼성퇴 박물관의 미스터리

1980년대에 대략적인 발굴이 끝난 삼성퇴 박물관은 중국사에 새로운 미스터리를 던져주고 있다.  4천년전의 유물이라지만 너무나 표현이 생생하고 지금 보아도 디자인 감각이 전혀 뒤떨어지지 않기 때문.  중국 어느 민족과도 닮지 않은 모습이나 새를 하늘로 오르는 매개체로 생각한 것 등은 도대체 이들의 정체가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에 의문을 낳고 있다. 이에대해 중국 유적지를 10년 가량 돌아다닌 영산대 김영수 교수는 말한다. "중국의 황하 문명설이 삼성퇴 유적 발굴로 크게 수정됐다. 長江 문명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 장강 문명의 주인공이 누구인지에 대해 아무도 모른다. 수수께끼를 푸는데 이 단계에서 한국 역사학계의 동참이 요구된다.장강 문명이 동아시아 공통의 소산으로 되어야하는데 중국만의 연구로 진행되면 우리는 여전히 주변국으로 남게된다."

◆ 중국 비지니스 어떻게할 것인가

급하면 돌아가라. 중국과의 비지니스에는 끈기가 요구된다. 아울러 필요한 것은 중국 문화와 역사,전통에 대한 이해. 삼국지나 두보의 시,사마천의 사기 등을 비롯한 고사를 인용하고 역사 유적지 탐방 경험을 이야기하면 이야기가 의외로 쉽게 풀린다고 말한다. 중국인에게 가격,품질,납기,기술이전 조건 등을 놓고 티격태격하기 보다 쉬는 시간에 중국 문화,역사에 대해 깊은 이해심을 보여주면 동질감이 형성된다는 것. 때문에 중국 비지니스를 하면서는 일정을 빡빡하게 짜지말고 가는 기회에 꼭 유적지 등을 들르고 중국 관련 서적을 평소에 많이 읽어두라고 말한다. 전문가가 주최하는 중국 문화탐방을 권하고 싶다.

한국내에서 대표적인 중국통 학자 가운데 한 명이 영산대 김교수. 10년전부터 매년 두차례 정도 지인들과 중국을 찾았다.올 여름에는 중국의 북경,천진,남경,서안,낙양,성도,상해,소주,항주 등등 중국의 역대 도읍지를 둘러보는 여정을 계획하고 있기도 하다. 중국을 이해하려면 현대 중국을 받치고 있는 문화와 역사에 대해 알아야 하고 이것이 대중국 비지니스 성공의 기본이라는 것이 중국통들의 조언이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