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이노폴리스포럼 출범…손경식 회장, 3만 달러 시대로 가는 법 '설파'

"한국경제는 앞으로 10년이 중요하다. 현재의 경제 구조로는 안 된다. 기초과학을 강화하고, 국제화에 주력하는 등 '혁신'을 꾀할 때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전하는 '국민소득 3만 달러 만들기' 비법이다. 대덕연구개발특구의 나아갈 바를 국가 의사결정자급 인사들과 논의·협력하기 위한 '대덕이노폴리스 포럼'이 26일 출범했다.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와 대덕클럽이 공동 진행하는 이 포럼은 사회 각계각층 지도자들에게 특구의 중요성을 전하고, 나아가 특구의 의견을 적극 반영되게 하는 커뮤니케이션 역할 맡게 된다.

첫 번째 포럼의 강연을 맡은 손 회장은 이날 과학기술 창조의 전당에서 "국민소득 3만달러는 돼야 살만한 나라"라면서 "한국경제가 거듭나려면 현재의 경재구조부터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제 살리기, 투자부터 강화해야…"설비투자 활성화 위해 규제 단순화 힘쓰라"

손 회장은 "한국경제가 3만달러 시대로 돌입하기 위해 먼저 '투자' 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자가 확대돼야 고용이 창출될 수 있으며, 이것이 소비와 재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로 발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손 회장은 현재 경제성장률 둔화의 원인을 투자 설비 감소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국내 설비투자율이 급감하고 있다.

80년대 12%에 달하던 투자율이 90년대 8.7%로 내려갔으며, 2000년대 들어서는 1.2%까지 추락했다. 그는 "다행히 2005년부터 투자가 조금씩 늘고 있다"며 "2005년 5.6%, 2006년 와서는 7.5%까지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2007년 5.7%로 다시 줄어드는 현상을 보여, 관련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실제로 국민소득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증가하는 과정에서 일본의 설비투자율은 8.8%에 달했으며, 싱가폴은 10%에 달했다. 또, 2만달러에서 3만달러까지 성장 과정을 겪은 아일랜드는 10.4%의 설비투자율을 보였으며 싱가폴은 10.8%, 일본은 7.4%였다.

손 회장은 투자 악화의 요인에 대해 브릭스(BRICs), 베트남, 터키 등 경쟁국가가 늘어 소비가 증가했으며, 인건비, 물류비, 노동생산성 등 체산성 약화되고 있어 투자자가 나서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이어 그는 "내수 경기 부진과 투자자의 발목을 잡는 규제가 문제"라며 "신진 관광국 '두바이'도 규제 해소를 통해 해외 투자를 강화해 나갔다. 우리도 두바이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 국경없는 전쟁시대…"기초과학 강화, 중소·벤처기업 육성으로 경제체계 바꿔야"

손 회장은 "대학의 기초연구를 강화하고, 중소·벤처기업을 위주로 경제체계를 변화해 나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중소기업이 약한 것이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며 "작은 기업만의 창조성을 갖고 나름대로의 경쟁력 갖춰야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국내 소비가 감소하는 문제에 대해 의료, 교육, 관광 등의 사업을 육성해 해외소비를 국내소비로 전환하고, 나아가 외국인의 소비 불러들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과거에 비해 기술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세계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것이 현대 산업의 특징"이라며 "한미 FTA 등 세계 시장이 하나로 통합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화하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는 만큼, 사고방식부터 세계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교육, 경영, 연구개발 등 다방면에서 세계화를 위해 애써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손 회장은 "아이디어는 고객으로부터도, 협력업체로부터도, 직원으로부터도 나온다"며 "이를 잘 모아서 아이디어를 가지고 회사를 꾸려나가는 기업인, 경제인들이 돼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는 신성철 대덕클럽 회장을 좌장으로 한금태 대전충남경영자총협회 회장, 이재규 KAIST 경영대학 학장, 곽재원 중앙일보 경제연구소 소장, 구본탁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 회장 등이 참가했다. 한편 특구본부와 대덕클럽은 3월과 4월에는 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 LG전자 남용 부회장 등 경제·사회계 중요 인사를 초청하는 정기 포럼을 매월 1회 개최 할 계획이다.
 
