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박물관기획위원회, '뇌 산업화 포럼' 26일 출범

"일반 병원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4배 이상 출력이 높은 MRI 장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PET(양전자 단층촬영기)도 세계적으로 찾기 힘든 우수장비 랍니다. 가천의과대 뇌과학연구소는 이런 장비를 활용하고 싶은 과학자 여러분들과 언제든지 공동연구를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뇌 과학 석학으로 인정받고 있는, 조장희 가천의과대학 뇌과학연구소장의 '연구제안'이다. '두뇌'라는 트렌드가 국가적 관심사로 떠 오르고 있는 가운데, 관련 지식을 산업과 연계하자는 '뇌 산업화 포럼'이 26일 오후 KAIST(한국과학기술원) 바이오시스템학과 2층 회의실에서 출범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 정상급 뇌 과학자로 불리는 조장희 박사가 나서 'MRI와 PET 융합 영상기기 연구개발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조 박사는 이날 강연을 통해 "살아있는 사람의 두뇌를 살펴 볼 수 있는 가장 앞선 장비와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밝히고 "관련 연구를 필요로 하는 학자들과는 언제든 연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가천의과대학 뇌과학연구소는 전 세계에 유례 없는 두뇌관련 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다. 기존 MRI장비의 자기장 지수가 1.5T(Tesla, 1T는 지구 자기장의 5만배) 정도인데 반해 뇌과학연구소가 보유한 장비는 7T에 달한다. 여기에 CT와 유사한 PET(양전자 단층촬영) 장비 등을 동시 보유하고 있다.

이런 장비를 모두 갖춘 곳은 전 세계에 두 곳 뿐이다. 이 정도면 인간의 두뇌 속을 손금 보듯 그려낼 수 있다. 조 박사는 연구소의 MRI와 PET 등 장비를 소개한 후, "알콜중독환자의 신경세포가 죽어있는 모습 등을 관련장비를 통해 선명하게 구현할 수 있었다"면서 "뇌 과학연구의 기틀이 될 만한 장비인 만큼, 많은 의과학자들을 위한 다양한 기초연구를 시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 박사 강연에 이어 KAIST 바이오시스템학과 초빙교수 겸 삼성서울병원 외래교수로 근무 중인 정용 박사가 '두뇌속의 기능과 네트워크'라는 제목으로 뇌 활동 현상에 대한 학술발표를 진행했다.

◆ 뇌 산업화 포럼 출범, "두뇌 관련 산업 활성화 기틀 되겠다"

"각계의 참여를 최대한 이끌어 내, 뇌 산업·문화 중흥을 이끌어 내겠다" 뇌 산업화 포럼을 운영하고 있는 '뇌 박물관 기획위원회' 위원들이 목소리다. 뇌 박물관 기획위원회는 지난해 말부터 운영돼 온 '두뇌를 테마로 한 박물관 건립'을 목적으로 모인 자생적 모임이다.

이들은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와 공동으로 26일 '뇌산업화 포럼'을 개최하고, 위원회의 역량을 산업·문화 분야와 연계하겠다는 계획이다. 조장희 박사, 신희섭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 등 국내 정상급 뇌과학자는 물론 정재승 KAIST 교수, 황농문 서울대학교 교수, 박문호 ETRI 박사 등 과학자들도 다수 참석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조장희 박사, 정용 교수의 강연에 이어 정재승 KAIST 교수 실험실 투어가 진행됐으며, 뇌 산업 활성화 및 박물관 건립을 주제로 한 토론회 등이 진행됐다.

뇌 산업화 포럼의 실무를 맡고 있는 이종훈 박사는 "우리 포럼은, 과학적 규명에 의해 검증된 사업을 벌이는 것이 목적"이라며 "게임기를 제작하거나 뇌호흡 등 교육법을 생각하는 경우와는 다른, 과학적 산업화 방향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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