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웹진, 글 : 편집부

◆ 폴리우레탄 폼(foam)?, 신택틱 폼(Syntactic form)?

'돼지 오줌보, 천연가죽, 가죽과 폴리우레탄의 성공적 결합, 인조가죽, 스펀지형태의 폴리우레탄 폼(foam), 신택틱 폼(Syntactic form, 기포가 들어간 합성소재)은 어디에 쓰였던 소재일까?'

바로 4년마다 전 세계인들을 열광케 하는 월드컵, 그리고 월드컵의 또 다른 스타로 주목받는 공인구에 사용된 소재들이다.

1994년 미국 월드컵 당시 골키퍼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었던 공인구 '퀘스트'는 일반 공기가 미세거품 형태로 들어간 폴리우레탄 폼 소재를 사용해 반발력을 증가시켰고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는 반발력이 더 뛰어난 신택틱 폼을 적용한 공인구 '트리콜로'가 등장했으며 2002년 한·일 월드컵 공인구 '피버노바'에도 사용되었다.

단순한 경기수단이었던 축구공의 존재가치가 골이 줄어들던 월드컵의 흐름을 뒤바꾸면서 축구 경기의 주요 변수로 등장한 것이다.

아니 축구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주인공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축구공 뿐 아니라 기능성 소재를 사용한 전자제품, 옷, 화장품, 음식 등도 우리들의 일상생활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단순한 소재였던 존재가 상상 가능한 미래를 실현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에너지기술 분야에서도 소재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면서 유쾌한 반란을 꿈꾸고 있다.

◆ 소재 연구의 유쾌한 반란

그렇다면 소재 연구의 유쾌한 반란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능재료연구센터는 어떤 곳일까? 어떤 기능을 가진 재료들을 연구하고 개발할까?

우선은 ‘기능재료’라는 명칭을 쓰는 이유부터 살펴보자. 예전에는 재료분야를 금속재료, 세라믹 재료, 고분자재료로 구분했다.

이러한 구분은 그 재료를 구성하고 있는 화학원소와 그 화학원소들이 결합되어 있는 방식을 기준으로 구분한 것인데 요즘은 재료를 기능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다. 그래서 대학에서도 금속공학과 또는 세라믹공학과와 같은 구분이 없어지고 재료공학부로 통합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추세로 기능재료연구센터는 1997년 에너지재료연구실에서 기능재료연구실로 분리되어 기능재료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물질에 대한 근본적인 연구라 볼 수 있는 기능재료연구는 세상에 존재하는 재료만큼 그 연구 분야가 매우 다양하다.

특히 에너지기술 분야에서 기능소재가 차지하는 부분은 단열재와 내화물이 주가 되었던 과거와 달리 에너지절약기술의 핵심에 기능소재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이 수행하고 있는 연구와 목표에 대한 설명을 듣다보면 에너지기술의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일들이란 사실에 놀라게 된다.

우선 그들이 수행하고 있는 몇 가지 연구를 살펴보면, '혼합기체에서 원하는 기체만 제거할 수 있는 흡착로터 개발 연구'는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는 로터(Rotor)와 건물을 환기할 때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제습로터 및 전열교환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체-기체, 혹은 액체-액체를 분리할 수 있는 무기질 다공성 분리막 개발 연구'는 화력발전소 배가스로 부터 이산화탄소 분리, 바이오에탄올로부터 수분을 분리할 수 있게 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또한 '천연섬유를 보강재로 사용한 고분자 복합소재 개발'은 기존의 유리섬유 보강 복합소재(FRP)보다 가볍고 높은 강도를 지니며 폐기물도 적게 발생하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자동차, 항공기 등의 내외장재로 사용함으로써 연비를 크게 개선시킬 수 있다.

이 외에도 LED분야에서 자외선 여기 형광체를 개발하여 자연광에 가까운 백색 조명 기술을 실현시킬 수 있으며 냉·난방 에너지의 55% 이상을 상업·공공부문에서 소비하는 우리나의 경우, 환경 친화적이고 에너지효율이 높은 단열재를 필요로 하는데 인류가 만든 고체 가운데 가장 가벼운 소재인 에어로젤(Aerogel)과 고온과 초저온에서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퍼라이트 중공체(Perlite hollow sphere)를 사용하여 이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들이 만들어가는 이 유쾌한 연구들을 '물질과 사람이 만드는 다양함'이라고 표현하는 여정구 연구원은 기능재료연구센터가 그동안 보여주었던 연구성과에 대해서도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우선 세계적으로 처음 성공한 기술로 인정받고 있는 메조프로스 제올라이트를 허니컴으로 성형하는 기술을 탄생시켰습니다! 그리고 석탄가스화복합발전시스템에 꼭 필요한 기능성 소재인 탈황제를 개발,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의 배가스로부터 이산화황을 효율적으로 제거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국의 에너지 기능소재 연구개발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최고의 두뇌 집단'이라고 표현한 장보윤 연구원은 기능재료를 "무엇이든 실현할 수 있는 슈퍼재료가 아닐까요?"라며 반문한다. 그리고 그 슈퍼재료가 새로운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믿고 있다.

"예를 들자면, 강도와 경량성, 내열성, 전기전도성을 동시에 가지는 복합소재로 자동차를 만들어 연비를 향상시키거나 자동차 내부에 무거운 전선을 배선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오겠죠! 무기질 단열재의 사용이 의무화되어 화재 발생 시 유독가스의 발생에 의한 위험성도 없어지고 벽지, 커튼 혹은 벽돌이 오염공기를 정화시킬 것 입니다.

건강에 도움을 주는 향기까지 내뿜지 않을까요? 그리고 손톱크기의 칩 안에는 통신, 프로세스, 저장, 외부변화 센싱 등을 수행할 수 있는 기능성 재료가 만들어지겠죠! 아! 또 있는데~~ "라며 끊임없이 유쾌한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갔다.

에너지 분야에 사용되는 기능재료의 범위가 매우 다양한 만큼 연구에 어려움도 많다고 한다.

그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조철희 박사는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일반적으로 재료는 원하는 특성이 나오지 않으면 목표의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옵니다. 실험장치를 구성해 놓고 한 번에 실험 데이터를 얻지 못하고 며칠에 걸쳐 하루에 하나씩 시편을 제조하면서 그 성능을 측정해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구요. 그리고 매우 민감한 연구입니다. 그래서 연구결과가 원료의 구입처에 따라 아니면 실험자의 특성에 따라 좌우될 때가 있어 힘들기도 하죠."라고 털어 놓았다.

매달 세미나를 열어 자신이 연구하는 분야를 설명하고 조언을 구하도록 하고 있는 기능재료연구센터는 다른 연구원의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김홍수 센터장은 PBS 시스템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모든 일에 열정적인 센터원들에게 '만능 연구원'이라는 칭호를 붙여주고 싶다며 고마운 마음을 '기능성 알콜'로 전하겠다며 웃음을 지었다.

소재 분야의 연구비가 다른 시스템 분야에 비해 적은 현실에서, 아직도 소재는 외국에서 수입하는 것이 낫다는 편견에서, 유쾌한 반란을 꿈꾸며 스스로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반란(?)이라 불릴 만큼 소재가 기술의 중심에 서서 에너지기술 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시대를 만들어 가겠다"라는 굳은 의지를 표현한 김홍수 센터장은 "조만간 기능재료연구센터의 연구결과가 각광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그리고 묵묵히 연구에 정진하는 센터원들에게 고마움을 한 번 더 전하고 싶다"며 진심어린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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