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혁씨, 고가의 청동거울 소장...약기운 때문에 '분실'

'너무도 허망하게 끊어진 마지막 희망.' 대덕밸리에 살면서 암으로 투병중인 김민혁씨와 그 가족들(부인과 딸)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김씨가 겪은 또 다른 '슬픈 사연'이 있어 심금을 울리고 있다.

김씨는 사업이 한창 번창하던 수년전 비즈니스관계로 여러차례 중국을 오갔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중국에서 작은 불상 2개와 청동거울을 구입해 소장해왔다. 김씨는 이 가운데 불상 2개는 당시 국내박물관에 무상기증하고 청동거울은 집안 구석에 보관해왔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청동거울을 잊고 살았다.

그러다가 만난 것이 IMF. 김씨의 회사는 그당시 많은 기업이 그러하듯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속절없이 쓰러졌다. 그후 회사, 건강 등을 한꺼번에 잃었다. 물론 그때 기업은 파산선고를 맞고 가정은 풍비박산이 났다.

자신은 그렇다 해도 아내와 딸에 대한 미안한 마음은 떨칠 수 없었다. 심지어 가족들이 앓는 병(아내는 골다공증, 딸은 천식)이 자신으로 인한 것이라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다. "나야 이대로 며칠을 굶고 죽으면 그만이지만 저 어린 핏덩어리와 선한 아내는 어떻게 험난한 세상을 살아갈 것인지......."

그러던 중 까맣게 잊어버렸던 청동거울이 생각났다. 검증작업을 거치지는 않았지만 '세계 최초의 청동거울'로 밝혀질 경우 적게는 1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이상을 호가할 수 있다고 불현듯 뇌리에 스쳐갔다. 실낱같은 희망이 보였다.

바로 지방 모 신문사에 청동거울을 갖고 있다고 제보했고 기사화도 됐다. 기사가 나가고 며칠이 지나갈 무렵 서울의 모 방송국에서 청동거울을 보고 싶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청동거울의 진가를 확인받을 수 있게 됐구나'하는 생각에 해당 방송국 기자를 만나기 위해 서울로 올라갔다.

하지만 워낙 많은 양의 약을 복용해 오던 김 씨의 상태는 온전하지 못했다. 그만 청동거울을 지하철에 두고 내려 버린 것. "

서울역 대합실에 앉아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금새 담담해질 수 있었습니다. 그것으로 많은 돈이 다시 들어왔더라면 우리 가족들이, 특히 우리 딸이 지금 제가 느끼는 작은 정성의 소중함을 알 수 없게 됐을테니까요."

도움 주실분 : 대덕밸리벤처연합회 '이웃사랑' 계좌(하나은행 679-003719-00804, 예금주 : 대덕밸리벤처연합회 '이웃사랑')

문의 : 대덕넷 김영중 기자 016-411-2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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