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날 1백여만원 모여...수년간 김씨 지켜봐온 박희윤 전민동장 '추천서'

김민혁씨의 기사가 나간 첫날인 18일 하루에만 총 1백36만원의 거액이 대덕밸리벤처연합회 '이웃사랑' 통장으로 입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많은 대덕밸리인들이 김민혁씨의 사연에 '이런 사람도 있구나!'하며 그와 그의 가족들을 돕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대덕밸리의 한 벤처기업인은 "그의 인생은 한 편의 파란만장한 드라마같다"며 "우리 대덕밸리인들이 힘을 모아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를 그의 삶의 짐을 덜어주는데 동참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대덕넷은 이에 수년간 김민혁씨를 지켜봐오며 그를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는 박희윤 전민동장으로부터 그의 현재 심정과 가족들의 생활상을 들어봤다.

박 동장의 추천서에 의하면 그의 아내는 '골다공증'으로, 딸아이는 '천식'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아내는 삶의 모습이 부끄러워 박 동장 앞에도 잘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박 동장은 "김민혁 씨는 올바르게 그리고 매우 인간적으로 인생을 살아왔습니다. 그의 삶을 단지 실패한 인생이라고 비웃을 수만은 없습니다. 설령 그가 과거에 올바르지 않게 살았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그는 우리가 도와줘야 할 대상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한편 대덕넷은 이번 김민혁씨 돕기 계좌를 이번 달 말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도움 주실분 : 대덕밸리벤처연합회 '이웃사랑' 계좌(하나은행 679-003719-00804, 예금주 : 대덕밸리벤처연합회 '이웃사랑')

문의 : 대덕넷 김영중 기자 016-411-2767

다음은 박 동장이 보낸 추천서의 전문.

◆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으로 함께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전민동 주택지에서 부인과 외동딸과 함께 쓸쓸히 사글세방 어두 컴컴한 방에서 거주하는 우리의 이웃 김민혁 씨를 도와줄 수 있도록 사랑의 손길을 보내 주시기를 바랍니다.

관내에 어려운분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이분에게는 정말 이웃의 사랑이 더없이 필요하고, 위로가 필요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땅에 떨어진 듯한 낙심과 좌절속에서 이분이 용기를 얻고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너무나 비참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태어나 학업을 포기하지 않고 갖은 고난을 겪으며 독학으로 중고교과정을 마치고, 홍익대학교 동양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후 국내 유명화가(고 김기창화백이라고 함)의 수제자로서 입문하여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인전을 갖기도 하는 등 부와 명예를 얻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너무나 미술계의 세계가 험난하여 다시 반도체공부를 하였답니다. 한때는 삼성전자의 부장으로 일하다가 벤처기업에 뛰어들어 CEO로서 성공신화를 이룩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IMF가 발생하자 경영부분의 잘못으로 일시에 회사가 도산하는 바람에 회사도 뺏기고, 살던 엑스포아파트도 뺏긴 채 빚더미에 앉아 거리에 나앉는 신세로 전락하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번째로 법원의 파산선고자가 되었습니다.

그간의 고생과 고통 그리고 쇼크로 몸은 망가질대로 망가져 폐암3기로 을지병원의 의사와 보건소의사의 말대로 이제 주검이나 다름없다고 합니다. 가족으로는 10살 연상인 아내가 골다공증을 오랜세월 앓아왔고 딸마저 천식에 걸려 가정은 완전 암흑 그 자체인 것입니다.

제가 수차례 방문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우며, 친구가 되어주고 무슨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김민혁씨의 건강을 회복시키겠노라고 계속 권면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딸은 훌륭하게 건강하게 키워 주겠노라고 위로도 해주고있습니다. 당신이 세상을 뜨면 당신의 장례를 내가 책임지고 지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위험천만한 생각은 하지말자고 다그칩니다.

현재 김민혁씨 가정은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책정돼 기본적인 생계비로 겨우 생활하고 있으며 주위의 온정의 손길은 동사무소와 문지교회의 약간의 도움뿐입니다. 집세가 밀리고 병원비가 없어 쩔쩔매고 때거리가 없어 끼니조차 굶는 그런 가정입니다. 그리고 김민혁씨는 식사도 거의 못하고 미국에 가있는 친구가 보내주는 독한 약을 먹고 근근히 하루하루 생명을 유지한다고 합니다. 지금상태는 정신이 혼미하여 걸음걸이도 바르지 못하고 낙심속에서 하루하루 버텨가는 그런 분입니다.

이분의 삶이 실패한 인생이라고 비웃을 수만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분에게 다시 한번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최소한의 희망만이라도 줬으면 합니다. 그래서 이 나라를 위해 이 사회를 위해서 헌신봉사할 수 있도록 우리 이웃분들이 관심을 갖고서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천재같은 두뇌의 소유자로서 예능분야, 반도체분야에서 다시 한번 이 나라에 기여할 수 있도록 힘의 중지가 필요합니다.

저는 최선을 다해서 이분을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암센터병원장에게 모시고가서 진료를 부탁할 계획입니다. 과거의 생활이 어떻든 모든 것은 떨쳐버리고 현실속에서의 어떠한 분들보다도 정말 불쌍한 이러한 분에게 사랑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진정 더불어가는 밝은 사회가 만들어 질 겁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입니다. 꺼져가는 등불을 다시 세워줄 수 있는 우리의 이웃사랑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물질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더욱 필요한 것은 우리들의 관심과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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