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8일 대전경제포럼서 성공기업의 특징 '강연'

"TV에 소개되는 우수 기업도 몇 년 지나면 절반이 살아남질 못한다. 기업이 장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준수할 규칙이 있다. 성공 부등식을 철저히 지키고, 윤리와 환경을 중시해야 한다."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의 말이다. 한근태 대표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전임교수 및 환경경영연구소장 등을 겸임하고 있는, 국내 기업 컨설팅 전문가로 잘 알려진 인물.

한 대표는 8일 오전 유성호텔에서 열린 '제75차 대전경제포럼 조찬세미나'의 강사로 나서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하여'란 제목으로 강연했다.

한 대표는 강연의 첫머리에서 "장수기업은 분명 나름의 특징을 갖고 있다"고 정의하고 "무조건적 성장이 아닌, 제대로 된 성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세미나에 참석한 기업 CEO들에게 먼저 '성공 부등식을 지키라'고 강조했다. 상품을 생산하는 원가보다 판매가격이 높아야 하며, 판매가격 보다는 고객만족, 즉 제품의 가치가 높아야 한다는 이론이다.

한 대표는 "간단한 것 같지만 실제로 지키기 어려운 조건"이라며 "제록스 등 굵직한 기업도 이런 원칙을 지지키 못해 시장에서 사라져갔다"고 평가했다. 제록스는 세계 최초로 복사기를 개발한 업체. 그러나 시장을 독점한 결과, 불필요한 기능을 추가하고 고가격 정책을 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가격만큼의 만족을 주지 못했고 결국 캐논 등 일본 업체에 밀려 시장에서 사라졌다. 반면 원칙을 철저히 지켜 장수에 성공한 기업도 있다.

듀폰사는 세계 최초로 나일론을 개발했지만, 적정가격의 2/5 수준으로 시장을 공략했고, 후발업체의 추격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다.

한 대표는 "원가보다 높은 가격을 받는 것은 생산성의 싸움이지만, 제품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상상력의 싸움"이라고 정의한 후 "국내에선 새우깡으로 유명한 농심 등이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業 개념을 명확히 하라"…윤리·환경경영, 인사관리 체계강화 '필수'

한 대표는 이어 "항상 고객을 생각하고, 업(業)의 개념을 확고히 정비하라"고 충고했다. 택시 운전사의 가장 큰 경쟁상대는 예상외로 '찜질방'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리운전, 버스 등 교통수단이 아닌 목욕사업이 경쟁업으로 떠오른 것. 이는 늦은 시각 집으로 돌아가려는 고객들을 찜질방이 흡수하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구겐하임 박물관 역시 마찬가지다. 적자를 거듭하던 구겐하임 박물관은 경쟁상대를 놀이공원, 영화관 등으로 잡고, 적극적은 마케팅을 편 결과 흑자운영으로 돌아설 수 있었다. 한 대표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알고, 내가 할 일을 명확히 정의한다면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며 "스스로 '고객과 경쟁자, 그리고 업에 대해 항상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비법도 소개했다. NPS(순추천 고객지수) 라는 방식으로, 고객이 제품을 구입한 후, 이를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지 여부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이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할 때, 산업전반적으로는 -수치를 달리고 있다는 것이 한 대표의 설명.

그는 "성장하는 기업은 50~80정도의 지수를 보이며, 평균 기업은 5~10정도"라면서 "NPS지수가 12포인트 향상되면 회사는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대표가 전한 것은 윤리·환경 경영을 강화하라는 것. 기업 CEO가 도덕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모든 사원에게 공평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을 예로 들며 "직원들과 식사 한번을 해도, 회사 비용을 사용하지 않는 모범을 보였기에 지금의 유한킴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대우그룹 부장 1명이 회사 공금을 유용한 것이 발각돼 퇴직됐지만 1년만에 복직된 사례가 있다"며 "이럴 경우 직원들은 '비윤리적 행동을 해도 1년 후면 돌아온다'는 사고를 갖게 된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인재 활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어느 회사나 우수 인재가 있다. 이런 인재는 보통 '문제점이 있는 부서'에 배치한다. 소방수로 활용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성장하는 기업은 인재를 '기회'가 있는 곳에 배치한다.

세계적 사회학자인 피터드러커도 "문제해결은 손해를 막을 뿐 성과와 성장기회를 만들 수 없다"고 정의했다.

한 대표는 피터드러커의 말을 인용하며 "과거 대우는 직원을 출신학교 기준으로 구분한 반면, 삼성, 현대 등 우수기업은 실력위주 인사를 폈다"고 전하고 "경력 위주로 사람을 구분하지 말고, 마케팅, 영업경력 등 다양한 현장경험을 쌓았는지도 꼭 확인해야 한다"고 첨언했다.

마지막으로 한 대표는 "제자리걸음 하고 있는 기업은 결국 도태된다"며 "지속적인 성장도 기업이 장수하기 위한 중요조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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