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낮 12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대운동장. "어...어!!!!...고...고...고~울~인. 국가대표들이 많이 섞여 있어도 역시 여자는 여자구먼." 몇 분후. "저...저!!!!...고...고...고~울~인. 역시 여자라도 국가대표들이 껴서 그런지 다르긴 다르네." ETRI 대운동장에서 열린 ETRI 축구팀과 INI스틸 축구단(구 인천제철)간 '남-여' 혼성대결은 골인의 환호성와 헛발질의 실망감이 어우러진 한판이었다. ETRI 임직원 1천여명이 스탠드와 운동장 주변에 빼곡히 늘어선 가운데 점심 시간에 벌어진 이날 경기는 양 측이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손에 땀을 쥐게하는 경기를 벌였다. 전반전은 일단 ETRI 팀의 우세. 체력과 몸싸움을 앞세운 ETRI 팀이 INI스틸 팀을 거칠게 몰아세우며 약간 우세를 보였지만 비교적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후반전 호각소리가 들리자마자 양측간 균형이 깨졌다. 오른쪽을 파고들던 ETRI 선수가 센터링을 한 골을 등번호 7번인 김덕만선수(ETRI 신협소속)가 문전앞 혼전을 틈타 가법게 차넣은 것이 골로 연결됐다. 경기는 이때부터 격렬해졌다. 한골을 '먹은' INI스틸의 반격이 시작된 것. INI스틸은 후반들어 ETRI 팀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선수를 교체하면서 조직력이 급격히 떨어진 틈을 타 맹렬히 반격을 시작했다. 이렇게 공격하길 수차례. 첫 골 이후는 거의 반게임이 되다시피했다. 긴머리를 동여멘 INI스틸의 등번호 8번 최윤희선수가 번개같이 골문으로 파고들며 동점골을 넣은 것도 이때 쯤이다.

이후 INI스틸팀은 조직력이 전반과 같지 않은 ETRI 팀의 골문을 줄기차게 두드렸으나 추가골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결과는 1대1. 지난 99년에도 맞붙어 1대1을 기록한 ETRI팀과 INI스틸 팀은 마지막 승부를 내년으로 기약했다. ETRI 축구팀의 박영호 회장은 "우수한 연구는 바로 '체력'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다"며 "이번 친선경기는 연구원들의 체력 평가는 물론 첨단기술의 상징인 ETRI와 대덕연구단지를 체육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