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과학향기 편집부

주말에 늦잠을 즐기고 있던 양과장에게 현민이가 달려왔다.

“아빠, 일어나보세요!”

“으-응? 왜 무슨 일인데?”

“궁금한 게 있어서요.”

“뭐가 그렇게 궁금하기에 곤히 자는 아빠를 깨워~”

“어제 학교에서 소방서 견학을 다녀왔거든요. 거기서 불났을 때 대처방법이나 대피방법에 대해서 배웠어요. 그런데 설명해 주시던 소방수 아저씨 말씀이 불이 났다고 무조건 물로 끄면 안 된다고 하셨어요. 그게 무슨 소리예요? 불이 나면 물을 부어서 끄는 거 아닌가요?”

“그렇지! 불은 물로 끄지!”

“그럼 소방수 아저씨 말씀이 틀린 거죠?”

“아마 기름 종류에 난 불을 얘기하시나보다. 석유난로 같은 기름에 붙은 불은 물로 끌 수가 없어. 오히려 물을 부으면 불이 더 커지는 경우도 있어.”

“그럼 어떻게 불을 꺼요? 물도 없이?”

“그럴 땐 담요나 이불을 물에 적셔서 덮어씌워야 해. 그러면 산소가 차단돼서 더 이상 탈 수가 없거든.”

“산소가 차단된다고요? 불이랑 산소가 무슨 관계인데요?”

“불은 물질이 산소와 결합하면서 발생하는 거란다. 산소가 없으면 불도 안 붙지.”

“아, 맞아요! 학교에서 그런 실험을 한 기억이 나요. 성냥불을 켜서 유리병 속에 넣은 뒤에 뚜껑을 닫으면 조금 타다가 꺼지더라고요.”

“그래 맞아, 그게 산소가 없기 때문이란다. 그러니까 불이 나면 물로 끄는 방법도 있지만 산소를 차단하는 방법도 있다는 거지. 기름은 물과 섞이지 않으니까 기름에 불이 붙었을 때는 물을 아무리 부어도 소용이 없단다. 그러니까 담요 같은 걸로 덮어서 산소를 차단하는 거지.”

“그렇군요.”

“우리 아들을 위해 아빠가 재밌는 거 하나 보여줄까? 현민이 너 불꽃놀이 구경해본 적 있지?”

“물론이죠. 너무 예뻤어요.”

“그 불꽃놀이를 물속에서도 할 수 있을까?”

“에이~~ 어떻게 불꽃놀이는 물속에서 해요? 말도 안 되죠!”

“자, 그럼 한번 해볼까? 정말 안 되는지?”

[실험방법]
준비물 : ‘번쩍이 불꽃’ 2~3개(문방구에서 구입 가능), 붓, 수조, 식용유, 주스 병

실험1>
1. 수조에 물을 가득 채운다.
2. ‘번쩍이 불꽃’에 불을 붙여 수조에 넣어보고 잘 타는지 확인한다.

실험2>
1. 붓에 식용유를 조금 찍어 ‘번쩍이 불꽃’ 겉면에 바른다.
2. 식용유를 바른 ‘번쩍이 불꽃’에 불을 붙여 공기 중에서 조금 연소시키다 수조에 넣어 잘 타는지 확인한다.
3. 이번에는 식용유를 바른 ‘번쩍이 불꽃’을 공기 중에서 조금 연소시키다 물이 든 주스 병에 넣고 뚜껑을 막아 관찰해 본다.

“자 어때?”

“와~ 물속에서도 불꽃이 꺼지지 않네요.”

“그렇지? 처음에 그냥 넣었을 땐 금방 꺼지더니 식용유를 바르니까 계속 타지?”

“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죠?”

“이 불꽃놀이 막대를 잘라서 단면을 한번 볼까? 자세히 보면 겉에는 화약이 있고, 가운데는 심지가 있는데, 심지 주위에 산소를 발생시키는 산화제가 포함돼 있지. 이 산화제가 산소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산소가 없는 물속에서도 격렬한 불꽃을 일으키면서 타는 거야.

“처음에 그냥 넣으면 꺼졌잖아요.”

“그건 겉에 있는 화약이 물에 젖어 꺼진 거란다. 막대 겉면에 식용유를 묻히면 물속에서도 화약에는 물이 스며들지 않기 때문에 계속 탈 수 있는 거란다. 뚜껑이 막힌 유리병에서 계속 탈 수 있는 것도 불꽃놀이 막대에 산소가 있기 때문에 탈 수 있지.”

“이야~ 물속에서 이런 불꽃놀이가 가능하다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어요. 정말 상식 밖인걸요.”

“상식 밖이라고? 아니야. 그건 우리가 원리를 잘 모르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거지. 원리를 제대로 알고 나면 모두 상식적인 일이란다.”

“그러게요. 그럼 아빠, 이 신기한 걸 친구들에게 보여주러 갈께요.”

“녀석, 또 잘난 척 하려고 그러지?”

“히히~ 잘난 척 좀 하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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