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과학관 '과학기술명사의 방'서 대전 동문초 학생들과 만남

"우와~" 아이들이 모두 눈을 크게 뜨고 감탄사를 내뱉었다. 화면에는 원시악어 사진이 나오고 있었다. 이 악어는 2002년 경남 남해군 섬에서 이융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가 발견했던 것. "1억 2천만 년 전 원시 악어의 머리뼈 전체가 발견된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라는 이 박사의 설명에 아이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9일 오후 국립중앙과학관 상설전시관에 마련된 과학기술명사의 방에서는 동문초등학교 학생들이 공룡박사로 잘 알려진 이융남 지질자원연 박사와 함께 '시간여행'에 나섰다. 공룡이 생존했던 중생대는 트라이아스기, 쥐라기, 백악기로 나뉜다.

우리나라는 이 중 약 1억 년 전에 만들어진 백악기 퇴적암층에서 공룡화석이 잘 발견되고 있다. 이 박사는 "특히 경남 고성에서는 4천 개 이상의 공룡 발자국이 발견됐고 전남 보성에서는 수백 개의 공룡 알 화석이 발견됐다"며 "이 외에도 고성이나 보성 뿐 아니라 화성, 경기도 시화호 등에서 다양한 크기의 공룡 화석들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앞발로만 걷는 '목 긴 공룡'. 목 긴 공룡이 걷는 방식을 재현한 슬라이드에 눈을 깜빡이는 것도 잊은 아이들이 이 박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이융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선임연구원 ⓒ2007 HelloDD.com

그는 "목 긴 공룡은 하반신이 더커서 물에 들어가면 엉덩이 부분이 먼저 뜨기 때문에 처음에는 네발을 이용해 걷다가 물이 깊어지면 앞발로만 걸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이 박사는 공룡의 집단 산란지나 화석에 대해 설명한 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장 잘하는 게 무엇인지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룡에 관심 많은 아이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실라캔스(coelacanth)를 살아있는 것도 봤나요?"라는 질문에 "물론 살아있는 것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고 밝힌 이 박사는 추가적으로 실라캔스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그는 "실라캔스는 길이 1.5m, 무게 70kg까지 나가는 백색 또는 갈색점이 박힌 진한 청색의 물고기로 아프리카 심해 바다에서 발견됐다"며 "화석만 남아 멸종됐다고 생각한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1950년대 살아있는 실라캔스가 잡혔다"고 소개했다.

이 박사는 "실라캔스가 유명한 이유는 지느러미 안에 뼈가 있기 때문"이라며 "바로 어류에서 양서류로 진화하는 모습의 산 증거"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의 63빌딩에 가면 실라캔스가 있으니 꼭 가서 직접 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2007 HelloDD.com

이어 "화석 가지고 이름을 어떻게 알아요?"라는 질문이 나오자 이 박사는 미소를 지으며 예를 들어 설명했다.

"화석에 이름이 원래부터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름을 붙이는 것은 주로 발견한 사람들이죠." 학명 즉, 전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이름을 주로 그 생물의 특징, 발견지층, 관련 분야 저명인물의 이름을 따서 붙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박사가 이름 붙인 갑옷공룡 중에는 파파사우루스 켐벨아이(Pawpawsaurus campbelli)라는 화석이 있다. 여기서 사우루스는 도마뱀이라는 뜻이고 파파는 파파지층에서 발견했다는 의미다. 또, 켐벨아이는 그 화석을 발견한 캠벨이라는 청년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캠벨은 그가 발견한 갑옷공룡의 머리뼈를 기꺼이 이 박사가 연구하도록 허락해줬다고 한다. 현재 '파파사우루스 켐벨아이'는 포트워스 자연사박물관에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여러분이 성장해 대학에 가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선택해서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길 바란다"며 아이들과의 짧은 만남을 마쳤다. 한편 이 날 이 박사는 지난 2004년에 저술한 '이융남 박사의 공룡이야기'라는 책을 사인을 해 참석한 아이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이융남 박사가 선물한 책을 저마다 들고 기념촬영 ⓒ2007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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