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연설서 대덕밸리 역할 강조...대덕밸리 네트워킹 시급

김대중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은 2002년의 국정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지난 5일 시정연설에는 대덕밸리와 관련해 매우 중요한 언급이 있었다. "대덕연구단지를 첨단 벤처기업의 핵심기지로 육성하는 한편, 미래전략 연구개발 중심의 지식산업단지로 발전시켜 국부창출의 전진기지로 거듭나도록 육성 지원해 나가겠습니다." 대덕연구단지를 비롯한 대덕밸리를 한국 지식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에앞서 김 대통령은 대덕밸리 선포 1주년인 지난달 28일 기초과학지원연구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덕밸리는 21세기 한국의 중추"라는 요지의 발언을 한 바도 있다. 김영환 과기부 장관은 선포 기념식에서 "정부가 긴축 재정을 실시하면서도 과학기술 관련 예산은 전년대비 15.8%나 증액했다"며 "과학기술 발전 없이는 21세기 국가의 미래가 없다는 합의의 결과"라고 밝히기도 했다. 전윤철 기획예산처 장관도 하루전날 대덕연구단지 기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국가과학기술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만큼 최우선 투자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대덕밸리는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할 지역"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대덕연구단지,대덕밸리에 대해 한국 경제의 성장엔진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대목이다. 하지만 대덕밸리가 과연 그 역할을 맡을수 있는가. 이 대목에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함을 부인할수 없다. 정통부 장관을 역임하고 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 총장으로 재임중인 안병엽씨는 "대덕연구단지가 기술의 복합화와 지식집약산업화란 흐름에 부응하지 못해 과학기술메카로서의 흡인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대덕밸리에는 1만6천여명의 과학자가 있지만 이들을 효율적으로 담아내는 그릇하나 없는게 현실이다.같은 테마를 갖고 각 연구소에서 다르다지만 비슷한 연구를 하고 있고,젊은 과학자들간에 친교할수 있는 계기도 없다. 대덕밸리에는 과학자 외에도 다른 지역과는 뚜렷이 차별되는 자원이 있다.첨단기술로 무장한 벤처기업,지방에서는 유일한 중앙부처인 정부대전청사,그리고 軍 등이 그것이다.그럼에도 이러한 자원을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에는 아직 요원하다. 게다가 중앙정부 차원에서 대덕밸리가 중요하다고는 하면서도 정작 지역에 배정되는 예산은 많지 않아 립 서비스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대구의 밀라노 프로젝트,부산의 신발산업,광주의 光산업 등에는 4~5천억원대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면서도 첨단산업을 기반으로한 대덕밸리에는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중기청의 벤처집적지역 육성자금 62억원을 비롯해 1백억원 내외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덕밸리가 말 그대로 국부창출의 전진기지가 될수 있을지는 회의적일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대책은 없는가. 어렵기는 하지만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대덕밸리의 비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그동안 과학기술의 메카란 정의에서 한발 더 나아가 국부창출의 전진기지 혹은 한국의 싱크탱크로 자리매김을 다시하고 이에 걸맞는 전략을 세워야한다. 안병엽 총장이 이와관련해 '해답'수준의 해결책을 제시한다.연구단지로 유입되는 연구 자금을 활용한 복합연구를 강화하고,산업특성을 고려해 산학연 연계 시스템을 재설계하며,대덕밸리의 정보인프라를 통한 연구개발 정보공유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의 대전제는 정부출연연,민간연,대학,벤처기업,군,공무원 등 대덕밸리내 자원들의 네트워킹이다.서로간에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할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공동연구든,정보공유든 함께할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다. 실리콘밸리가 발전하는데 있어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한 것이 조인트벤처 실리콘밸리 네트워크(JVSV)란 단체이다.실리콘밸리의 주요 오피니언 리더들로 구성돼 지역이 10년,20년 앞을 내다보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자원 연계 방안과 교육,국제화 등등을 논의하고 실행방안을 내놓았다. 현재 대덕밸리에도 요구되는 것은 이러한 네트워킹이다.한국 최고의 과학자와 첨단기술을 지닌 벤처기업인,우수한 공무원,군 등이 네트워킹돼야한다.그렇게 될때 비로서 대덕밸리는 국부 창출의 전진기지로,한국 경제의 견인차로,한국의 싱크탱크로 거듭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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