다음은 패널토론 내용 정리

◆ 한금태 대전충남경영자총협회장…"대기업 인건비 낮춰야" "우리나라가 인건비 높다. 대기업 인건비 평균을 내보면 전체 인건비가 높지만 중소기업을 보면 그렇지 않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인건비 격차가 크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 보니 수년간 이익을 많이 내면서도 인건비를 동결했다. 우리나라 대기업도 인건비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

우리나라 경제 중심이 되는 중소기업도 발전해야 한다. 대기업이 인건비 인상률 높여서 격차 계속 벌어지면 중소기업은 점점 더 인력난에 휩싸일 것이다. 이 부분에서 정부가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 대만의 중소기업은 인적 자원이 일류대학을 나온 사람들로 채워져 이들이 공작 기계 분야에서 이미 한국 공작 기계를 추월하고 있다."

◆이재규 한국과학기술원 테크노경영대학원장…"대학-연구소, 긴밀 연계" "미국의 경우 R&D 투자의 90% 정도를 대학이 가져간다. 우리는 대학 예산이 1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정부출연연이 가져가고 있다. 백년대계를 생각하면 대학이 중요하다.

대학과 연구소가 긴밀하게 연계돼 움직일 수 있는 구조를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 과학기술력은 세계 6위, 특허는 세계 4위다. 그러나 기업혁신은 15위에 머물러 있다. 과학기술이 사업화, 경제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증거다.

기술사업화를 위해서는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을 만들어줘야 한다. 서울보다 대덕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줘야 한다."

◆ 곽재원 중앙일보 경제연구소장…"한국 경제 혁신을 위해서는 행정규제 완화 필요" "기업에 무차별적으로 투명성을 요구하다보면 기업 발전의 발목을 잡게 마련이다. 지금 현재 한국 경제가 필요한 것은 바로 '혁신'이다. 그렇다면 이 혁신 체계는 어떻게 세울 것인가? 남은 1년간은 혁신에 방해되는 각종 행정적 규제들을 줄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다음 정부에서 본격적으로 혁신 체계를 정립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고이즈미 정권이 기업에 대한 각종 행정규제를 풀어나가는 초석을 마련하고 아베 정권이 본격적으로 경제 전반의 개혁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도 행정규제심의위원회를 발전시켜 강력하게 행정규제를 완화시켜야 한다.

◆구본탁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장…"대기업-중소벤처기업 수평적 M&A 필요" "혁신형 강소 기업이 한국 경제의 주역이 돼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대덕 중소벤처기업들에게는 시기 상조다. 규모 면에서, 특히 자본이 부족하다. 

일단 시장을 스스로 개척할 능력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기업이 벤처 기업과 보완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수직적 차원의 하청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투자와 M&A가 필요하다."

◆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중소기업이 할 수 없다는 시각 자체를 바꿔야" "대기업과 중소, 벤처기업간 관계를 볼 때, 대기업에 의해 경제 구조가 주도되는 것 같지만 중소기업도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창의성과 관련된 부분은 중소기업 쪽이 훨씬 나을 수 있다. '작은 기업은 할 수 없다'는 시각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다."  

◆ 곽재원 중앙일보 경제연구소장…"앞으로 기업 정책으로 나가야" "국민의 정부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대체할 수 있다고 봤다.  참여정부 와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보완재로 보고 상생 얘기가 나왔지만 출발이 늦은 만큼  그 의미를 다하지 못했다. 국가 정책과 기업의 움직임이 맞물려야 했는데 정책은 산업 중심이었다. 앞으로 기업 정책으로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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